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틀막' 경호 논란에 한덕수 "경호규칙 따라 조치한 것"
22대 총선을 48일 앞두고 열린 정치·외교 등 분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야당은 대통령 경호 과정에서 발생한 이른바 '입틀막' 사태와 대통령 영부인 관련 의혹 논란을 파고들었다. 여당은 정부가 추진 중인 의대 증원 정책 엄호에 주력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은 22일 대정부질문에서 "윤석열 정부는 '입틀막' 정권인 것 같다"며 "국정기조를 바꾸라는 국회의원, R&D 예산을 문제제기하는 카이스트 졸업생, 그리고 의대 정원 문제를 이야기하는 의사들의 입을 줄줄이 틀어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에 관련한 (경호) 규칙이 있냐 물어봤더니 보안상 이유로 제출 안 하셨다"며 "관계 법규를 다시 돌아보고 개선할 필요가 있다면 개선하면 좋을 것 같다. 언제까지나 이렇게 무조건 다 틀어막고 갈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금 말씀하신 그런 경호의 일부로 이루어진 행위는 경호 규칙에 따라 조치를 한 것"이라며 "법이 미비하다면 그런 것은 국회에서 좀 충분히 논의하셔서 개정도 가능하리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민주당 송갑석 의원은 "대통령의 최고 외교 행위인 국빈 방문마저 대통령 배우자 때문에 나흘 전 취소됐다는 설까지 나돌고 있다"며 "상대 국가에서 양해할만한 설명을 했나"라고 물었다. 김규홍 외교통일부 1차관은 "대통령실에서 설명한 대로 여러 제반 상황을 고려해 국내 민생에 집중하는 것이 옳다는 참모들의 건의에 따라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고 답했다.
송 의원이 "우리 민생 큰일 났나? 민생이라면 어떤 일인가?라고 묻자 김 차관은 "제가 그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말할 수 없다)"며 "양국 간 논의된 내용에 대해 자세하게 밝히기는 어렵다"고 답을 피했다.
송 의원은 박성재 법무부 장관에게 "대통령의 장모 되시는 최은순 씨가 (3.1절 특사 명단에) 포함됐나"라고도 물었다. 박 장관은 "교도소 측에서는 일정 복역 기간이 지난 사람들 전부를 심사하는 것으로 안다"며 "심사 결과 (최 씨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민주당 김두관 의원은 "이재명 대표의 부인 김혜경 여사 관련 건"이라며 "수백만 원짜리 디올 백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검찰이 유권자가 포함되지 않은 10만 4000원 짜리 식사(제공)를 (이유로 김 여사를) 기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것이) 더 심각한 법 위반인가"라고 물었다. 박 장관은 "구체적 사실관계를 달리하는 2개의 사안을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해 말하시니 답변 드리기 어렵다"고 답했다.
여당 의원의 질의는 의대 증원 문제에 집중됐다. 국민의힘 김병욱 의원은 "의대 정원 확대는 우리 뿐만 아니라 세계 주요 국가들도 이미 실시한 불가피한 결정"이라며 "다른 나라의 경우 의대 증원을 반대하려고 의사단체가 국민 생명을 볼모로 집단행동에 나서는 경우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2024년 현재 우리나라의 의대 정원은 30년 전인 1994년보다도 적다. 환자는 늘어나는데 의대 정원은 그대로"라며 "절대 다수 국민이 의대 정원 확대, 의사들이 갖는 부담 완화, 수가 재조정, 지방 의대와 지방 병원에 대한 투자를 통해 지방에도 필수 분야 의사가 부족하지 않도록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에 대해 압도적으로 지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호응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최근 이재명 대표께서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요구로 국민적인 관심을 끈 뒤에 누군가 타협을 이끌어내기 위해 정치쇼를 벌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는데 동의하나"라고 물었다.
한 총리는 "의대 정원이라는 것은 협상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이제까지 만약 그것이 협상에 의해 이뤄져 왔다면 잘못된 것"이라며 "우리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어떻게 보장해줄 것인가를 정말 과학과 진실에 기초에 논의해야지 이것을 협상을 통해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라고 강한 정책 추진 의지를 드러냈다.
윤 의원이 재차 "정부의 의료 개혁이 정치쇼인가 아닌가"라고 묻자 한 총리는 "절대로 아니다. 어떻게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쇼를 할 수 있나? 그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최용락 기자(ama@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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