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상하이 신화’로 간다···‘15연승’ 신진서, 이창호 넘어 농심배 최다연승 신기록
‘숙적’ 커제 9단(중국)을 물리친 21일 밤. 세계 최강의 바둑 기사 신진서 9단(23)은 현지에 동행한 홍민표 국가대표팀 감독과 마주 앉아 다음 상대인 딩하오 9단(중국)을 집중 분석했다.
누가 봐도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던 한국의 농심신라면배 대역전 우승에 조금씩 다가가고 있는 상황에서, 단 하나의 변수라도 없애고 싶었던 신진서는 홍 감독과 머리를 맞대고 밤 12시 가까이까지 딩하오 분석에 열을 올렸다.
신진서는 22일 일어나 평소처럼 아침을 걸렀다. 자오천위 9단과 대국을 앞두고 돼지국밥, 커제전을 앞두고 카레를 점심으로 먹었던 신진서는 이날 또 돼지국밥을 먹었다. 돼지국밥은 부산 출신인 신진서가 평소 좋아하고 즐겨먹는 음식 중 하나다.
상대 분석도 끝냈고, 배도 든든하게 채워 체력을 충전한 신진서가 다시 한 번 힘을 내 중국 바둑을 끝내 벼랑 끝으로 몰고 갔다. 그리고, 한국 바둑의 전설 이창호 9단(48)이 세운 불멸의 기록을 드디어 넘어섰다.
신진서는 이날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딩하오와의 제25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본선 13국에서 189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지난해 12월 한국의 마지막 주자로 나서 7연승을 달리던 셰얼하오 9단(중국)의 질주를 저지한 신진서는 이번 대회 5연승을 포함, 22회 농심배부터 이어오던 자신의 농심배 연승 기록을 15연승으로 늘리며 이창호가 1회 대회부터 ‘상하이 대첩’을 완성했던 6회 대회까지 작성한 14연승을 넘어서는 농심배 최다 연승 신기록을 수립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진행됐던 22회 대회에서 4번째 주자로 나서 끝내기 5연승으로 상하이 대첩에 버금가는 ‘온라인 대첩’을 만들어냈던 신진서는 23회 대회에서는 마지막 주자로 나서 또 4연승을 기록했다. 이어 24회 대회에서는 최종국에서 승리하며 한국에 3년 연속 우승을 안겼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설현준 8단과 변상일·원성진·박정환 9단이 단 1승도 건지지 못하고 탈락해 신진서가 이전 대회들보다 훨씬 큰 부담을 안았다. 특히 지난 19일 이야마 유타 9단(일본)을 누른 뒤에는 내리 중국 최고 기사 4명을, 그것도 중국에서 연일 넘어야 해 우승 가능성이 낮다고 여겨졌다. 하지만 20일 자오천위를 꺾고 21일 커제마저 넘어서며 그 확률을 크게 끌어올렸다.
딩하오 분석에 심혈을 기울인 결과는 그대로 대국에서 나타났다. 초반 포석에서 우위를 점한 뒤, 50수 만에 인공지능(AI) 분석으로 4.5집을 앞서는 상황을 만들어냈다. 이후 계속해서 차이를 벌려갔고, 결국 대국 시작 2시간44분 만에 딩하오의 항서를 받아냈다.
2005년 6회 대회에서 홀로 끝내기 5연승으로 한국의 우승을 확정했던 이창호의 업적은 상하이 대첩이라는 말로 한국 바둑사에 길이 남아있다. 하지만 신진서가 이번 대회에서 한국에 우승을 안기려면 이창호를 넘어서는 끝내기 6연승에 성공해야 한다. 농심배 역사상 끝내기 6연승은 없었다.
신진서는 23일 중국 랭킹 1위 구쯔하오 9단과 본선 최종 14국을 치른다. 승리하면, 신진서의 업적은 상하이 대첩을 넘어 ‘상하이 신화’로 불러야 마땅하다. 이제 그 신화까지 단 1승 남았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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