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재, 매일 '사바하' 속편 만들자고..." '파묘' 장재현 감독 [인터뷰③]

[TV리포트=김연주 기자] K-오컬트의 새로운 지평을 연 장재현 감독이 영화 '파묘'로 돌아왔다.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파묘'를 연출한 장재현 감독과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영화 '파묘'는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오컬트 미스터리다. 영화 '사바하', '검은 사제들'을 연출해 오컬트 장르의 한 획을 그은 장재현 감독의 신작으로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이날 인터뷰에서 장재현 감독은 "외피는 공포물이지만, 공포영화의 공식과 정반대의 길을 걸었다"며 "그동안 만들었던 모든 작품이 그랬다. 미스터리함 속에서 느껴지는 공포를 추구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파묘'의 시나리오 집필 과정을 묻자 "각본을 쓸 때 주제를 먼저 생각하지 않는다"며 "재미있는 장르 영화를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출발해 자료조사를 진행하고, 이야기를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비로소 주제를 얻는다. 이번 또한 작품의 재미에 선을 넘지 않는 선에서 주제를 전달하고자 했다"고 답했다.

장재현 감독은 이번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CG 작업을 최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장 감독은 "현실 판타지이기 때문에 땅에 발을 딛고 있어야 재미있다고 판단했다"며 "CG에 의존하게 되면 끝이 없다. 필요 이상으로 기대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파묘'를 촬영하면서 오케이 사인을 내릴 때, 진짜처럼 보이는지가 중요했다"며 "제가 만들고자 하는 장면의 분위기가 잡히지 않으면 어떻게 오케이를 낼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영화에 등장하는 도깨비 불도 진짜로 만들었다. 포클레인 두 대에 와이어를 연결했고, 특수효과팀이 투입돼 불의 균형을 맞췄다"며 "실제 불의 에너지를 조명에 담았고, 배우들도 그 불을 보면서 연기를 했다"고 부연했다. 

이어 "무엇보다 배우들이 현장에서 연기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 CG 작업을 줄였다"며 "연출자로서 제1순위로 지키는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장재현 감독은 업계에서 '오컬트 장인'으로 불린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연출한 오컬트물 '검은 사제들', '사바하' 모두 작품성을 인정받았고, 마니아층을 형성할 만큼 큰 관심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장재현 감독은 "사실 아직 귀신을 본 적은 없다"고 너스레를 떨며 "개인적으로 귀신이나 유령, 혼령이 있었으면 좋겠다. 사람이 사망함으로써 세상에서 사라진다고 생각하면 너무 슬프다. 기계랑 다를 바가 없는 거 같다. 그런 맥락에서 좋든, 나쁘든 혼령이 존재하길 바란다"고 털어놨다. 

차기작에 대해 묻자 "어두운 세계에 밝은 인물들을 투입시키는 데 흥미를 느낀다"며 "재미있는 인물들이 어두운 세계에 들어갔을 때 보여주는 얼굴과 행동을 좋아한다. 앞으로도 그런 영화를 계속 만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만들었던 작품 가운데 속편 제작은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래도 꼽자면 '사바하'를 속편으로 만들면 좋을 거 같다"며 "이정재 배우가 매번 속편에 대해 이야기를 하곤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파묘'는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김연주 기자 yeonjuk@tvreport.co.kr / 사진= (주)쇼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