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8년→문동주 6년→채은성 5년→안치홍 4년→노시환 2년→한화 한국시리즈 우승 적기? 시간 많지 않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한화 이글스는 더 이상 리빌딩팀이 아니다. 최원호 감독 체제로 전환하면서 싸울 수 있는 팀이 됐고, 류현진(37) 재영입으로 프런트는 할 만큼 했다. 이젠 현장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
한화는 22일 류현진과의 8년 170억원 비FA 다년계약을 발표했다. FA, 비FA 통틀어 KBO 역대 최대액수 계약이다. 구단이 샐러리캡을 의식해 계약기간을 8년으로 잡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어쨌든 류현진이 무사히 계약기간 내내 현역으로 뛴다면, 최소한 한화는 우승 혹은 5강 컨텐더로 군림할 전망이다.
그렇다면 한화의 우승 적기는 언제일까. 흔히 말하는 유효기간은 언제까지일까. 현재 주축 멤버들이 전성기에서 내려가기 전에는 반드시 승부를 봐야 한다. 류현진이 옵트아웃을 실행하지 않는다면 8년간, 다소 여유 있게(?) 승부를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천하의 류현진이라고 해도 혼자만의 힘으로 한화를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 수는 없다. 단기전서 가장 강력한 카드이긴 하지만, 야구는 팀 스포츠다. 결국 류현진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주요 주축멤버들의 계약기간, 전성기 기량 유지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
2022-2023 FA 시장을 통해 입단한 채은성(34)은 6년 90억원 계약을 맺었다. 2028년까지 5년간 더 보유한다. 안치홍(34)은 2023-2024 FA 시장에서 4년 72억원 계약을 체결했다. 2027년까지 함께한다. 두 사람이 이 계약이 끝나도 한화와 재계약을 할 수 있다. 그런데 나이도 동시에 먹는다. 30대 후반이 된다는 걸 간과하면 안 된다.
문동주와 노시환은 FA를 떠나 메이저리그 진출 자격이라는 변수가 있다. 본인들은 얘기를 하지 않지만, 20대 초~중반, 최전성기에 접어든 두 사람이 리그 최고 우완투수와 3루수로 성장할 게 유력하다. 시간이 좀 더 흐르면 미국 무대를 자연스럽게 연결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문동주는 이제 풀타임 1년을 소화했다. 포스팅 자격까지 6년, FA까지 8년 남았다. 류현진-문동주 원투펀치는 당분간 상수다.
그런데 노시환은 얘기가 달라진다. 데뷔 후 이미 풀타임 5년을 치렀다. 2025시즌을 정상적으로 마치면 포스팅 자격을 얻는다. 2027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얻는다. 결국 두 젊은 투타 핵심의 미래, 외부에서 영입한 FA들의 계약기간과 나이 등을 감안하면, 한화가 현 주축멤버 모두 전성기 기량을 기대할 수 있는 시기가 길면 3~4년 정도라고 봐야 한다.
류현진과 8년 계약을 했지만, 알고 보면 한화의 한국시리즈 우승의 적기가 마냥 길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우승적기를 늘리려면, 계속해서 새로운 동력을 만들고, 성장시키는 선순환 작업이 필수다. 과거 삼성 왕조, 두산 왕조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류현진, 안치홍, 채은성의 존재로 각 파트별 기둥은 확실하게 세웠다. 이들이 나이를 먹고 기량이 떨어질 시점이면 노시환과 문동주가 자연스럽게 기둥이 될 것이다. 이 기간에 우승을 노리고 미래까지 바라볼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한화는 지난 십 수년간 방황하다 이제 제대로 정비한 모습이다.
한화는 2025년에 신구장에 들어선다. 올해 6년만에 포스트시즌의 맛을 보고, 2025년부터 달려야 한다. 류현진이란 절대 에이스가 30대 후반이라는 걸, 두 외부 FA 기둥이 이미 30대 중반이라는 걸 잊으면 안 된다. 한화가 위대한 도전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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