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탁구 끝내 '만리장성'에 막혔다, 8강 중국전 '0-3 완패'→대회 여정 마무리... 그래도 '잘 싸웠다'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
신유빈(20·대한항공), 전지희(32·미래에셋증권), 이시온(28·삼성생명), 윤효빈(26·미래에셋증권), 이은혜(29·대한항공)로 구성된 여자 탁구대표팀은 22일 오후 5시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초피홀(제1경기장)에서 열린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 본선 토너먼트 8강전에서 세계랭킹 1위 중국을 상대로 매치 스코어 0-3(0-3 0-3 0-3)으로 패배했다.
이로써 여자 대표팀의 부산세계탁구선수권 여정은 이날로 마무리됐다. 세계랭킹 5위의 여자 팀은 대회 첫날인 16일 열린 이탈리아와 첫 경기에서 매치 스코어 3-0으로 승리한 것을 시작으로 17일 말레이시아전(3-0), 18일 푸에르토리코전(3-1), 그리고 19일 쿠바전(3-0)까지 조별예선을 4전 전승으로 통과하며 무난하게 16강 직행을 확정했다.
이어 21일 오후 5시에 열린 세계랭킹 14위 브라질과 16강전에서도 매치 스코어 3-1(2-3 3-0 3-0 3-0) 승리를 거두며 상위 라운드에 진출했다. 이렇게 되면서 한국은 8강 진출팀에게 주어지는 2024 파리 올림픽 단체전 출전 티켓을 얻어낼 수 있었다.
한국 여자 대표팀은 과거 세계탁구선수권 단체전에서 두 차례 우승(1973년 사라예보, 1991년 지바)을 차지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2022년 중국 청두 대회에서는 16강에서 탈락하는 결과를 맞이했다. 한국은 지난 2018년 할름스타드 대회에서 남북 단일팀으로 동메달을 딴 이후 6년 만에 메달 획득에 도전했지만, 결국 이번에도 입상에는 실패하고 말았다.
예상보다 너무 빨리 만나버린 중국은 역시나 강팀이었다. 중국은 이미 지난 2012년 도르트문트 대회부터 여자 단체전 5연속 우승을 차지한 강팀으로, 이번 대회에서도 전승을 달리며 강력한 우승후보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특히 국제탁구연맹(ITTF) 개인 랭킹 1위인 쑨잉샤(24)는 이번 대회 이전까지 한국 선수를 상대로 신유빈과 6전 전승, 전지희와 5전 전승을 거두며 천적 관계를 보여왔다. 그는 이미 자국에서 개최된 2022년 청두 대회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2023년 더반 개인전대회에서도 여자 단식 챔피언에 올랐다.
사실 중국과 8강전에서 만난다는 건 다소 일찍 대결하는 감이 없잖아 있다. 20일 열린 토너먼트 대진 추첨에 참석해 번호를 뽑았던 오 감독은 "지금까지 제가 추첨해서 다 잘 뽑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상하게 안되더라"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그래도 오 감독은 "어쩔 수 없다. 선수들이 부담없이 하다보면 좋은 경기가 나올 수 있다"며 "지도자는 선수를 믿고 해야 한다. 그게 지도자의 책임이다"는 말을 남겼다.
이날 경기에는 중국 팬들이 경기장을 많이 찾아 뜨거운 응원을 보여줬다. 관중석 곳곳에는 중국어로 된 응원피켓이 눈에 들어왔다. 이에 맞서는 한국 팬들도 우레와 같은 환호성을 보내며 선수들에게 열렬한 응원을 전달했다.
1매치에서 쑨잉샤를 상대한 이시온은 1세트 들어 상대의 까다로운 서브에 흔들리며 제대로 리시브가 이뤄지지 않았다. 당황한 듯 서브 범실까지 저지르는 등 흔들린 이시온은 한때 0-8까지 벌어졌다. 쑨잉샤의 실수로 힘겹게 첫 점수를 냈지만, 좀처럼 페이스를 찾지 못하며 이시온은 1세트를 1-11로 완패했다. 많은 점수 차 속에 압박을 느낀 듯 이시온은 2세트 초반에도 상대의 날카로운 공격에 대응하지 못하며 0-5까지 밀렸다. 하지만 이시온은 과감한 공격을 통해 첫 점수를 올린 데 이어 기세를 올려 연속 3득점을 올려 추격에 나섰다. 관중석의 환호성이 점점 커졌다. 그러나 다시 안정을 찾은 쑨잉샤가 다시 압도하기 시작했다. 이시온은 3-10에서 2점을 쫓아갔지만, 결국 2세트도 5-11로 지고 말았다.
이시온은 3세트 들어 구석을 찌르는 공격으로 처음으로 선취점을 얻어냈다. 하지만 연달아 3점을 내줬고, 한국은 작전타임을 통해 흐름을 끊었다. 하지만 물오른 쑨잉샤의 플레이를 막아내기는 어려웠다. 눈 깜빡할 사이에 스코어는 순식간에 1-10이 됐고, 이변 없이 3세트가 1-11로 마감되면서 이시온은 세트 스코어 0-3으로 완패했다.
3세트 들어 전지희는 허를 찌르는 서비스를 보여주며 3-0으로 앞서나갔다. 이어 5-6으로 쫓긴 후에도 한국이 작전타임으로 흐름을 끊었고, 이후 곧바로 2점을 연달아 따내며 한국 팬들의 환호를 이끌었다. 하지만 첸멍의 위력은 여전했고, 결국 10-9로 역전에 성공하고 말았다. 전지희는 끝내 듀스를 만들지 못하며 3세트마저 9-11로 내줬다.
3번째 주자로 나온 신유빈은 앞선 푸에르토리코와 예선전, 그리고 브라질과 16강전에서 2연패를 당한 걸 만회하려는 듯 1세트 초반부터 가벼운 몸놀림을 보여줬다. 신유빈은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보이며 대처가 좋았지만, 왕위디의 침착한 수비를 흔들지 못했다. 결국 1세트는 5-11로 신유빈의 패배였다. 2세트에도 전개는 비슷했다. 초반 신유빈이 접전으로 경기를 펼쳐나갔지만, 중반 이후 왕위디에게 주도권을 내주면서 트리플스코어(3-9)까지 밀렸다. 끝내 2세트마저 3-11로 밀리며 한국은 탈락 직전까지 몰렸다.
3세트 초반 0-4로 밀린 신유빈은 타임아웃 후 연달아 2점을 올리며 추격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앞선 세트와는 달리 점수를 내주고도 악착같이 따라간 신유빈은 동점을 만들었고, 9-8로 리드를 잡으며 경기장 분위기를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신유빈은 이번 경기 처음으로 게임 포인트(10-9)를 잡아냈고, 관중석에서는 신유빈을 연호하는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하지만 끝내 기적은 없었다. 왕위디는 듀스를 만든 뒤 순식간에 12-10을 만들며 3세트를 끝냈다. 중국의 3-0 승리였고, 한국의 이번 대회 여정은 여기서 마무리됐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난 세 선수는 대회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전지희는 "8강까지 잘해왔다고 생각한다. 오늘 중국과 붙어 큰 차이를 느꼈다"고 말했고, 신유빈은 "많은 분들 앞에서 경기를 할 수 있어 좋았고, 응원도 많이 해주셔서 탁구선수로서의 행복함을 다시 느꼈다. 대한민국 대표로 뛸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밝혔다. 이시온은 "우리나라에서 세계선수권을 했다는 자체로도 좋고,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기한 자체가 영광이다"고 이야기했다.
예상치 못하게 세계랭킹 1위 쑨잉샤와 맞붙게 된 이시온. 그는 "구질이 되게 좋은 것 같다. 회전이 너무 많았다"면서 "왜 세계 1위인지 알았던 경기였다. 압도적이었고 다른 기술도 다 좋았다"고 상대를 극찬했다.
전지희는 이날 예선전과는 달리 양갈래 머리스타일을 하고 나와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는 "더 밝게 시합을 뛰고 싶었다"며 "큰 의미는 없었다"고 웃었다.
한국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고전한 가운데, 신유빈은 3단식 3세트에서 처음으로 게임 포인트를 잡으며 한 세트를 잡을 뻔한 순간을 맞이했었다. 그는 "왕위디와 해본 마지막 경기를 배경으로 작전을 가지고 들어갔다"며 "거기서 약간 오류가 있었던 것 같아 그 부분이 아쉽다"고 털어놓았다.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이은혜와 윤효빈도 세 선수들을 향해 응원을 보냈다. 이은혜는 "처음부터 한마음으로 좋은 스타트를 보였다. 운이 안 따라줘서 결과는 아쉬웠지만, 다들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 윤효빈도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세계대회에 나갈 수 있는 있는 기회를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결과는 아쉽지만 그래도 다들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비록 경기는 패배했지만,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한국은 소기의 성과를 올렸다. 바로 2024 파리 올림픽 단체전 진출권이었다. 여자대표팀은 대회 첫날인 16일 열린 이탈리아와 첫 경기에서 매치 스코어 3-0으로 승리한 것을 시작으로 17일 말레이시아전(3-0), 18일 푸에르토리코전(3-1), 그리고 19일 쿠바전(3-0)까지 조별예선을 4전 전승으로 통과하며 무난하게 16강 직행을 확정했다. 이어 21일 오후 5시에 열린 세계랭킹 14위 브라질과 16강전에서도 이기며 8강 진출팀에게 주어지는 올림픽 단체전 출전 티켓을 얻어낼 수 있었다.
신유빈은 "아직 출전할지 안할지는 모르지만, 나가게 된다면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대한민국을 위해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다짐했다. 전지희는 "우선 4강 시드에 들어가야 한다. 올림픽 얘기를 해봤자 또 25% 확률을 따져야 할 수 있다"며 세계랭킹 상승을 노렸고, 이시온은 "나가게 된다면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가 나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여자: 오후 5시 16강 브라질전(3-1 승리)
▶ 남자: 오후 8시 16강 인도전(3-0 승리)
- 2월 22일(목요일)
▶ 여자: 오후 5시 8강 중국전(0-3 패배)
- 2월 23일(금요일)
▶ 남자: 오전 10시 8강 덴마크전(세계랭킹 19위)
- 2월 24일(토요일)
▶ 오후 1시 남자 4강전 / 여자 결승전
- 2월 25일(일요일)
▶오후 8시 남자 결승전
부산=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Copyright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하성 한국야구 'GOAT' 되나, 美 뒤흔든 '단 15초' 결정→무려 2670억 상상초월 초대박 현실화 - 스
- 인기 女 BJ 충격 패션, 속옷 탈의 '멜빵으로 살짝...' - 스타뉴스
- 레이싱 모델+치어리더, 환상 비키니 '반응 폭발' - 스타뉴스
- 이주희 치어리더, 화끈한 섹시 수영복 '눈부셔' - 스타뉴스
- 인기 필라테스 강사 파격 패션 '비칠 듯 말 듯' - 스타뉴스
- "베드신·신음 물어봐" 전 남편 조성민 폭로 터졌다 - 스타뉴스
- 방탄소년단 진, 마이원픽 K팝 개인부문 36주 연속 1위..10월 월간 랭킹 'No.1' - 스타뉴스
- 방탄소년단 지민, 스타랭킹 男아이돌 1위 '역시 월드 클래스' - 스타뉴스
- 태연, 빨간 속옷 드러낸 섹시美..파격 패션 - 스타뉴스
- 진, 스타랭킹 男아이돌 3위..'방탄소년단 상위권 싹쓸이' - 스타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