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일 종족주의’ 박이택 이사 논란…독립기념관, 이사회 못 열고 파행
박 “용퇴 없다” 밝혀 평행선
박이택 낙성대경제연구소장이 독립기념관 이사로 임명된 뒤 처음으로 참석한 이사회가 시작되기도 전에 무산됐다.
일부 이사진이 박 소장의 임명을 문제 삼자 박 소장은 용퇴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재차 분명히 했다. 양측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독립기념관 이사회는 당분간 표류할 것으로 보인다.
독립기념관 이사회는 22일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회의를 열고 임기가 종료된 한시준 독립기념관장의 후임자 선정 절차, 예·결산안 등의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무산된 것으로 경향신문 취재 결과 확인됐다. 박 소장 등 지난 1일 임명된 5명의 신임 이사는 이날 처음 이사회에 참석했다.
복수의 참석자들 말에 따르면 이사회 개회에 앞서 일부 참석자가 박 소장에게 잠시 퇴장을 요청했고 박 소장이 여기에 동의하면서 이사들은 박 소장 임명과 관련해 발언을 시작했다. 한 이사가 박 소장의 임명을 문제 삼으며 박 소장이 스스로 이사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독립기념관 당연직 이사인 이종찬 광복회장은 “국민이 납득하지 않는 이사진이 구성된다면 계속해서 문제가 된다. 이사회 개최가 중요한 게 아니고 더 이상 진전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 회장은 자리를 뜬 박 소장을 겨냥해 “관련 인사는 스스로 생각해보고 용퇴하는 것을 진지하게 생각해보시길 바란다”며 “국가보훈부 장관께 회의 개최와 이사진 임명 재고를 강력하게 말씀드려달라”고 했다.
한 참석자는 통화에서 “이 회장 발언에 동의하는 의견이 다수였다”고 전했다. 30~40분이 흐른 뒤 박 소장은 회의장에 다시 입장해 자신을 둘러싼 논란이 합당하지 않다며 스스로 물러날 의사가 없다는 뜻을 재차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이사회는 그렇게 시작도 되지 못하고 종료됐다. 다음 이사회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박 소장 본인과 보훈부가 모두 박 소장의 이사 임명은 문제없다는 입장이어서 독립기념관 이사진 사이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 소장은 이날 회의가 취소된 후 취재진과 만나 “문제가 된 <반일 종족주의>라는 책의 저술에 참여하지 않았다”며 “(이사직을) 사임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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