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크라·가자·북한보다 중국·인도·파키스탄을 주목해야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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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 나는 1월에 낙관적인 2024년 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위험은 항상 도사리고 있다. 위험은 금리나 한국의 부동산 시장, 진행 중인 전쟁처럼 모두가 얘기하는 것들이 아니다. 지난해에 증명됐듯, 널리 알려진 두려움은 주가에 선(先)반영돼 영향력을 잃는다. 주가를 크게 움직이는 것은 예상치 못한 요소들인데, 눈여겨볼 만한 것들에 대해 얘기해보겠다.
많은 사람이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의 비극이 주가를 위협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하지만 두 지역 모두 경제 규모가 작고 잘 알려진 위험이다. 중국의 대만 침공 우려도 진부할 정도다. 공격이 곧 일어날 것이라는 조짐도 거의 없다. 북한의 위협 역시 오래전부터 주가에 선반영된 상태다.
반면 인도, 파키스탄, 중국 사이의 분쟁은 충격을 줄 수 있다. 이들은 한 번도 사이가 좋았던 적이 없고,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핵보유국이다. 인도와 중국은 거대한 국가이고 치열한 경쟁 관계다. 한국도 중국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면서 인도와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파키스탄은 정치·경제적으로 엉망인 상태지만, 인도가 원하는 값싼 러시아산 석유를 얻기 위해 위험한 경쟁을 하고 있다. 전쟁이 일어날 확률이 크지는 않지만 작지도 않다.
예고 없이 찾아올 수 있는 ‘신용 동결(credit freeze)’도 조심해야 한다. 글로벌 대출 증가율, 즉 돈의 공급량이 인플레이션보다 크게 낮아지면, 지난해 시장이 선반영한 것보다 더 심각한 수준의 경기 침체가 발생할 수 있다. 한국의 2022년 3분기 상업 대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6.0%로 견고했지만, 미국의 지난해 연초 대출 증가율은 전년 대비 11.4%에서 2.3%로 하락했다. 유로존 대출은 통화 공급이 위축되며 보합세를 보였다. 대출을 통한 통화 공급의 위축도 정점을 벗어나며 안정을 되찾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통화 공급 감소세는 둔화되고 있는데, (자금 조달 비용을 결정하는) 은행 예금 금리가 안정을 찾았기 때문이다. 다시 조달 금리가 추가로 오른다면 대출에 따른 이익(예대마진)을 감소시켜 정말로 신용 동결을 초래할 수 있다.
다가오는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도 고려할 사항이다. 암호화폐에 대한 새롭고 광범위한 규제는 다른 자산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올해 한국의 암호화폐 규제 발표나 유럽연합(EU)의 규제 내용, 그리고 미국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의 영향 등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인공지능(AI)에 대한 규제도 혁신을 저해하거나 투자를 냉각시키는 것과 같은 리스크를 수반할 수 있다. EU의 새로운 규제는 빅테크 기업들이 감당할 수 있어 보이지만, 다가올 한국의 법안이나 주요 7국(G7)의 가이드라인은 만만치 않을 것이다.
나는 낙관적인 생각을 갖고 있고, 오늘 설명한 리스크들이 상대적으로 작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항상 예상치 못한, 보이지 않는 리스크가 모두가 아는 리스크보다 더 큰 충격을 가져올 수 있다. 따라서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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