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과 선수가 서로를 위로한 여자탁구대표팀, “올림픽까지 랭킹 4위로 올릴게요”
만리장성과 실력차를 확인한 한국 여자탁구대표팀은 믹스트존에서 훈훈한 그림을 연출했다. 22일 부산 벡스코 특설경기장에서 열린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8강전에서 0-3으로 패배한 뒤 감독과 선수가 서로를 위로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상대인 중국은 이번 대회에서 6연속 우승을 노리는 세계 최강이다. 최대한 늦게 만나고 싶었던 중국을 너무 일찍 만났다는 아쉬움으로 말문을 열었다. 오광헌 여자대표팀 감독은 지난 20일 토너먼트 대진 추첨식을 떠올리면서 “잠을 이루지 못했다. 제가 항상 운이 있었는데, 이번엔 손이 안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선수들의 생각은 달랐다. ‘맏언니’ 전지희(미래에셋증권)는 “감독님 손이 문제가 아니”라면서 “우리 랭킹이 낮아서 그런 것”이라고 선을 그은 것이다.
한국의 국제탁구연맹(ITTF) 팀 랭킹은 5위. 중국과 4강 이후 만날 수 있는 4위 안에 들어가지 못했기에 8강부터 경기를 치렀다는 의미다.
오 감독은 “선수가 이런 말을 해주니 힘이 난다”고 감동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파리 올림픽까지 남은 과제도 팀 랭킹 끌어올리기가 됐다. 한국은 팀 랭킹에서 3700점을 기록해 바로 윗 순위인 대만과의 점수차(132점)를 따라잡아야 한다.
오 감독은 “오늘 다행히 홍콩이 대만을 잡아주는 바람에 따라잡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면서 “올림픽이 열리기 전까지 4위로 올라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전지희도 “괜히 중국을 8강에서 만날 확률을 따지지 않으려면 순위를 올려야 한다. 감독님을 위해서라도 더 노력하겠다”고 화답해 올림픽에선 다른 결과를 기약했다.
부산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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