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부처 넘은 ‘신공지능’…신진서, 이창호 대기록 깼다

농심배 중국 딩하오 9단 꺾고 5연승
이창호 14연승 넘어 15연승 신기록
23일 5억원 상금 구쯔하오와 대결

신진서 9단. 한국기원 제공

‘신공지능’ 신진서 9단이 ‘전설’ 이창호 9단의 기록을 넘어섰다.

신진서는 22일 중국 상하이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제25회 농심신라면배 세계최강전(한·중·일 3국 단체전) 본선 13국에서 중국의 딩하오 9단을 189수 만에 흑 불계로 꺾고 5연승을 달렸다. 신진서는 23일 중국의 구쯔하오 9단과 우승컵을 놓고 최종국을 벌인다.

한국팀의 마지막 주자인 신진서는 이날 승리로 농심배에서 15연승의 신기록을 세웠다. 깨지지 않을 듯했던 이창호의 2005년 14연승 기록을 19년 만에 뛰어넘었다. 신진서는 구쯔하오와의 결승국에서 이기면 6연승으로 우승을 확정하고, 통산 16연승 고지에 오른다.

신진서는 이날 초반 우상귀 전투에서 착실하게 판을 잘 짜나갔고, 상변 중앙 전투에서 상대 대마를 위협하는 등 완력을 앞세워 형세를 주도했다. 중반 이후 우세를 확정한 뒤 귀의 실리까지 챙기면서 완승을 거뒀다.

신진서 9단이 15.3집 앞선 상태에서 딩하오 9단이 돌을 던지고 있다. 바둑TV 갈무리

신진서는 다른 한국팀(설현준 8단 변상일·원성진·박정환 9단) 선수들이 1승도 거두지 못한 상황에서 출전해 홀로 5승을 책임졌다. 마지막 구쯔하오전에서 승리하면 기적의 역전 드라마를 완성하며 한국의 대회 4연패를 이끌게 된다.

송태곤 해설위원은 “신진서 9단의 바둑을 보면 불안하지가 않다. 체력적인 부분에 문제가 없으면 마지막에도 좋은 대국을 펼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신진서 9단이 22일 딩하오 9단과 대국하고 있다. 바둑TV 갈무리

신진서는 앞서 2021년(5연승), 2022년(4연승), 지난해(1승)에도 팀의 최종 기사로 나서 한국의 우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농심배의 우승상금은 5억원이고, 3연승부터 1천만원씩 연승 상금이 지급된다. 농심배의 제한시간은 각자 1시간에 초읽기 1분 1회.

한편 왕년의 ‘바둑황제' 조훈현 9단은 이날 오전 같은 곳에서 열린 제1회 농심백산수배 세계바둑시니어 최강전(우승상금 1억8천만원) 본선 8국에서 중국의 마샤오춘 9단에게 260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4명으로 구성된 한국 팀에는 조훈현과 유창혁 9단이 남았고, 일본과 중국은 요다 노리모토 9단과 녜웨이핑 9단만이 살아남아 한국이 유리한 상황이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