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용서해 달라!"는 손흥민 '대국민 호소문'. 이강인 앞으로 태도가 더욱 중요해졌다
[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캡틴 손흥민(32·토트넘)은 확실히 주장 다웠다. 사실상 '이강인을 용서해 달라'는 대국민 호소문을 작성했다. 단, 이 호소문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지는 '이강인'의 몫이다.
냉정하게 보면, 장기적으로 손흥민과 이강인 모두에게 '마이너스'가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탁구 게이트'는 길게 끌면 끌수록 두 선수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축구계에 마이너스가 될 수밖에 없었다. 대한축구협회가 여전히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실패 후폭풍에서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더욱 악화될 수 있었다.
최악의 환경에서 손흥민은 최상의 선택을 했다. 선택의 파트너였던 이강인(23·PSG)은 첫번째 사과문에서 '자살골'을 넣었지만, 두번째 사과문에서 '결승골'을 넣었다.
단, 이 사태 이후 이강인을 바라보는 대중 그리고 축구 팬의 시선은 이전과는 약간 달라졌다. 그동안 차기 국가대표 에이스로서 '무한신뢰'를 했다면, 이젠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지만, 신뢰에 대한 입증이 필요한' 선수로 바뀌었다.
아시안컵 추락의 원인이 됐던 '탁구 게이트'.
이강인, 설영우, 정우영 등 대표팀 신예 축에 속하는 선수들이 탁구를 치기 위해 저녁을 일찍 먹고 자리를 떴다. 저녁 식사 자리를 팀 단합 시간으로 여긴 주장 손흥민은 쓴소리를 했다.
이 과정에서 충돌이 일어났고, 이 과정에서 손흥민의 손가락이 탈구됐다. 대한축구협회는 이 사건을 인정했다. 이후, 일부 고참급 선수들이 클린스만 감독에게 '이강인을 요르단전에 제외해 달라'고 말했다.
이 상황에서 얼마나 과격한 말들이 오갔는지, 손흥민과 이강인이 실제 어떤 행동을 했는 지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대표팀 선수들은 모두 함구했고, 손흥민과 이강인 모두 직접적 언급은 피했다.
일부 매체의 상세한 상황 묘사가 있었지만, 이강인 측은 첫번째 사과문에서 '탁구를 칠 때 일부 고참도 포함돼 있었다', '손흥민에게 주먹을 날린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강인에 대한 여론이 싸늘해진 핵심 이유는 64년 만의 아시안컵 정상탈환을 위해 모인 대표팀의 '원팀 스피릿'을 해쳤다는 점이다.
그 반대편에 주장 손흥민이 있었다. 손흥민은 터지기 일보 직전이었던 신구의 갈등을 최대한 봉합하기 위해 주장으로서 쓴소리를 했지만, 이강인을 비롯한 신예들은 그 방식에 대해 반발하면서 대표팀의 '원팀 스피릿'에 방해가 됐다. 손흥민과 이강인의 갈등에 손흥민의 팬덤, 이강인의 팬덤 등이 여론을 형성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결국 이 갈등의 핵심 판단근거는 '원팀 스피릿'이었고, 이강인에게 많은 비판이 쏟아졌다.
첫번째 사과문 역시 들끊는 여론에 기름을 붓는 형식이었다.
결국, 철저한 자기 반성과 손흥민을 런던까지 찾아가는 행동으로 이강인은 두번째 사과문을 작성했고, 결국 이 사태를 사실상 종결시킬 수 있었다.
그는 두번째 사과문에서 "저의 짧은 생각과 경솔한 행동으로 인해 흥민이 형을 비롯한 팀 전체와 축구 팬 여러분께 큰 실망을 끼쳐드렸다. 흥민이 형을 직접 찾아가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는 게 중요하다 생각하였고 긴 대화를 통해 팀의 주장으로서의 짊어진 무게를 이해하고 저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런던으로 찾아간 저를 흔쾌히 반겨주시고 응해주신 흥민이 형께 이 글을 통해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며 "흥민이 형에게 얼마나 간절한 대회였는지 제가 머리로는 알았으나 마음으로 그리고 행동으로는 그 간절함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던 부분에서 모든 문제가 시작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특히 흥민이형이 주장으로서 형으로서 또한 팀 동료로서 단합을 위해 저에게 한 충고들을 귀담아듣지 않고 제 의견만 피력했다. 그날 식사자리에서 절대로 해서는 안될 행동을 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봐도 절대로 해서는 안 될 행동이었다. 이런 점들에 대해서 깊이 뉘우치고 있다"고 했다.
손흥민은 자신의 SNS에 "강인이가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한번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주세요"라고 했다.
또 "강인이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저를 비롯한 대표팀 모든 선수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며 "저도 어릴 때 실수도 많이 하고 안 좋은 모습을 보였던 적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좋은 선배님들의 따끔한 조언과 가르침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대표팀 선배로서 또 주장으로서 강인이가 보다 좋은 사람,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옆에서 특별히 보살펴주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저도 제 행동에 대해 잘했다 생각하지 않고 충분히 질타 받을 수 있는 행동이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저는 팀을 위해서 그런 싫은 행동도 해야 하는 것이 주장의 본분 중 하나라는 입장이기 때문에 다시 한 번 똑같은 상황에 처한다고 해도 저는 팀을 위해서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태가 긍정적인 면도 있다. 일단, 대표팀의 곪을 대로 곪았던 신구 갈등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두 선수 갈등의 핵심 원인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경질됐다. 새로운 국가대표 사령탑 시스템을 마련할 수 있는 틀을 닦았다.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던 이강인은 화해의 '골든타임' 막바지에 철저한 자기반성이 포함된 2차 사과문을 올렸다. 이강인에 대한 여론은 바뀌고 있다. 손흥민의 '호소문'도 큰 역할을 했다.
단, 앞으로 이강인의 태도는 여전히 중요하다. 그가 미래의 국가대표팀에서 어떻게 행동 하느냐에 따라 절대적 신뢰를 받는 에이스가 될 지, '평범한' 해외파 중 한 명이 될 지 결정될 수 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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