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AI, 새로운 차원 진입"… 올트먼 "상상초월 투자 필요"
엔비디아 "독보적 SW생태계
다른 경쟁사 따라올 수 없어"
反엔비디아 진영 거센 도전
7조달러 조달하는 오픈AI
"대규모 데이터센터·전력필요"
인텔 "MS의 AI반도체 생산"
◆ 엔비디아 깜짝 실적 ◆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으로 고공행진을 거듭한 엔비디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발표하며 AI 반도체 시장에서 독주 체제를 굳히겠다는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21일(현지시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년 전 대비 265%, 983%(일반회계원칙 GAAP 기준) 증가했다는 내용을 담은 2023년 4분기 실적 발표 이후 엔비디아가 가진 경쟁력을 재차 강조했다. 어닝 콜에서 그는 "우리는 AI 데이터센터·생성형 AI 등 두 가지 산업 차원에서 큰 변화의 초입에 있다. 올해뿐 아니라 그 이후 전망도 좋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엔비디아의 가속컴퓨팅(AI 반도체를 통한 연산)은 클라우드에서 이뤄지는데, 고객에게 문제가 생기면 클라우드 사업자와 우리 엔지니어링팀이 같이 해결한다. 기존의 CPU 중심 범용 컴퓨팅과 달리 가속컴퓨팅은 이런 이유로 소프트웨어가 중요하고 이것이 우리가 성공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엔비디아가 2000년대 후반에 개발한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 플랫폼 '쿠다(CUDA)'의 생태계가 다른 AI 반도체 회사들이 엔비디아를 따라올 수 없는 요소임을 강조한 것이다.
특히 엔비디아의 작년 4분기 실적은 미국 정부가 첨단 AI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제한하면서 중국 매출에 타격을 입었음에도 호실적을 기록한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엔비디아는 올해 1분기 매출이 240억달러(약 31조9000억원)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역시 시장 예상치인 221억7000만달러를 상회한다.
AI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고공행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빅테크들은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반(反)엔비디아 진영의 핵심은 챗GPT를 개발한 오픈AI로 꼽힌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맥에너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인텔의 파운드리 행사 'IFS 다이렉트 커넥트'에서 "우리에게 향후 필요한 AI 인프라(반도체) 규모는 지금까지 우리가 생각했던 반도체 시장과 비교해 상상 이상일 것"이라고 말했다.
올트먼 CEO는 최근 AI 반도체 기업을 만들기 위해 '7조달러'의 천문학적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90% 이상 독점하고 있는 AI 반도체를 직접 만들어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팻 겔싱어 인텔 CEO가 이에 대해 질문하자 그는 "7조달러는 반도체만이 아니라 데이터센터와 전력까지 포함 한 것"이라면서 "AI 학습에 필요한 반도체는 단순히 반도체가 아니라 전기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이 발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전력 생산이 많아져야 하는 것처럼, AI 사용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 AI 반도체도 폭발적으로 필요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앞으로 엄청난 규모의 AI 컴퓨팅 파워가 필요하다"면서 "지금 사람들은 전 세계에 필요한 AI 인프라 규모를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트먼 CEO의 발언은 지난주 두바이에서 열린 세계정부정상회의(WGS)에서 젠슨 황 CEO에 대한 반박으로도 해석된다. 젠슨 황 CEO가 당시 AI 반도체 회사를 만들기 위해 "7조달러까지 필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견제한 것에 대한 응답인 셈이다.
올트먼 CEO는 "앞으로 몇 달, 혹은 1년 내에는 (반도체 수요에) 많은 부침이 있을 수 있고 초과 공급이 있을 수도 있다"면서 "하지만 수십 년 뒤를 내다본다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웨이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인텔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반도체를 인텔의 최신 공정인 18A에서 생산할 예정이라고 공개했다. 자세한 반도체 제품과 생산 시기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인텔의 AI 반도체일 것으로 추정된다. 오픈AI가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에서 AI 학습을 시키기 때문에 인텔,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연스럽게 연합군으로 묶이게 된 것이다.
AI 반도체 시장의 이 같은 경쟁 구도 속에서 반도체 기업들의 셈법은 복잡하다. 엔비디아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밀월관계를 맺고 있는 SK하이닉스는 장밋빛 미래를 그리고 있다.
최근 엔비디아를 중심축으로 SK하이닉스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와 'AI 반도체 동맹'을 맺었다. TSMC와 SK하이닉스는 6세대 HBM인 HBM4의 개발 협력을 포함한 '원팀 전략'을 수립한 상태다.
반면 반엔비디아 연합 전선을 구축하는 기업들은 발걸음을 더욱 빨리 재촉하게 됐다. 삼성전자는 칩 설계부터 메모리 제조, 후공정까지 모두 할 수 있는 전 세계 유일 기업이라는 것이 강점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범용 인공지능(AGI) 전용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에 AGI 반도체 개발 조직인 'AGI컴퓨팅랩'을 신설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대표는 이르면 이달 말 방한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만나 AI 분야의 협업을 논의할 예정이다. 구글은 최신 칩 'TPUv5p'를 자사 최신 모델 제미나이에 적용하고 있고, 올트먼 CEO도 지난달 한국을 방문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경영진을 면담하며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실리콘밸리 이덕주 특파원 /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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