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괴사하는데”…전공의 파업에 응급실 찾아 수백㎞ ‘뺑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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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사흘째 진료 현장을 떠나면서, 다리가 괴사되는 등 응급한 상황에 처한 환자들까지 진료에 차질을 빚고 있다.
구급대는 강릉아산병원에 유선으로 진료 가능 여부를 문의했으나, 병원 측은 당시 응급실에 A씨를 진료할 수 있는 전공의가 없어 다른 병원으로의 이송을 권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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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사흘째 진료 현장을 떠나면서, 다리가 괴사되는 등 응급한 상황에 처한 환자들까지 진료에 차질을 빚고 있다.
22일 강원도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 30분께 강원 양양군에서 당뇨를 앓는 60대 A씨가 오른쪽 다리에 심각한 괴사가 일어나 119에 도움을 요청했다.
구급대는 강릉아산병원에 유선으로 진료 가능 여부를 문의했으나, 병원 측은 당시 응급실에 A씨를 진료할 수 있는 전공의가 없어 다른 병원으로의 이송을 권유했다.
강릉아산병원뿐만 아니라 속초와 강릉지역 병원 모두 진료가 불가능하다는 답을 받은 구급대는 영동권이 아닌 영서권으로 핸들을 돌렸다.
수백㎞를 떠돌던 A씨는 119에 도움을 요청한 지 3시간 30분 만인 오후 3시가 돼서야 겨우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에서 치료받을 수 있었다.
다른 전국 종합병원 응급실 대부분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중증·응급 환자 위주로 축소 운영되고 있다.
울산지역에서도 암 수술 후 수시로 입원해온 환자가 입원하지 못하거나, 항암치료 중 소변줄이 끊어졌는데 의사가 없어 내원하지 못하는 등의 사례가 속출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수술 일정이 미뤄지는 것은 물론, 신규 외래진료 예약을 받지 않은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부산대병원은 마취과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내는 바람에 하루 평균 90∼100건가량 이뤄지던 수술 건수가 30%가량 줄었다.
부산대병원 관계자는 "수술을 마치고 입원하는 환자를 돌볼 인력이 없는 상황이라 급하지 않은 수술 중심으로 일정을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외래진료도 일부 과의 경우 입원하는 환자를 돌볼 여력이 안 돼 신규 환자를 받지 않고 있다.
상급종합병원인 부산대병원을 찾는 신규 환자 대부분은 중증 증세를 보여 외래진료가 통상 입원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수원 성빈센트병원도 정형외과 등 주요 진료과의 신규 외래 진료 예약을 중단했으며, 일부 수술 일정을 뒤로 미루고 있다.
대구 중구 경북대병원 곳곳에서는 이날 의료진들이 인력 배치를 놓고 고민하는 모습도 목격됐으며, 경북대병원 응급실은 의료진이 부족해 매주 수·목요일 외과 진료를 받지 않고 있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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