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와 김광현의 SSG처럼…류현진으로 리빌딩 졸업, 한화도 다시 우승을 꿈꾼다
[OSEN=조형래 기자] 현역 빅리거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는 2년 전 2022년 SSG 랜더스의 우승으로 확인했다. 16년 빅리거 생활을 마무리하고 SSG에 합류한 추신수(42)와 메이저리그 생활을 정리하고 3년 만에 돌아온 프랜차이즈 스타 김광현(36)이 SSG 랜더스의 우승을 이끈 것처럼 , ‘10년 빅리거’ 류현진이 합류한 한화도 이제 우승을 꿈꿀 수 있을까. 류현진은 한화의 리빌딩을 완성하고 한화의 우승 한을 풀러 왔다.
한화는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류현진과 8년 총액 170억(옵트아웃 포함·세부 옵트아웃 내용 양측 합의 하에 비공개)에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국내 최고 대우다. 계약에 따라 류현진은 만 37세로 올 시즌을 시작해 만 44세(2031년)까지 한화이글스 선수로 출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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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입단, 한화와 함께 KBO리그 괴물의 역사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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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류현진. 한화의 류현진 지명은 KBO리그와 한국 야구 역사의 시작이었다.
2006년 데뷔시즌, 30경기 201⅔이닝 18승6패 1세이브 204탈삼진으로 충격적인 데뷔 시즌을 보냈다.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고 신인왕과 MVP, 골든글러브를 모두 석권하면서 괴물의 탄생을 알렸다. 2012년까지 7시즌 동안 190경기 1269이닝 98승52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2.80 1238탈삼진이라는 기록과 함께 KBO리그 최정상에 섰다. 이 과정에서 2008년 베이징올림픽 결승전 쿠바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하면서 금메달을 이끈 주역이 됐고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광저우 아시안게임 등 굵직한 국제대회에서 태극 에이스의 위상을 뽐내기도 했다.
2012시즌이 끝나고 포스팅시스템 자격을 얻은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 도전했고 2573만7737달러33센트의 입찰급을 낸 LA 다저스와 6년 36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한화에서 KBO리그의 역사를 썼고 빅리거로서 거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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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리그에서도 존재감 뽐낸 몬스터, 어깨-팔꿈치 수술에도 78승 커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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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서도 ‘괴물’의 커리어를 뽐냈다. 2013년 데뷔 시즌 30경기 192이닝 14승8패 평균자책점 3.00의 성적으로 내셔널리그 신인왕 4위에 오르는 등 빅리거로서도 연착륙을 알렸다.
이후 류현진은 어깨 관절 와순 파열 수술, 팔꿈치 웃자란 뼈 제거 수술 등으로 굴곡을 겪었지만 2019년 29경기 14승5패 평균자책점 2.32의 성적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내셔널리그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했고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 2위에 오르면서 빅리그에서도 최정상급 투수로 거듭났다. 2018시즌이 끝나고 FA 재수를 택했던 류현진은 2019년 다시 시장에 나가서 가치를 평가 받았고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 8000만 달러 대형 계약을 맺고 새출발에 나섰다.
아메리칸리그로 옮긴 첫 시즌인 2020년, 코로나19 단축시즌이었지만 12경기 5승2패 평균자책점 2.69의 성적으로 토론토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고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도 3위에 들었다.
하지만 2021시즌 14승10패 평균자책점 4.37의 성적을 거둔 뒤 2022시즌 6월, 팔꿈치 토미존 수술을 받으면서 빅리그 커리어에 위기가 찾아왔다. 류현진은 약 14개월 만에 돌아왔다. 2023년 8월에 돌아와 11경기 3승3패 평균자책점 3.46의 성적으로 성공적인 복귀 시즌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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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FA 취득...빅리그 잔류 가능성에도 한화의 지극정성, 류현진 마음 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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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류현진은 다시 FA 자격을 취득했다. 빅리그 잔류와 한화 복귀의 가능성을 두고 저울질 했다. 류현진은 현지에서도 여전히 경쟁력 있는 선발 투수로 평가를 받았다. 빅리그 잔류가 목표였고 실제로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시장 상황에서도 한화는 류현진의 복귀를 준비했다. 지극정성으로 만반의 준비를 했다. 박찬혁 대표이사를 필두로 손혁 단장, 손차훈 전력강화 코디네이터, 최홍성 전략팀장 등 프런트 전사적으로 준비했다. 특히 손혁 단장은 지난해부터 선수와 지속적인 만남을 가지며 국내 복귀를 설득해왔다. 1월 중순부터는 박찬혁 대표이사가 본격 협상 모드로 전환할 시점이라 판단을 내리고 류현진 복귀 프로젝트를 가동해 구체적인 협상을 주도했다.
그리고 한화는 류현진이 최종적으로 결정을 내릴 때까지 기다렸다. 언제라도 류현진을 영입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오고 있었다. 류현진의 미국 현지 계약 상황을 지켜보며 물 밑에서 기민하게 움직였다. 류현진은 빅리그 잔류를 우선했지만 만족스러운 조건을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류현진은 더 이상 고민하지 않았고 미련을 갖지 않았다. 건재하게 던질 수 있을 때 한화 복귀를 결정했다. 한화 프런트의 전사적인 협력이 결국 류현진의 마음을 훔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류현진도 “저를 믿고 인정해 주신 구단주, 한화그룹 임직원 여러분, 한화 이글스 박찬혁 대표이사를 비롯한 구단 임직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어 “미국 내 FA 계약 시장이 전반적으로 미뤄지는 등 여러 사정으로 인해 리그 복귀 소식을 조금 늦게 전하게 됐다. 한화로의 복귀 시기를 두고 결국 제가 기량이 충분히 있다고 판단될 때, 조금이라도 빨리 합류하는 게 맞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 지금은 다시 돌아오게 돼 진심으로 기쁘고 설레는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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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세졌다” 9개 구단 모두 경계태세…류현진으로 한화 리빌딩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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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은 한화를 떠난지 12년 만에 다시 한화로 금의환향하게 됐다. 류현진은 포스팅 이적료 2573만7737달러33센트, 당시 환율로 280억원의 금액을 한화에 안기고 떠났다. 한화는 류현진의 이적료로 서산 2군 구장을 보수하고 확충하는데 썼다. 류현진의 유산으로 한화는 체계적인 2군 훈련장을 구축할 수 있었다. 하지만 류현진이 떠나고 11년 동안 길고 긴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암흑기의 터널을 쉽사리 빠져나오지 못했다.
류현진이 있을 때만 하더라도 한화는 가을야구의 다크호스였고 류현진의 데뷔시즌인 2006년에는 한국시리즈까지 오른 바 있다. 2007년에는 3위, 2008년 5위였다. 2009년부터 하위권을 맴돌았지만 그래도 류현진의 존재로 한화는 버틸 수 있었다. 하지만 류현진이 떠나자 버팀목까지 사라졌고 끝없는 추락이 이어졌다.
2013~2014년 2년 연속 신생팀 NC에도 밀려 9위 꼴찌로 굴욕의 역사를 썼다. 2015년 6위, 2016년 7위, 2017년 8위로 주춤했다. 2018년 3위로 깜짝 돌풍을 일으켰지만 2019년 9위로 다시 미끄러지더니 2020년에는 KBO리그 역대 최다 타이 18연패 충격 속에 10위로 또 꼴찌로 추락했다. 2021~2022년까지 3년 연속 10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꼴찌의 암담하고 고통스러운 시간들을 견뎌야 했다. 그러면서 리그 최고의 유망주는 수집할 수 있었고 이들과 함께 밝은 미래를 꿈꾸기 시작했다. 원하지 않았던 꼴찌였지만 유망주들을 살뜰히 모으면서 리빌딩을 시작할 수 있었다. 한화는 결국 지난해 데뷔 5년차에 홈런왕에 오른 노시환을 탄생시켰고 2년차 문동주는 160km가 넘는 공을 뿌리며 2006년 류현진 이후 17년 만에 한화에 신인왕 타이틀을 안겼다. 여기에 2023~2024년 전면드래프트를 통해 최대어 투수들인 김서현과 황준서를 손에 넣었다. 그리고 지난해 노시환 문동주의 활약과 함께 탈꼴찌에도 성공, 미래의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한화는 류현진의 복귀 시점을 예상하고 리빌딩 졸업과 완성을 위해 FA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유망주들의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심어줄 수 있는 채은성, 이태양 안치홍 등 베테랑 FA들을 영입했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는 2차 드래프트에서 외야수 김강민, 방출 시장에서 포수 이재원까지 데려오면서 뎁스를 탄탄히 했다. 마냥 어린 선수들만 있던 선수단에 베테랑들을 적재적소에 배치, 신구조화가 어우러지는 선수단이 됐다.
타팀 감독들 모두 류현진이 합류한 한화를 경계하고 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한화가 안 그래도 세졌는데, 메이저리그에 가지 왜…”라는 농담을 하며 “(류현진 복귀는) 머릿속에 없었는데 이제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경계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한화는 좋겠다. 외국인 투수들까지 잘하면 정말 탄탄한 선발 로테이션이다. 문동주까지 선발이 안정돼 있다. 전체적인 투수력이 좋은 팀이다”고 말하며 “안치홍이 합류해서 방망이도 보강이 됐다. 노시환, 채은성까지 있으니 정말 세졌다”고 높은 평가를 내렸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안치홍으로도 7~8승을 더 할 수 있었는데 류현진의 가세로 최소 8승을 더 거두는 효과가 얻을 것이다”며 한화가 지난해보다 최소 15승 이상 추가할 수 있는 전력이 될 것이라고 봤다. 한화는 지난해 58승(80패6무)을 올렸는데 여기서 15승을 더하면 73승으로 5강 경쟁권이 된다.
이범호 KIA 감독은 “그런 대투수가 다시 한국에 온다는 것은 굉장한 영광이다. 그런 투수가 돌아왔을 때 우리 타자들도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는 시즌이 될 것이다”라고 류현진의 복귀를 반기면서도 “우리 경기에 많이 등판하는 것만 아니라면 우리가 걱정할 부분은 아니다. 좋은 선수가 들어오는 만큼 우리 한국야구도 조금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될거라고 생각한다. 돌아오는 것은 환영한다. 그렇지만 우리 경기는 될 수 있는한 피해서 던졌으면 좋겠다”라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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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못하고 떠나서 죄송해” 약속 지키기 위해 돌아왔다….‘추신수+김광현’ SSG의 2022년 통합우승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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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포스팅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류현진은 KBO리그에 복귀한다면 한화로만 복귀할 수 있었다. 그래도 류현진은 한화에 대해 애틋했다. “나를 있게 해준 구단”이라면서 한화에서 은퇴할 것이라는 의사를 꾸준히 밝혀왔다. 한 발 더 나아가 자신이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때, 건강하게 활약하고 있을 때 복귀해서 한화에서 우승까지 이끌어 보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둔 지난 2013년 1월5일 대전구장 옆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자신의 환송회에서 한화 구단 모든 관계자들과 팬들에게 “우승 한 번 하지 못하고 떠나서 죄송하다. 나중에 돌아오면 한국시리즈에서 보답하겠다”고 말하면서 미안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빅리거의 복귀 효과가 우승으로 즉각적으로 나타난 것은 지난 2022년 SSG 랜더스의 사례로도 알 수 있다. SSG는 전신 SK에서 팀명을 바꾼 뒤 2년 만에 통합 우승의 영광을 일궜다. 2007년 해외파 특별지명으로 추신수를 지명했던 SK였고 SSG가 이 권리를 이어 받았다. 그리고 당시 빅리그 커리어의 기로에 있었던 추신수를 적극적으로 설득해서 영입까지 성공했다. 추신수의 경험은 역대 어느 외국인 선수와도 비교할 수 없었고 자신의 경험을 SSG 선수단에 아낌없이 전수했다. 추신수의 경험은 SSG의 변화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그리고 2022년 당시 메이저리그 직장폐쇄로 메이저리거로서 경력 단절 위기였던 김광현과 4년 151억원의 계약을 체결했다. 메이저리그 진출해 2년 만 활약하고 SSG로 복귀했다. 김광현으로 확실한 토종 에이스를 얻은 SSG는 날개를 달았다. 추신수와 김광현의 시너지는 2022년 제대로 나타났다. 정규시즌에서 한 번도 1위를 놓치지 않은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달성했고 한국시리즈까지 우승하면서 최고의 자리에 올라섰다. 빅리거 복귀 효과는 대단했다.
이제 한화도 류현진이라는 대선수의 복귀로 리빌딩을 완성하면서 우승의 꿈을 꿀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류현진이 한화와 함께 우승하는 것에 진심이다.
류현진은 구단을 통해 “저를 믿고 좋은 대우를 해 주신 만큼 다시 한화이글스의 일원으로 활약해 새로운 기록과 역사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며 "특히 항상 응원과 기대를 해주신 팬 여러분들께 보답한다는 마음으로 팀에 좋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류현진은 "저를 믿고 인정해 주신 구단주, 한화그룹 임직원 여러분, 한화 이글스 박찬혁 대표이사를 비롯한 구단 임직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미국 내 FA 계약 시장이 전반적으로 미뤄지는 등 여러 사정으로 인해 리그 복귀 소식을 조금 늦게 전하게 됐다. 한화로의 복귀 시기를 두고 결국 제가 기량이 충분히 있다고 판단될 때, 조금이라도 빨리 합류하는 게 맞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 지금은 다시 돌아오게 돼 진심으로 기쁘고 설레는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류현진은 23일 한화의 2차 스프링캠프가 열리고 있는 일본 오키나와로 출국, 본격적인 2024시즌 준비에 돌입한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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