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파 감독만 노린다' KFA, '독이 든 성배' 들어줄 희생양 찾나? 또 허울만 있고 '과정' 없다

박재호 기자 2024. 2. 22.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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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박재호 기자]
정해성 대한축구협회 신임 전력강화위원장. /사진=뉴시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왼쪽). /사진=뉴시스
대한축구협회가 감독 선임 과정이 심상치 않다. 서두르는 것도 모자라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사임 직후 스스로 강조한 '프로세스'가 벌써 지켜지지 않고 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제2차 전력강화위원회 회의가 오는 24일 토요일 축구회관에서 열린다"고 22일 밝혔다.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되고 관련 브리핑도 이날 공개되지 않을 예정이다. 물론 '취재'도 할 수 없다. KFA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날 축구회관은 주말 휴업에 따라 외부인의 출입이 불가능하다. 취재 업무를 할 수 없으니 출입 삼가를 협조해 달라"고 전했다. 향후 여러 차례 회의를 거쳐 최종 결과가 나오면 그때 언론에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협회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한 후 새 감독을 뽑기 위해 전력강화위를 재편하면서 마이클 뮐러 위원장의 후임으로 정해성 협회 대회위원장을 전력강화위원장으로 지난 20일 선임했다. 그리고 21일 축구회관에서 첫 회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3시간 넘게 회의가 이뤄졌음에도 협회 측의 명확한 의견과 메시지는 없었다. 정해성 위원장은 긴 회의 후 언론 브리핑에서 대부분 원론적인 말들로 답답함을 안겼다.

정해성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 /사진=뉴시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지난 16일 서울 축구회관에서 대표팀 사안관련 KFA 임원회의를 마친 후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일단 임시 감독이 아닌 정식 감독으로 외국인 감독보단 국내 지도자를 뽑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인 모양새다. 한국은 다음 달 21일과 26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태국과 2연전을 치르기 때문에 협회는 이전까지 정식 감독을 선임할 것으로 보인다. 정해성 위원장은 "임시 감독 체제는 현실적으로 여러 장애가 있어 택하기 어렵다고 의견이 모아졌다"고 설명했다.

K리그 현직 감독도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 묻자 "쉬고 있는 감독, 일을 하고 있는 감독 모두 후보에 올려놓기로 했다"고 답했다. 현재 후보로 홍명보 울산 HD 감독, 김기동 FC서울 감독, 황선홍 올림픽대표팀 감독, 김학범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 최용수 전 강원FC 감독 등이 거론되고 있다.

새 감독에게 필요한 8가지 요건도 정해성 위원장이 직접 밝혀 관심을 모았다. 첫째는 역량, 둘째 선수 육성, 셋째 명분, 넷째 경험, 다섯 번째 소통 능력, 여섯 번째 리더십, 일곱 번째 최선의 코칭스태프 구성, 여덟 번째는 성적 내기다. 정해성 위원장은 "이 기준을 통해 감독을 선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사진=뉴시스
협회는 토요일 2차 비공개 회의에서 구체적인 국내 감독 후보 명단을 추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K리그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클린스만 감독이 남기고 간 '독이 든 성배'를 다시 들 감독이 나타날지 의문이다. 거론된 국내 감독 후보자 5명 중 현재 '무직'은 최용수 감독뿐이다. 김기동 서울 감독과 김학범 제주 감독은 새로 부임한 지 한 달여뿐이 되지 않아 전지훈련에 다녀오고 새 팀 꾸리기에 한창이다. 섣불리 감독을 선임했다간 2014 브라질 월드컵 홍명보 감독, 2018 러시아 월드컵 신태용 감독의 경우처럼 '희생양 선례'만 남길 뿐이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전날 울산과 반포레 고후의 '2023~2024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16강 2차전 후 거취를 묻는 질문에 "아는 내용이 없어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기동 감독도 언론 인터뷰에서 "FC서울에 집중하고 팀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거기(대표팀)에 대해 전혀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못 박았다.

협회는 클린스만 감독 경질 이후 올바른 선임에 대한 '프로세스'를 강조했다. 하지만 '8가지 감독 요건' 등 프로세스를 강조한 '허울'만 있을 뿐 국내 감독 선임에만 서두르는 모양새다. 당장 다음 달 태국과 2차 예선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더욱 중요한 월드컵 최종 예선과 북중미 월드컵 본선 무대까지 이끌 감독을 심사숙고해 고려해야 한다. 태국전 이후 6월 싱가포르전까지는 3개월이라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 그때까지 국내외 후보자를 폭넓게 추려 선임 작업을 신중하게 거쳐야 하는 것이 협회가 강조한 '프로세스'에 맞는 절차다.

정해성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이 지난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사진=뉴시스

박재호 기자 pjhwak@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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