‘의대 2000명 증원’ 될까…들썩이는 입시판

이예슬 기자 입력 2024. 2. 22. 21:08 수정 2024. 2. 22.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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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치·한으로 가는 길? 의대 증원을 두고 정부와 의료계 간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22일 서울 강남의 한 입시학원에 의대 전문관 현수막이 붙어 있다. 성동훈 기자
학생·학부모·사교육업계
실현 여부 ‘초미의 관심사
“지역인재 외엔 영향 없어”
“실제 증원 1000명선 예상”
각종 추측·전략 설왕설래

“입시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 같기는 한데… 정말로 2000명 증원이 될까요.”

22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의 한 입시전문학원 벽에는 ‘메이저 의대 역대 최대 배출’이라는 문구가 적힌 홍보 포스터가 걸렸다. 학원은 이날 열린 최상위권 설명회를 찾은 학부모와 학생들로 붐볐다. 의대·치대·한의대·약대 전문관 확장을 알리는 현수막도 눈에 띄었다. 의사집단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방안을 두고 강력 반발하며 정부와 대치를 이어가자 수험생과 학부모는 입시에 미칠 영향을 저울질하며 촉각을 곤두세웠다.

학부모들은 의대 증원으로 수험생 선택 폭이 넓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고3 자녀를 둔 50대 학부모 임모씨는 “자녀는 원래 의대를 목표로 할 정도로 공부를 잘하지는 않았는데 의대 증원 방침 발표 이후 친척들 사이에서 ‘우리 애들도 희망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고 말했다. 임씨는 “지방 보건소에서도 연봉 3억~4억원을 주고 채용한다고 하니까 더 의대에 가려고 하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중2 자녀를 둔 김모씨(50)도 “이번 증원으로 기회가 열렸다고 보는 분위기가 학부모들 사이에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자연계 상위권 입시에도 영향을 줄 것 같아 고민하는 시간이 길어질 것”이라고 했다. 전날 한 토론회에서 대한의사협회 관계자가 “(증원하면) 반에서 20~30등 해도 의대 간다”고 말한 것을 두고는 “너무 의사에 대한 프라이드가 드러나는 발언”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김씨는 “1등으로 뽑히더라도 교육을 받으면서 30등이 될 수도 있는 것”이라면서 “선발된 인재를 어떻게 육성할지를 고민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수험생 반응도 비슷했다. 연모군(18)은 “주변에서는 서연고(서울대·연세대·고려대)를 포기하고서라도 의대를 가려고 하니까 기존 이공계 상위권 대학을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좀 더 유리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연군은 “의대가 확대돼도 여전히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일 것이고 20~30등이 의대에 간다는 건 비약”이라고 했다.

총선을 앞두고 나온 결정인 만큼 인원이 조정되지 않겠냐는 예상도 있었다. 김씨는 “총선을 앞두고 여러 국면이 섞인 상황 같다. 주위 학부모들도 헷갈린다고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 입시 전문가는 “학부모나 학생들은 합격선이 도미노처럼 내려갈 것을 기대하는 상황”이라면서 “다만 4월 중순은 넘어가야 증원 관련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이고, 실제 증원 규모는 1000명 미만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날 열린 중학생 대상 온라인 설명회에서도 의대 증원에 따른 입시전략이 주요 화두였다. 유튜브 생중계에 접속한 240여명은 ‘의대 가기에 일반고와 지역 자사고 중 어떤 게 유리한가’ ‘지역인재에 해당되지 않는 고등학교들은 의대 가기 불리해지는 건가’ 등의 질문을 올렸다.

수험생 커뮤니티도 의대 증원 규모와 시점을 두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한 누리꾼은 “무휴학반수를 해야 하는데 증원 규모는 4월 전에는 확정되는 거냐”고 물었다. 다른 누리꾼은 “어차피 대부분 지역인재로 뽑아서 정시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예슬 기자 brightpear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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