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아이 낳아 대학 보내려면 1억 이상 든다…“양육비 세계 최고 수준”
“1인당 GDP 대비 세계 최고 수준”
중국에서 아이를 낳아 대학까지 보내려면 1인당 1억원 이상의 양육 비용이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학 교육비를 제외한 만 17세까지의 양육비도 1억원에 육박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 대비 세계 최고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 민간 싱크탱크인 위와(育媧)인구연구소는 지난 21일 발간한 ‘2024년판 중국 양육 비용 보고서’에서 자녀의 대학 졸업 시까지 1인당 양육 비용이 전국 평균 68만위안(약 1억2558만원)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고 계면신문 등이 22일 보도했다. 보고서에서 대학을 보내기 전까지 0~17세 아동의 전국 평균 양육 비용은 53만8000위안(약 9940만원)으로 추산됐다. 아이를 낳아 대학을 보내기 전까지만해도 1억원에 가까운 비용이 든다는 것이다. 이는 1인당 GDP 대비 6.3배에 이르는 비용으로 미국(4.11배), 일본(4.26배), 프랑스(2.24배), 호주(2.08배) 등 선진국 수준을 크게 초월하며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연구소는 지적했다.
이번 보고서는 연구소가 2022년 발간한 보고서를 2023년 중국통계연감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정·보완한 것이다. 2022년 보고서와 비교해 보면 그 사이에도 평균 양육 비용이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연구소는 2022년 보고서에서 18세까지의 자녀 1인당 양육 비용이 평균 48만5000위안(약 8954만원)이라고 추산했다. 보고서는 사회 경제 발전과 생활 비용 증가에 따라 자녀 양육에 대한 경제적 부담도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육 비용은 도농 간 격차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소가 추산한 도시 거주자의 0~17세 자녀 1인당 양육 비용은 평균 약 66만70000위안(약 1억2314만원)으로, 농촌 지역 평균 약 36만5000위안(약 6739만원)으로 두 배 가까이 많았다. 특히 수도 베이징과 상하이의 양육 비용은 다른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다. 연구소는 상하이의 양육 비용이 평균 약 101만위안(약 1억8643만원)으로 가장 높고, 베이징의 양육비도 약 93만6000위안(약 1억7277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31개 성·시·자치구 중 1인당 양육비가 가장 낮은 지역은 시짱(西藏·티베트) 자치구로 약 34만8500위안(약 6433만원)으로 추산됐다.
높은 양육 비용은 출생률과 직결되는 문제다. 중국은 2022년 신생아 수가 1000만명 아래로 떨어지면서 사망 인구가 출생 인구를 초과하는 인구 데드크로스 현상이 발생해 61년 만에 처음 인구 감소 시대에 접어들었다. 연구소는 “양육 비용은 출산 의지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요수 중 하나로, 2017년 조사에서 가임기 여성의 77.4%가 출산을 계획하지 않는 이유로 경제적 부담을 꼽았다”면서 “양육 비용이 많이 들고 여성이 가정과 일을 병행하기 어렵기 때문에 중국인의 출산 의지는 거의 세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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