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AI 수요, 계속 공급 압도"…경쟁 우려 날린 이익률 전망[오미주]

권성희 기자 2024. 2. 22.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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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시장]

엔비디아가 실적을 발표하기 전, 시장에는 회의감이 많았다. 시장 컨센서스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해도 투자자들의 눈높이가 너무 높아 주가는 단기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였다.

이 때문에 엔비디아는 지난 14일 739.00달러로 종가 기준 사상최고치를 기록한 뒤 15일부터 21일 정규거래 때까지 4거래일 연속 8.7% 급락하며 674.72달러로 내려왔다.

하지만 엔비디아가 21일 장 마감 후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를 기대 이상 큰 폭으로 웃도는 지난 분기 실적과 이번 분기 매출액 가이던스를 제공하자 시간외거래에서 주가는 다시 9.1% 급등하며 735.94달러까지 회복했다.


기대 이상의 '깜짝 실적'
엔비디아의 회계연도 2024년 4분기(지난해 11월~올 1월) 매출액은 221억달러로 전년 동기 60억5000만달러 대비 265% 급증했다.

이는 팩트셋이 집계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204억달러를 20억달러 가까이 웃돈 것이다.

같은 기간 AI(인공지능) 칩 사업이 포함된 데이터센터 매출액은 184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00% 이상 급증하며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인 170억6000만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순이익은 123억달러, 주당 4.93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14억달러, 주당 57센트에서 769% 급증한 것이다.

주식 보상 등을 제외한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5.16달러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4.59달러를 훌쩍 뛰어넘었다.

"AI 수요, 티핑 포인트 도달"
엔비디아는 이번 분기인 회계연도 2025년 1분기(올 2~4월)에도 시장 컨센서스를 웃도는 강력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올 2~4월 분기 매출액 가이던스로는 전년 동기 72억달러에서 3배 이상 급증한 240억달러를 제시했다. 이는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인 222억달러를 20억달러 가까이 크게 상회하는 것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분기에 엔비디아가 5달러의 조정 EPS를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엔비디아는 이미 지난 분기에 5달러가 넘는 조정 EPS를 달성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보도자료에서 "가속 컴퓨팅과 생성형 AI가 티핑 포인트(시장의 반응이 한 순간 폭발적으로 늘어날 때)에 도달했다"며 "수요가 전세계 기업과 산업, 국가에 걸쳐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압도적인 매출액총이익률
엔비디아는 매출액총이익률도 경이적인 수준을 달성했다. 지난 분기 GAAP(일반회계원칙) 기준 총이익률은 76%로 전년 동기 66%에서 큰 폭으로 개선됐다. 특히 엔비디아는 이 같이 높은 총이익률이 이번 분기에도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엔비디아는 지난 몇 달간 공급망에서 부품 비용이 호의적으로 형성돼 총이익률이 높아졌다며 지난 분기와 이번 분기 총이익률이 고점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번 분기 이후 총이익률이 약간 떨어지더라도 내년 1월 말까지 이번 회계연도에는 총이익률이 70% 중반대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엔비디아의 총이익률은 반도체산업에서 Arm의 93%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것이다. 하지만 Arm은 반도체 설계를 제공하고 로열티를 받는 기업으로 반도체를 직접 판매하지는 않는다. 직접 반도체를 판매하기 때문에 배송비와 재고 관리비 등이 드는 엔비디아와 단순 비교는 어렵다.

엔비디아의 총이익률이 얼마나 놀라운 수준인지는 반도체 제품군이 다소 다르긴 해도 인텔의 총이익률이 46%, AMD가 40%라는 사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총이익률이 지배적 입지 증명
이날 콘퍼런스 콜에서 엔비디아의 CEO인 황은 "사람들은 엔비디아의 GPU(그래픽 프로세싱 유닛)가 단지 하나의 칩이라고 생각하는데 엔비디아의 호퍼(H) GPU에는 3만5000개의 부품이 들어가며 무게는 70퍼운드(약 31.8kg)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어 "호퍼 GPU는 정말 복잡한 제품으로 사람들이 AI 슈퍼 컴퓨터라고 부르는 것도 이유가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엔비디아의 대표적인 AI 칩인 H100 GPU는 평균 가격이 약 3만달러에 달한다.

마켓워치는 엔비디아가 데이터센터용 GPU 시장에서 경쟁에 직면하겠지만 경쟁사를 압도하는 총이익률은 엔비디아의 GPU에 대한 높은 수요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며 엔비디아의 성장세 둔화를 우려하는 시선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전히 공급 웃도는 수요"
엔비디아 경영진은 AI 칩에 대한 수요 강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혀 시장의 환호를 받았다.

엔비디아의 CEO인 황은 콘퍼런스 콜에서 엔비디아가 이번 분기 이후의 실적에 대해서는 가이던스를 제공하지 않지만 기본적으로 2025년까지 향후 2년과 "그 이후까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여건은 훌륭하다"고 말했다.

실적 보도자료에서 "가속 컴퓨팅과 생성형 AI가 티핑 포인트에 도달했다"고 밝힌데 대해서는 "이 새로운 AI 인프라가 지금은 불가능한 완전히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의 세계를 열어줄 것"이라며 "우리는 대규모 클라우드 제공업체 및 소비자 인터넷 기업과 함께 AI 여정을 시작했으며 이제는 이 여행에 자동차와 헬스케어, 금융 서비스, 제조업, 통신, 미디어, 엔터테인먼트까지 모든 산업이 동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은 엔비디아가 지난 몇 분기 동안 직면했던 공급 제약 문제가 최근 완화되고 있지만 올해 내내 엔비디아가 공급할 수 있는 물량보다 "수요가 계속 더 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CFO인 크레스도 현재의 AI GPU인 H100 공급이 개선되는 가운데 수요가 강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차세대 제품도 수요가 공급을 크게 앞지르며 공급이 제약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GPU는 블랙웰(B) 100으로 빠르면 다음 분기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SW 및 서비스 사업도 강화
엔비디아는 지난 분기 게이밍 매출액도 29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6% 늘어나며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27억달러를 웃돌았다.

전문 시각화 매출액은 4억6300만달러로 105% 급증해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4억2200만달러를 상회했다. 자동차 매출액은 2억81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 줄었지만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2억7500만달러는 넘어섰다.

주목할 점은 엔비디아의 소프트웨어(SW) 및 서비스 제공 금액이 지난 분기에 연간 10억달러에 도달했다는 사실이다.

CEO인 황은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사업의 잠재력을 낙관하며 "이 사업이 시간이 갈수록 매우 중요해질 것"이라며 엔비디아의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사업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엔비디아는 지난 14일에 사용자 개인의 PC에 저장된 콘텐츠만으로 이용할 수 있는 챗봇인 '챗 위드 RTX'(chat with RTX)를 선보였다. 챗 위드 RTX는 PC에 저장된 자료를 토대로 사용자의 질문에 대해 답을 찾아주며 현재 무료로 제공되고 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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