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빙 역사제조기 김수지 ‘12년 전 꼴찌가 이제는 시상대에’
역대 최고 성적으로 마무리된 2024 도하 세계수영선수권에서 우리 대표팀은 경영뿐만 아니라 다이빙에서도 새 역사를 썼다. 한국 여자 다이빙의 간판스타 김수지(26, 울산광역시청)가 그 주역이다.
김수지는 '여자 3m 스프링보드'와 '혼성 싱크로 3m 스프링보드'에서 동메달을 차지했다. 한국 다이빙 사상 해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따낸 최초의 메달이었다. 2019년 광주에서 우리나라의 첫 세계선수권 다이빙 메달을 따냈던 것도 김수지였다. 그야말로 역사제조기란 별명이 딱 들어맞는다.
김수지는 지난해 12월 무릎 연골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기대가 크지 않았던 상황에서 나온 메달이었다. 김수지는 "티를 내면 오만해보일까 봐 최대한 숨기고 있었는데, 사실 속으로는 엄청 기뻤어요."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 2019년 메달은 진짜 전혀 예상을 못 했었고, '내가 잘하고 있는 게 맞나?' 이런 생각도 들었는데. 이번엔 (올림픽) 정식 종목에서 메달을 땄으니까 '어느 정도 베테랑이 됐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라며 광주 대회 때와는 달라진 기분을 전했다.
■물과 높은 곳을 좋아했던 소녀…14살 나이에 올림픽 무대에
김수지는 초등학교 1학년 때 담임 선생님의 권유로 다이빙을 시작했다. 김수지는 "어릴 때부터 너무 활발했고 공부를 별로 안 좋아했어요. 선생님이 제가 수업 시간에 가만히 못 있으니까 추천해주셨어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제일 좋아하던 게 물이랑 높은 곳이었어요."라며 본인의 적성과 딱 맞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다이빙을 그만두려고 생각했을 때도 있었다. "중학교 올라가면서 10m 높이에서 뛰어야 하는데 무서웠어요. 부모님에게 그만두겠다고 말했더니 허락해주시지 않았죠. 그리고 높은 곳보다 선생님이 더 무서워서 계속 뛰게 됐어요."
타의로 계속하게 된 다이빙이었지만, 김수지는 중학생 시설 우리나라 선수단 전체 최연소인 14살의 나이로 런던 올림픽에 출전하게 된다. 10m 플랫폼 종목에 출전한 김수지는 당시 출전한 26명의 선수 중 최하위인 26위로 경기를 마쳤다.
지금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선수가 된 김수지지만 출발은 올림픽 최하위였다. 김수지 스스로도 본인은 재능이 뛰어난 것이 아니라 노력의 천재라고 말한다.
■계속된 슬럼프와 부상…역경을 이겨내고 세계선수권 시상대에
어린 나이에 올림픽에 출전하며 큰 기대를 받았지만, 이후 선수 생활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체격이 점점 커지며 노력한 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자 슬럼프를 겪었다.
다시 마음을 다잡은 계기는 2017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이었다. "2017년 세계선수권 때 선배들이 다 잘됐어요. 저는 예선에서 떨어져서 관중석에서 응원하는데 스스로 너무 안타까운거에요. 초라해 보이고. 한국 돌아가자마자 열심히 해보자 생각했죠"
그리고 2019년 광주세계선수권 여자 1m 스프링보드 3위로 대한민국 다이빙 사상 첫 메달의 쾌거를 이뤄냈다.
다시 한번 세간의 기대를 받게 된 김수지였지만, 이번 세계선수권 전까지 언론의 주목을 받는 성적을 거두진 못했다. 도쿄 올림픽에서 여자 다이빙 사상 첫 준결승 진출을 이뤄냈지만, 목표했던 결승 진출엔 실패했다.
이번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지난해 12월 무릎 연골 파열까지 당했다. 그래도 김수지는 좌절하지 않았다. 단기간의 성적보다 스스로 쌓아 올린 것들을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수지는 "성적이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기량이 늘고 있지 않은 것은 건 아니거든요. 그냥 그날 시합을 못 뛴 거일 수도 있고요. 평정심을 잘 찾으려고 하는 것 같아요."라고 강한 심지를 드러냈다.
■이제 시선은 파리로…"다이빙 인구가 늘었으면 좋겠어요."
세계선수권에서 두 개의 메달로 자신감을 얻은 김수지의 다음 목표는 오는 7월 파리 올림픽이다. 이직까지 우리나라 선수가 올림픽 다이빙 종목에서 메달을 따낸 적은 없다.
다가오는 파리 올림픽에 대해 김수지는 "결승에서 7위 안에 들면 초청받아서 뛸 수 있는 시리즈 대회가 있어서 그 티켓을 따내는 게 첫 번째 목표고요. 꿈은 크게 잡아야 하니까 메달도 목표로 해야죠. 상상은 많이 해요."라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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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규 기자 (youngq@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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