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협력기금 벤처펀드 출자 허용 추진…"여윳돈 늘리기"

이민주 기자 2024. 2. 22.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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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법 시행령 개정 추진…"정부 투자금으로만은 어려워"
업계, 국내 VC의 해외진출 지원·세컨더리펀드 활성화 등 요구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2일 서울 서초구 한국벤처투자에서 열린 '벤처 캐피탈 업계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중기부 제공) 2024.2.22/뉴스1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정부가 상생협력기금을 벤처펀드에 출자할 수 있도록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상생법) 개정을 추진한다. 자금줄이 막혀 혹한기를 맞은 벤처시장을 녹일 수 있는 투자자금 규모를 키우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22일 서울 서초 한국벤처투자에서 열린 '벤처 캐피탈 업계 간담회'에서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상생기금은 민간기업이나 공공기관 등이 중소기업과의 상생협력을 위해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에 출연하는 재원이다.

상생법에서는 이 기금으로 할 수 있는 사업(성과배분, 기술협력 촉진, 인력교류 확대 등)을 규정하고 있어 목적 외 사업인 벤처펀드 출자는 불가능하다.

벤처업계는 상생기금을 벤처펀드에 출자할 수 있도록 꾸준히 요구했고, 이에 중기부가 상생법 시행령 개정 작업에 들어간 것이다.

오영주 장관은 "정부 투자금액만으로는 갈 수 없는 상황이기에 민간 투자를 어떻게 끌어올 것이냐는 부분이 주요 화두"라며 "이를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컨더리 펀드 활성화 요구에 대해서는 스타트업코리아펀드 관련 대규모 출자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권재 중기부 벤처정책과장은 "시장에서 세컨더리 펀드에 대한 엄청난 수요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고 이번 (모태펀드) 출자 사업에서 관련 분야가 포함되지 않아서 이런 요구가 나오는 것 같다"며 "조만간 있을 스타트업코리아펀드(추가모집)에서 세컨더리 펀드 대규모 투자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에서 창업해 글로벌 진출을 모색하는 벤처기업에 대한 창업지원이 필요하다는 요구에는 모태펀드 내 관련 규정을 개선하겠다고 답변했다.

이동현 신한벤처투자 대표는 "(다수 기업이) 해외 시장을 겨냥해 창업하고 있는데 플립(해외로 본사이전)으로 간 기업들에 대해서는 왜 (정부가) 지원을 할 수가 없는지, 그런 기업들도 국내 기업처럼 지원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2일 서울 서초구 한국벤처투자에서 열린 '벤처 캐피탈 업계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중기부 제공) 2024.2.22/뉴스1

김봉덕 중기부 벤처정책국장은 "최근 법 개정으로 한국인이 설립한 국외 창업기업에 대해서도 정부 예산으로 지원을 할 수 있도록 됐다"며 "거기에 맞게 국외 창업기업, 한국인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창업 기업 두 형태에 대해 주목적 투자를 운용하는 펀드도 허용하는 방향으로 (모태펀드) 관련 규정을 고치겠다"고 답했다.

국내 벤처·스타트업의 해외진출과 함께 국내 VC의 해외 투자 및 글로벌 진출 지원 방안도 함께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요구도 나왔다. 이에 대해 중기부는 올해 시작한 코지피(Co-GP, 공동운용사) 제도가 해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신기천 에이티넘파트너스 대표는 "올해 LP(출자자) 범위를 해외까지 확대하고 싶지만 해외 투자금 유치가 익숙지 않다”며 "해외 전문기관에서 도움을 받고 싶어도 관련 규정상의 제한으로 위탁하지 못한다"고 전했다.

이동현 신한벤처투자 대표는 " 국내 벤처캐피탈도 해외에 투자할 수 있는 역량과 조직과 인력을 갖춘 플레이어가 등장하고 있다"며 "국내 VC도 (글로벌펀드에) 출자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봉덕 국장은 "코지피라고 해서 글로벌펀드(투자)에 있어서 해외 VC랑 우리 국내 VC가 같이 GP(무한책임투자자) 역할을 하는 제도를 도입을 해서 올해부터 시행을 하고 있다"며 "이 제도의 목적은 우리 벤처스타트업들이 해외에 진출을 하기 위해서 해외 VC의 네트워크 네트워킹을 만들어주자는 것이기 때문에 경과를 보면서 수정해 가겠다"고 말했다.

해외 GP와 LP(유한책임투자자)가 만날 수 있는 장을 만들어달라는 요청에는 올해 중동 등과 연계해 관련 행사를 만들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했다.

이권재 과장은 "교류 기회를 늘려달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일회성 행사로 끝나면 안 되겠지만 그래도 올해 행사를 만들어 보려고 한다"며 "중동 쪽이라든지 또 다른 벤처캐피탈 쪽이 많이 선진화되어 있는 다른 외국 국가들하고도 좀 교류를 많이 해보려고 한다. 내용이 구체화하면 알리겠다"고 했다.

오영주 장관은 "이야기를 들어보니 여러가지 규제나 규정들이 조금 더 수정이 된다면 벤처 캐피탈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 같다"며 "제도의 보안이라든지 아니면 정보의 공유 등 정부의 역할을 다하겠다. 올해가 시장의 형태가 새롭게 꾸려지는 변곡점을 맞이하는 시기라는 사명감 속에서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minj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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