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수는 생각하지 않았다" 명분과 실리 모두 챙긴 류현진 8년 계약 [ST스페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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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KBO리그로 복귀한 가운데 독특한 계약 조건이 화제다.
한화 이글스는 22일 류현진과 8년 총액 170억 원(옵트아웃 포함·세부 옵트아웃 내용 양측 합의 하에 비공개)에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계약 기간을 늘리면서 연봉이 21억 2500만 원으로 줄며 샐러리캡 상한액을 넘기지 않게 됐다.
하지만 계약 총액 97%에 달하는 6억 8000만 달러(약 8965억 원)는 2034년부터 2043년까지 10년 동안 무이자로 지급되는 '디퍼' 계약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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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류현진이 KBO리그로 복귀한 가운데 독특한 계약 조건이 화제다.
한화 이글스는 22일 류현진과 8년 총액 170억 원(옵트아웃 포함·세부 옵트아웃 내용 양측 합의 하에 비공개)에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KBO리그 역대 최대 규모의 계약이다. 이전 FA 최고 기록은 2022년 시즌 종료 후 양의지와 두산 베어스가 맺은 4+2년 152억 원이다.
금액도 놀랍지만 8년이란 계약 기간이 눈에 띈다. 계약 기간 8년은 박민우와 함께 최장기간 타이기록이다. 박민우는 2022시즌 종료 후 NC 다이노스와 5+3년 140억의 FA 계약을 맺었다. 보장 기간만 따진다면 역대 최장 기록이다.
8년 계약이란 묘수로 한화는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겼다.
먼저 류현진과 사실상 종신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류현진은 44세(2031년) 시즌까지 보장받게 됐다, 류현진이 계약 기간을 모두 채우게 되면 송진우(43세 7개월 7일)의 최고령 경기 출장 기록을 넘게 된다. 선수에겐 심리적 안정감을, 팬에겐 레전드에 대한 예우라는 만족감을 남겼다.
역대 최대 규모의 계약이라는 자존심도 세웠다. 액수와 기간 모두 사상 최대다. 한화를 넘어 류현진이 한국 야구에서 가지는 상징성을 생각하면 그게 걸맞은 대우는 필수적이었다.
무엇보다 샐러리캡 압박을 덜게 됐다. 현재 한화의 샐러리캡 여유분은 28억 9538만 원이다. 류현진이 4년 170억 원의 계약을 맺었다면 1년에 42억 5000만 원의 연봉을 받는 꼴이 되고, 한화의 샐러리캡은 바로 터진다. 하지만 계약 기간을 늘리면서 연봉이 21억 2500만 원으로 줄며 샐러리캡 상한액을 넘기지 않게 됐다.
이는 현재를 넘어 미래의 FA 계약까지 바라볼 수 있는 조치다. 한화의 4번 타자 노시환은 벌써 6번째 시즌에 돌입한다. 슬슬 장기 계약 혹은 FA를 생각해야 한다. 아직 이르지만 문동주 또한 장기 계약으로 묶일 가능성이 크다. 류현진의 8년 계약이 아니었다면 한화는 샐러리캡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을 가능성이 크다.
한편 미국 메이저리그(MLB)의 오타니 쇼헤이처럼 지불 유예에 대한 생각은 없었을까. 오타니는 LA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약 9226억 원)라는 북미 프로스포츠 사상 최대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계약 총액 97%에 달하는 6억 8000만 달러(약 8965억 원)는 2034년부터 2043년까지 10년 동안 무이자로 지급되는 '디퍼' 계약을 맺었다.
이전에도 디퍼 계약은 존재했지만 오타니와 같은 규모는 처음이다. 이로써 다저스는 선수단 운용에 숨통이 트였지만, 꼼수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일부러 지불 시점을 늦춰 절세 효과를 노린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한화 관계자는 22일 스포츠투데이와의 통화에서 "꼼수라서 그런 쪽으로 아예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스포츠투데이 김경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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