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홍성’ 현역 홍문표 경선 포기, ‘용핵관’ 강승규 공천 확정?
국민의힘 4선 홍문표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인 충남 예산·홍성의 총선 후보로 나서기 위한 경선을 포기했다. 경쟁자인 강승규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공천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홍 의원은 이날 낸 입장문에서 “국민의힘 경선을 포기하기로 고뇌에 찬 용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예전엔 지역구가 예산·홍성이 아니라 청양·홍성이었는데 동일지역구 기준을 적용해 감점을 받은 것에 대해 “가혹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공천 과정에서 “자갈밭을 옥토로 바꾸며 탄탄한 조직력을 구축”한 성과를 인정하지 않고 감점만 적용한 데 “섭섭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고도 했다. 강 전 수석과의 경선을 앞두고 자신에게 적용된 감점이 부담스럽게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홍 의원은 오는 23일부터 이틀간 강 전 수석과 경선을 치를 예정이었다. 결과 발표는 오는 25일이다.
홍 의원은 “지난 20일 공천관리위에 1만여개 대통령 시계 살포 의혹과 관광, 식사비 경비대납 등 선거법 위반 의혹을 받고 있는 강승규 (예비) 후보에 대해 철저한 검증과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했으나 지금까지 아무런 답을 듣지 못했다”며 “경선 관련 역선택 문제에 방지대책을 요구했지만 묵살되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홍 의원은 그러면서도 “오로지 총선압승이라는 막중한 시대적 책무를 위해 총선 승리의 밀알이 되고 당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홍 의원이 경선 불참 후 당에 남을 지, 무소속에 출마할 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홍 의원이 경선을 포기하면서 경선 경쟁자였던 강 전 수석이 자동으로 단수추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당 공관위에서 그렇게 결정한다면 검사 출신 주진우 전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의 부산 해운대갑에 이어 대통령실 출신이 현역 의원이 있는 곳에 경선 이 공천되는 두 번째 케이스다.
강 전 수석은 홍 의원의 ‘대통령 시계 배포 및 식사비 경비 대납 의혹’에 대해 대통령실 재직 시절 시민사회와 소통하기 위한 현장 간담회 자리에서 참석자들에게 절차에 따라 시계를 나눠줬을 뿐이며, 관광·식사 경비 대납이나 사찰에 금품을 제공한 사실도 없다고 반박한 바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홍 의원의 경선 포기에 대해 “홍 의원은 국민의힘의 원로 중 한 분이시고 큰 정치적 경륜으로 이 나라의 민주주의와 국민의힘의 발전에 오랫동안 기여한 분”이라며 “홍 의원은 어떤 것이 당을 위해서 그리고 국민을 위해서 필요한 것인지를 충분히 판단하시고 현명한 결정을 하실 수 있는 분”이라고 치켜세웠다. 또 “저는 그 부분의 결정이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용기와 헌신의 길을 가시는 것에 대해서 깊은 존경의 마음을 표한다는 말씀을 드리겠다”고 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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