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 감성’ 김범수, 어때?[인터뷰]
김원희 기자 2024. 2. 22. 18:09
절절하면서 터질듯한 고음을 예상했다면, 전혀 새로운 김범수를 만날 수 있다.
가수 김범수가 22일 정규 9집 ‘여행’으로 돌아왔다. 2014년 발매한 정규 8집 ‘힘(HIM)’ 이후 10년 만의 정규 앨범이자 데뷔 25주년을 기념하는 앨범으로 새로운 시작을 알린다.
김범수는 ‘여행’을 두고 “시집 같은 앨범”이라고 정의했다. 지난 16일 서울 서초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보컬리스트로서 스타일은 물론 듣는 음악도 달라졌다. 플레이리스트를 보니 미니멀한 음악이 주로 있더라. 자연스럽게 최유리, 선우정아, 김재형, 이상순, 임헌일 등 이번 앨범에 참여해준 싱어송라이터분들이 리스트업 됐다. 내가 지금 하고 싶은 음악, 얘기하고 싶은 게 이런 거라면 이렇게 접근해보자 했다”고 소개했다.
그렇게 이전과는 다른 김범수의 목소리가 담긴 ‘여행’이 탄생했다. 1999년 ‘약속’으로 데뷔한 후 ‘하루’ ‘보고싶다’ ‘끝사랑’ 등 애절한 사랑을 노래하는 극적인 분위기의 발라드 곡으로 사랑받았지만, 이번엔 미니멀하고 잔잔한 멜로디와 시적인 표현의 가사가 담긴 감성에 도전했다.
“타이틀 ‘여행’, 절규가 아닌 울컥하는 슬픔”
동명의 타이틀곡 ‘여행’은 아티스트 김범수로 걸어온 길을 여행이라는 키워드에 함축적으로 녹여낸 곡이다. 따뜻한 음색과 잔잔한 위로를 전하는 내용의 곡으로 MZ세대의 사랑을 받는 싱어송라이터 최유리가 작사와 작곡에 참여했다.
김범수는 “슬픔도 종류가 다양하다. 슬픈 노래를 많이 했지만, 지금까지는 호소력이 짙고 절규하고 쏟아냈다면, 이번에는 슬픔이 깔려있고 완전히 쏟아내지 않는 정도로 표현하려고 했다. 오래된 슬픔에 대한 회상에 감정을 맞춰 울컥하는 순간들을 그려냈다”고 전했다.
이어 “최유리의 특징은 가사가 추상적이고 열려 있다는 것이다. 똑같은 가사를 듣고 위로를 얻을 수도 슬픔에 빠질 수도 있을 것”이라며 “처음 ‘여행’이라는 제목을 받았을 때 흔히 생각하는 기분 좋은 여행인가 생각했다. 그런데 가사를 보니 많은 번뇌와 갈등, 후회까지 모든 게 다 담겨있더라.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많은 분이 느끼는 풍요 속의 결핍이나 불안 같은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김범수의 추천은 ‘너를 두고’
그는 마음에 둔 곡으로 첫 트랙인 ‘너를 두고’를 꼽았다. 나태주 시인의 시에 멜로디를 붙여, 사랑하는 이에게 헌정하는 시이자 노래를 완성했다.
김범수는 “제주살이를 하면서 시를 접하게 됐다. 그러다 나태주 시인의 시를 보게 됐는데, 내면의 아름다움이나 작은 소중함에 관한 이야기들이 와닿았다. 멜로디 붙여 노래화시키고 싶다는 생각을 예전부터 했고, 이번 앨범도 가사가 잘 들리는 시집 같은 앨범을 만들자는 콘셉트여서 작업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제가 직접 곡을 쓰긴 했지만, 작업자로서 모습을 메인에 드러내고 싶은 생각은 없어서 인트로 개념으로 만들었다”며 “부모가 자녀에게 주고자 하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가 잘 담겨있는 가사라고 생각한다. 태어나서 가장 좋은 말만 해주고 싶다는, 그것만한 사랑이 어딨을까. 어마어마한 돈을 물려주는 것보다 더 좋은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자녀가 없다 보니 조카들을 생각하며 불렀다”고 전했다.
“스스로도 찾아 감상할 유일한 범앨”
김범수는 ‘여행’으로 새로운 출발점에 섰다. 이전과는 전혀 달라진 가요 생태계에 “정규 앨범을 내는 게 두렵기도 했다”고 솔직히 밝힌 그는 다시 한번 용기를 낸 이번 앨범 활동을 통해 보컬리스트로서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계획이다.
김범수는 “앨범을 기획하면서 예전과는 다른 느낌과 시도를 담았다. 지금까지는 피지컬을 많이 활용하고 가창 위주로 테크닉도 많이 사용하는 보컬을 구사했다. ‘김나박이’라는 수식어의 무게감게 짓눌려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며 “이번 앨범에서 최대한 힘을 빼고 테크닉이나 가창력보다는 가사 전달에 중점을 두는 보컬에 도전하면서 오히려 깊거나 넓은 것을 표현할 수 있다는 가능성과 자신감을 회복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때문에 이번 앨범은 저한테도 큰 선물이다. 저는 제 노래에 (평가가)박한 편이라 노래를 내고서 즐겨듣는 편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여행’은 스스로 찾아 감상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유일한 앨범이다. 제가 플레리스트의 음악들로 위로를 받았던 것처럼, 이번 앨범을 통해 함께 공감하고 위로를 느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원희 기자 kimw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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