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 사실상 국내파 정식 감독 ‘답정너’…뭐가 그리 급했나
대한축구협회(KFA)의 최근 감독 선임 과정이 매우 급하게 진행되면서 축구계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새로 꾸려진 KFA 전력강화위원회가 첫 회의 만에 국내파 정식 감독으로 사실상 확정한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왜 이렇게 급하게 결정을 내리려고 하는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전력강화위는 21일 첫 회의 후 브리핑을 통해 중차대한 시기임을 강조하면서 임시 감독 체제가 아닌 정식 감독 선임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당장 다음 달 태국과의 2026 북중미월드컵 지역 2차 예선 연전을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축구계 안팎에선 월드컵 본선도 아니고, 태국의 전력을 고려할 때 기존 선수단에 감독 대행 체제로 치려도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전력강화위는 이미 국내파 감독으로 결론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정 위원장은 태국전 전까지 촉박한 기간, 선수단 파악에 걸리는 시간을 이유로 국내파 감독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팬들은 국제적 경험과 시야를 갖춘 해외 지도자들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감독 선임이 이뤄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국 대표팀은 손흥민(32·토트넘),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 등 유럽 주요 리그 명문 구단에서도 주축으로 뛰는 선수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월드컵 본선 진출 가능성이 큰 만큼 벌써 많은 외국인 지도자들이 대표팀 사령탑에 관심을 보인다.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대표팀을 이끌고 조별리그에서 우승국 아르헨티나를 꺾었던 에르베 르나르 프랑스 여자 축구 대표팀 감독, K리그 FC 서울을 이끌며 국내 축구 팬들에게도 친숙한 셰놀 귀네슈 전 튀르키예 대표팀 감독 등이 대표적이다.
무엇보다 충분한 공론화 과정 없이 이미 결론을 내리고 진행하는 듯한 모습에 우려가 커진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경질되기 전부터 이석재 KFA 상근 부회장이 정해성 신임 전력강화위원장, 국내파 감독 체제를 해법으로 제시했는데 그의 말대로 진행되고 있는 형국이다. 전력강화위 회의 전부터 홍명보 울산 HD 감독, 황선홍 23세 이하(U-23) 대표팀 감독, 김학범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 등 후보들의 구체적인 이름까지 새어 나왔다. KFA는 클린스만 감독 선임 당시에도 깜깜히 감독 선임으로 비판받았는데, 이번에도 이런 잘못을 반복하고 있다.
이에 클린스만 감독 경질로 인한 경제적 부담 때문에 국내파 지도자를 선호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클린스만 감독 경질로 인한 위약금만 약 70억원에 다른 코치들 위약금까지 더하면 약 100억원대 손실이 예상된다.
이번 감독 선임 과정은 한국 축구의 미래와 국제 경쟁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손흥민 등 주축 선수들이 30대 중반을 향해가고 있는 만큼 신임 감독은 세대교체 작업도 진행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협회는 한국 축구의 나아가야 할 방향, 구체적인 지도자상도 아직 정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급하게 정식 감독 선임이 이뤄진다면 ‘제2의 클린스만’ 사태가 날 수도 있다. 대표팀은 태국과의 2연전만 끝나면 다음 A매치까진 3개월의 시간이 있다. 여유를 가지고 신중하게 정식 감독을 선임할 수 있는 시간이다.
그런데도 전력강화위는 오는 24일 2차 회의를 통해 후보 리스트를 추리고, 이후 면접을 진행하는 계획을 밝혔다. 이대로 진행된다면 빠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 달 초에는 새 감독 선임 발표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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