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트아웃 포함' 류현진, MLB 복귀 위한 포석 아니다… 그럼 왜

[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괴물' 류현진(36)이 한화 이글스로 돌아왔다. 한국 역대 최고 투수인만큼 계약 규모도 상당하다. 다만 독특한 계약 조건이 눈에 띈다. 바로 옵트아웃(계약 파기 후 FA선언)이다. 

류현진(오른쪽). ⓒ한화 이글스

한화는 22일 "류현진과 8년 총액 170억원(옵트아웃 포함·세부 옵트아웃 내용 양측 합의 하에 비공개)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KBO리그 역대 최대 규모의 계약이다. 종전 기록은 양의지가 두산 베어스와 맺었던 4+2년 152억원이다.

KBO리그 역대 최고 선수 중 한 명인만큼 KBO리그 역대 최대 계약 규모는 확실했다. 다만 눈에 띄는 것은 8년 계약과 옵트아웃이다. 

KBO의 발표에 따르면 한화의 2023시즌 선수단 연봉 총액은 85억3100만원이다. 샐러리캡 상한선인 114억2638만원에 28억9538만원이 모자란 금액이다. 여기에 2024시즌을 앞두고 FA 2루수 안치홍도 영입했다. 

이런 상황에서 류현진이 합류했다. 한화 입장에서는 샐러리캡에 대한 압박이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는 상황. 결국 한화는 8년 계약을 통해 이를 해결했다. 

김광현. ⓒ연합뉴스

8년 계약을 통해 한화는 류현진의 연평균금액을 대폭 낮췄다. 단순히 총액에서 계약금액을 나눴을 때 류현진의 연평균금액은 21억2500만원이 된다. 총액 기준 연평균금액을 따졌을 때는 김광현(37억7500만원), 양의지(25억3300만원)보다 낮다. 

사실 류현진은 2024시즌 메이저리그 잔류가 유력했다. 메이저리그 전문가들은 류현진이 최소 연평균 1000만달러(132억원)에 가까운 계약을 맺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류현진은 연평균 21억2500만원에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류현진의 엄청난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류현진의 8년 계약으로 인해 샐러리캡을 넘기지 않은 한화. 그런데 옵트아웃 조건은 왜 삽입됐을까. 류현진이 옵트아웃을 통해 메이저리그 도전을 위해 남겨둔 조건일까. 실제 최근 KBO리그에서 기량을 인정받고 메이저리그로 리턴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지난해 KBO MVP를 차지하고 메이저리그로 돌아간 에릭 페디가 그 예이다.

하지만 류현진의 많은 나이와 한화에 대한 애정을 고려해보면 메이저리그 리턴 가능성은 낮다. KBO리그 내 타팀 이적 가능성은 사실상 전무하다. 결국 옵트아웃을 삽인한 이유는 추후 샐러리캡 제도가 폐지되거나 샐러리캡 상한선이 올라갈 경우, 류현진의 계약 조건을 수정할 목적으로 풀이된다. 추후 돈을 더 줄 수 있는 상황일 경우, 옵트아웃 후 새로운 계약을 체결해 류현진에게 더 큰 보상을 안기는 것이다. 

류현진. ⓒ한화 이글스

한화 유니폼을 다시 입은 류현진. 8년 계약을 체결하며 친정팀의 샐러리캡 상한선을 지켜줬다. 한화는 옵트아웃 조건을 넣으며 류현진이 추후 더 좋은 계약을 따낼 공간을 만들었다. 옵트아웃은 서로를 향한 배려가 담긴 결과물이었다. 

 

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simtong96@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