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케이스, 디자인보다 중요한 건 '크기' [우당탕 컴조립]

테크플러스 이병찬 기자 2024. 2. 22.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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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립컴에 사용할 부품들을 얼추 골랐다면 전체 부품을 담을 '케이스'를 선택할 차례다. 다른 부품은 컴퓨터 성능에 직접 영향을 끼치다 보니 사양에 각별히 신경 써 고르기 마련이다. 반면 케이스는 예쁘면 그만이라며 디자인만 보고 고르는 소비자가 적지 않다. 케이스도 엄연히 호환성을 따지는 부품이다. 아무 케이스나 골랐다가는 다른 부품과 호환되지 않아 낭패를 보기 쉽다.

CPU나 램, 그래픽카드 같은 부품은 사용 목적이나 브랜드에 따라 선택지가 크게 줄어든다. 비교적 고르기 쉽다는 이야기다. 반면 케이스는 제조사와 모델이 다양할 뿐만 아니라 고려해야 할 점도 생각보다 많다. 조립컴을 맞추다 보면 케이스를 고르는 데 다른 부품보다 오랜 시간을 들이기도 한다.

먼저 호환성 측면에서 보면 △메인보드 크기 △파워 규격 △CPU 쿨러 높이 △그래픽카드 길이 제한에 신경 써야 한다. 이외에 따져볼 점으로는 △통풍 △장착 가능한 하드디스크 수 △전면 단자 종류가 있다.

컴퓨터 케이스 크기에 따른 분류 (출처 : techprefer)

이런 특징은 대부분 케이스의 ‘크기’에 따라 달라진다. 그렇다 보니 사용하는 부품이나 조건에 따라 일정 크기 이상의 케이스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일반 소비자용 컴퓨터 케이스는 크기에 따라 △빅타워 △미들타워 △미니타워로 나뉜다. 셋 중에서 빅타워가 가장 크고 미니타워가 가장 작다. 빅타워보다 크고 미니타워보다 작은 케이스도 있지만 사용자 수는 비교적 적다. 따라서 본문에서는 빅타워·미들타워·미니타워를 기준으로 설명한다.

케이스마다 호환되는 메인보드·파워 크기 달라

주로 사용하는 메인보드 규격 4종류 (출처 : GamingPCBuilder)

케이스가 클수록 더 큰 메인보드를 장착할 수 있다. 메인보드는 크기에 따라 여러 가지 규격으로 나뉘는데, 일반 소비자용 컴퓨터에는 △E-ATX(Extended ATX) △ATX △M-ATX(Micro ATX) △M-ITX(Mini ITX)까지 네 종류를 주로 사용한다. 네 가지 중에서 E-ATX가 가장 크고 M-ITX가 가장 작다.

빅타워 케이스는 가장 큰 E-ATX 메인보드부터 가장 작은 M-ITX 메인보드까지 모두 장착할 수 있다. 미들타워 케이스는 ATX까지, 미니타워 케이스는 M-ATX까지 호환된다. 단, 케이스 설계에 따라 더 큰 메인보드를 장착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ATX 파워(왼쪽)와 SFX 파워(오른쪽) (출처 : Overclock.net)

작은 케이스를 고를 생각이라면 호환되는 파워 규격도 한 번쯤 확인하는 게 좋다. 빅타워와 미들타워 케이스는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ATX 규격 파워를 지원하므로 신경 쓰지 않아도 무방하다. 미니타워 케이스는 대부분 ATX 파워와 호환되지만, 설계 방식에 따라 ATX보다 작은 SFX 규격 파워만 장착할 수 있는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CPU 쿨러 높이나 라디에이터 길이 제한 확인해야

공랭 쿨러를 사용하려면 쿨러 높이 제한을 확인해야 한다

CPU 쿨러의 냉각 방식에 따라 살펴봐야 할 사양이 있다. 공랭 쿨러를 사용하려면 케이스의 CPU 쿨러 높이 제한을, 수랭 쿨러를 사용하려면 라디에이터 장착 공간을 확인해야 한다. 케이스 크기에 따라 장착할 수 있는 공랭 쿨러의 높이와 수랭 쿨러의 라디에이터 크기가 제한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빅타워와 미들타워 케이스의 CPU 쿨러 높이 상한은 170~180mm, 미니타워 케이스는 160~170mm 정도다. CPU 쿨러 높이가 175mm라면 미니타워 케이스에는 호환되지 않기 때문에 최소한 미들타워 케이스를 사용해야 한다. 설계하기에 따라서는 쿨러 높이 제한이 100mm도 안 되는 케이스도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서 살펴보자.

수랭 쿨러의 라디에이터를 케이스 상단에 장착한 모습

수랭 쿨러는 냉각수로 열을 식히기 때문에 CPU 위에 쿨러 대신 작은 워터펌프를 설치한다. 따라서 쿨러 높이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다. 대신 뜨거워진 냉각수를 식히는 '라디에이터' 장착 공간이 따로 필요하다.

수랭 쿨러는 라디에이터에 장착된 팬 수에 따라 3열과 2열 제품으로 나뉜다. 3열 수랭 쿨러는 냉각 효율이 2열 제품보다 좋은 대신 라디에이터가 길어 미니타워 케이스에 장착할 수 없다. 미들타워 케이스 중에도 간혹 3열 수랭 쿨러 장착이 불가능한 제품이 있으니 반드시 구매 전 확인해야 한다.

케이스마다 그래픽카드 길이 제한도 제각각

왼쪽부터 3팬·2팬·1팬 그래픽카드 (출처 : intel)

케이스 크기에 따라 고를 수 있는 그래픽카드가 제한되기도 한다. 그래픽카드는 냉각 팬 수에 따라 3팬·2팬·1팬 제품으로 구분한다. 팬 수가 많을수록 냉각 효율이 좋은 대신 그래픽카드 길이도 길어진다.

빅타워 케이스의 그래픽카드 길이 제한은 대부분 380mm를 넘는다. 3팬 그래픽카드 길이는 대부분 300~360mm 정도다. 사실상 빅타워 케이스는 모든 그래픽카드와 호환되는 셈이다.

미들타워 케이스의 그래픽카드 길이 제한은 대체로 300~400mm 사이다. 3팬 그래픽카드와 미들타워 케이스를 사용하려면 그래픽카드 길이가 케이스 제한을 벗어나지는 않는지 확인해야 한다.

미니타워 케이스는 크기가 작아 허용되는 그래픽카드 길이가 짧다. 길이가 긴 3팬 그래픽카드는 대부분 호환되지 않으며, 구조에 따라서는 2팬 그래픽카드조차 장착할 수 없는 제품도 있으므로 길이 제한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2팬 그래픽카드까지만 장착되는 빅타워 케이스(왼쪽)와 3팬 그래픽카드도 장착할 수 있는 미니타워 케이스(오른쪽) (출처 : BRAVOTEC, 3RSYS)

위에서 설명한 내용은 어디까지나 일반적인 경우에 해당한다. 케이스 내부 구조에 따라 얼마든지 예외가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2팬 그래픽카드까지만 장착할 수 있는 빅타워 케이스나 3팬 그래픽카드도 들어가는 미니타워 케이스도 존재한다. 따라서 케이스 종류 확인에서 그치지 말고 사용하려는 그래픽카드의 길이와 케이스의 그래픽카드 길이 제한을 비교해 호환 여부를 따져보는 게 좋다.

호환성 외에 살펴보면 좋은 특징은?

메인보드·파워·쿨러·그래픽카드 호환성을 확인한다고 끝이 아니다. 필요에 따라 추가로 살펴봐야 할 특징이나 사양도 있다.

전면·후면·상단·하단·측면으로 공기가 통하는 케이스 (출처 : darkFlash)

컴퓨터를 사용하다 보면 CPU나 그래픽카드에서 열이 발생한다. 특히 클럭을 높여 사용하는 '오버클럭' 환경에서 발열은 더욱 심해진다. 덩달아 케이스 내부 공기도 뜨거워지는데, 온도가 지나치게 올라가면 CPU나 SSD 성능이 일시적으로 느려지는 '쓰로틀링' 현상이 일어나기 쉽다.

뜨거워진 공기를 빠르게 식히려면 케이스에 공기가 잘 통해야 한다. 일반적으로는 케이스 전면·후면·하단·상단에 공기가 통하는 구멍이나 팬을 장착하는 슬롯이 있다. 디자인 때문에 전면이나 하단을 막은 케이스도 있는데, 공기가 잘 통하지 않으면 내부 온도가 쉽게 오른다.

하드디스크나 SATA 방식 SSD를 여러 개 사용한다면 슬롯 수가 충분한지 살펴봐야 한다. 빅타워나 미들타워 케이스에는 하드디스크 슬롯이 2~4개 정도 있다. 2.5인치 SSD 전용 슬롯이 별도로 마련된 제품도 흔하다. 반면 미니타워 케이스 중에는 하드디스크 슬롯 수가 적거나 없는 제품도 있다.

전면에 C타입 단자가 있는 케이스 (출처 : NZXT)

USB C타입 단자로 연결해야 하는 주변기기가 있다면 케이스 전면에 C타입 단자가 있는지 확인하자. 출시한 지 오래 된 케이스 중에는 전면에 C타입 단자가 없는 제품이 많다. 최근 출시하는 메인보드는 대부분 후면에 USB C타입 단자를 1개 이상 탑재하므로 연결이 불가능하진 않다. 하지만 케이스 후면에 손이나 케이블이 닿지 않을 경우 전면에 C타입 단자가 있는 케이스를 사용하는 게 낫다.

제품 사양 확인하는 습관 들여야

정리해 보면 케이스를 고를 땐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메인보드 폼팩터, 파워 규격, CPU 쿨러 높이나 라디에이터 호환성, 그래픽카드 길이 제한에 신경 써야 한다. 케이스 크기에 따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는 사양도 있지만 제품 설계에 따라 예외가 있을 수 있다.

위 사양은 케이스를 고르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되므로 제조사가 제공하는 제품 사양 표에 명시돼 있다. 마음에 드는 케이스를 발견했다면 다른 부품과 호환되는지 제품 사양 표부터 확인해 보는 습관을 들이자.

테크플러스 이병찬 기자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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