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총재 "상반기 금리인하 어렵다"…금융시장 '6월 인하 가능성' 고수

홍성완 기자 2024. 2. 22.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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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 9차례 연속 기준금리 동결 결정…"물가상승률, 목표 대비 여전히 높아"
금융시장은 6월 금리인하 기대 여전…"늦어도 3분기 중 기준금리 인하할 것"

[스포츠한국 홍성완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9연속 동결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동결 배경에 대해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목표 수준보다 높다는 점을 제시했고, 이 같은 의견은 7명의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 위원들의 만장일치라는 점을 강조했다. 아울러 올해 상반기 중 금리인하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과 함께 올해 5월 경제 관련 통계에 따라 하반기 통화정책 운용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번 금통위 결과를 두고 시장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비둘기적(완화적 통화정책)이었다고 평가하면서, 빠르면 올해 6월, 늦어도 3분기에는 금리인하가 가능하다는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한국은행

◆ 이창용 총재 "상반기 금리인하 쉽지 않다"

22일 한국은행은 올해 두 번째 금통위를 열고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3.50%로 운용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으로 한국은행은 지난해 2월 이후 아홉 차례 연속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갔다.

이창용 총재는 금통위 직후 열린 간담회를 통해 "물가상승률이 둔화 추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전망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여기에 주요국 통화정책과 환율 변동성,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국제 유가 변동, 가계부채 추이 등 대내외 리스크 요인의 전개 양상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는 만큼 기준금리를 현재의 긴축적인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향후 통화정책 운영과 관련해서는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 수렴할 것으로 확신하기는 아직 이른 상황"이라며 "국제유가는 공급 측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으며, 높은 생활 물가가 기대 인플레이션 하락을 제한하고 있어 향후 인플레이션 둔화 과정이 평탄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통화 긴축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함으로써 물가상승률을 2% 수준으로 안정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며 "이 과정에서 긴축 기조를 얼마나 지속할지는 불확실성 요인들을 면밀히 점검해 나가면서 결정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지난해 11월에 이어 이번에도 상반기 내 기준금리 인하 확률은 낮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올해 하반기 통화 정책 방향은 5월 발표되는 경제 관련 데이터에 따라 결정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 총재는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저를 제외한 금통위원 여섯 명 중 다섯 명이 3개월 후에도 기준금리를 3.5%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견해를 제시했다"며 "나머지 한 명은 3.5%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할 가능성도 열어놔야 한다는 의견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전망이 나온 이유는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목표인 2%보다 높은 수준이고, 물가 둔화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도 큰 상황이기에 아직은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며 "한 명의 소수의견은 소비가 당초 전망보다 부진해 물가 압력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내수 부진에 대해서도 사전적으로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해 11월 경제전망과 이번 2월 경제전망이 미세한 점을 차이가 있지만 큰 차이가 있지 않다"며 "따라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지난해 11월과 마찬가지로 상반기 내 금리 인하는 쉽지 않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올해) 하반기 통화 정책 방향은 5월 경제 관련 통계를 보고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 금융시장 "빠르면 6월, 늦어도 3분기 기준금리 인하 시작될 것"

이번 금통위 결과와 이 총재의 간담회 내용을 두고 시장전문가들은 여전히 빠르면 6월, 늦어도 3분기에는 기준금리 인하가 가능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한국은행 총재는 사견을 통해 '향후 6개월 내 완화(금리 인하)는 쉽지 않다'고 언급했었던 지난해 11월에 비해 이번 간담회에서는 '현재 통화정책 기조는 유지하되 금리인하와 관련해서는 적어도 상반기는 어렵다' 정도로 발언을 수정했다"며 "이는 하반기 인하 가능성 열려 있다는 정도로 평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올해 5월 정보가 확인되면 통화정책 방향이 좀 더 구체화 될 수 있다고 밝힌 점을 비춰볼 때, 최근 미국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기대인플레이션 자극은 확인이 필요하나, 당사 근원물가 전망은 한은과 크게 다르지 않아 올해 7월 (기준금리) 인하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위원은 "국내 펀더멘탈 전망에 대한 한은의 시각은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며 "다만, 물가의 경우 이전보다 낙관적인 시각이 확대됐고, 성장과 관련해서는 내수와 수출의 상·하방 요인들이 상쇄되는 효과를 고려해 전체 성장률 전망을 기존 수준으로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통위원 중 1인이 '조기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한다'는 발언에 대해 확대 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겠지만, 적어도 '경기 하방 리스크 확대 가능성'에 대한 선제적 대응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이에 한국은행의 첫 기준금리 인하 시점 전망을 올해 2분기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이 기조적인 둔화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점진적으로 경기 및 금융안정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통화정책 대응에 대한 요구도 커질 것"이라며 "다만,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위해서는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가 좀 더 명확해질 필요는 있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이창용 총재는 금통위원들이) 근원물가 전망치를 기존 2.3%에서 2.2%로 하향 조정했으며, 이는 내수 부진의 영향을 반영한 것이라고 언급했다"며 "또한 지난 회의에서는 금통위원 전원이 3.5% 금리 유지 필요성을 주장했으나, 이번 회의에서는 1명의 위원이 3개월 내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상대적으로) 다소 비둘기적이었다고 평가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내수 부진과 2분기 말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한국은행 또한 하반기부터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며 "앞으로는 물가 둔화 속에 인하 시점에 대한 논의가 부각될 것으로 판단하며 2분기 소수의견 등장 여부에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물가 전망 하향과 성장 불확실성 등을 언급한 점도 비둘기적이었다"며 "3분기부터 연내 세 차례 금리를 인하하면서 연말 기준금리는 2.75%로 기존의 당사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3분기 이후에나 기준금리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그 속도는 가파를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공 연구위원은 "이창용 총재는 금융시장의 인하 기대가 너무 빠르고 급했다는 표현을 통해 시장의 기대와 중앙은행의 실제 행보에는 시간적인 차이가 발생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며 "최근 연준이 공개한 FOMC 의사록에서 성급한 인하 기대를 경계하는 지적과 동일한 맥락으로 해석이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한국 기준금리는 적어도 올해 상반기까지는 동결된 가운데 인하 개시는 3분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기존 예상을 그대로 유지한다"면서 "다만, 일단 인하가 개시될 경우 올해 3차례 인하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유지한다(3분기 인하 개시, 2024년 연말 2.75% 예상)"고 밝혔다.

 

스포츠한국 홍성완 기자 seongwan626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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