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 경제' 시절 뛰어넘은 日증시

닛케이 34년만에 최고치 경신
"연말 4만선 간다" 긍정적 전망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22일 전일 대비 2.19% 오른 3만9098을 기록했다. 34년2개월 만에 종전 최고치인 3만8957을 경신했으며 장중 한때 3만9156까지 오르기도 했다. EPA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도쿄=김경민 특파원】 22일 닛케이225 지수가 3만9000 선을 넘어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버블(거품) 경제'로 초호황이었던 1989년 12월 4일 이후 약 35년 만이다. 일본 기업의 실적과 증시에 유입되는 자금 흐름이 긍정적인 가운데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닛케이지수가 추가 상승, 4만 선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닛케이지수는 전날보다 2.19% 오른 3만9098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 한때 지수는 3만9156까지 올랐다. 이는 거품경제 때인 1989년 12월 29일 기록한 종전 사상 최고치인 3만8957을 웃돈 것이다. 닛케이지수가 새로운 최고치 기록을 세운 것은 약 34년2개월 만이다.

닛케이지수는 올 들어서만 16%가량 상승,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약 5% 상승했고, 한국의 코스피가 횡보 중인 것과 대조된다. 지수 상승 배경에는 복합적 호재가 작용했다.

일본은행(BOJ)의 완화적 통화정책에 따른 엔화 약세가 계속되면서 수출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상장사 1020곳의 1·4분기 순이익은 총 43조5000억엔(약 385조원)에 달해 역대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상장사의 순이익도 3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매출 대비 순이익률도 5.8%를 기록, 2022년 1·4분기(6.1%)를 제외하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추가 상승세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노무라증권은 최근 연말 닛케이지수 전망치를 4만으로, 종전보다 5%가량 올려 제시했다. 닛케이도 "기업실적 호조, 임금인상 모멘텀 확대 등 주가 상승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이 적지 않다"며 "상승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변수는 BOJ의 정책전환 가능성이다. BOJ는 지난달 새해 첫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단기금리를 -0.1%로 동결하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0% 정도로 유도하는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지속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BOJ는 지속적인 임금인상 추세가 확인되면 그동안 끈질기게 고수했던 대규모 금융완화인 이른바 '돈풀기' 정책을 중단할 것이라고 여러 차례 예고해 왔다. 정책이 전환되면 엔저 흐름이 중단될 수 있고, 이는 일본 수출기업의 실적과 투자 매력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