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활 타는 日증시…'사상 최고' 3만9000 뚫은 동력은

권영미 기자 2024. 2. 22.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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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닛케이평균 주가가 22일 사상 최고치를 34년 만에 경신했다.

일본 증시 닛케이225지수가 이날 오후 3만9000을 넘어서며 '버블 경제' 이후 최고가 아니라 말 그대로 사상 최고를 기록한 것이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 등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닛케이225지수는 전날 종가 대비 2% 오른 3만9098.68로 거래를 마쳐, 1989년 12월 29일 기록한 종가 기준 이전 최고치 3만8915.87와 장중 최고치 3만8957.44를 모두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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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증시 전광판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일본 닛케이평균 주가가 22일 사상 최고치를 34년 만에 경신했다. 일본 증시 닛케이225지수가 이날 오후 3만9000을 넘어서며 '버블 경제' 이후 최고가 아니라 말 그대로 사상 최고를 기록한 것이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 등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닛케이225지수는 전날 종가 대비 2% 오른 3만9098.68로 거래를 마쳐, 1989년 12월 29일 기록한 종가 기준 이전 최고치 3만8915.87와 장중 최고치 3만8957.44를 모두 웃돌았다. 일본 증시는 그간 이른바 '잃어버린 30년' 세월을 보내고 있었다. 일본 경제 자체는 나름의 호황과 불황을 반복했지만 증시 면에서는 30년간 이어진 긴 터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극적 반전은 지난해부터 이뤄졌다.

이번 주가 상승의 기점이 된 것은 지난해 4월 미국의 저명한 투자가 워런 버핏의 일본 방문이다. 버핏은 주가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다면서 일본의 5대 종합상사 주식의 지분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것은 장기간 '재팬 패싱'을 계속해온 해외투자자들에게 일본 주식 투자 재고를 재촉하는 계기가 됐다. 이 덕에 지난해 외국인 순매수는 3조1000억엔, 올해는 이미 2조엔을 넘었다.

일본 기업의 거버넌스(지배구조) 개선도 일본 증시로 관심이 다시 돌아오게 했다. 거버넌스 개선은 이전 아베 내각부터 10년 넘게 이어져왔다. 도쿄증권거래소(TSE)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이하인 기업들을 상대로 주가 부양안을 마련해오라고 요구했다. 효과는 자사주 매입 등으로 점차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일본 기업의 2023 회계연도 총 자사주 매입 규모는 9조7000억엔으로 이미 지난해 기록한 사상 최고치인 8조9000억엔을 넘어섰다. 최근 미쓰비시상사는 5000억엔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고, 캐논도 1000억엔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연간 자사주 매입 총액이 10조엔을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일본 경제의 '디플레이션 완전 탈출'에 대한 기대와 견조한 기업 실적 개선도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 SMBC 닛코 증권의 곤도 유이치로 사장은 블룸버그에 "상장 기업은 해외 진출등을 통해서 이익율을 개선시켜 오고 있어 글로벌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힘을 높여 왔다"고 말했다.

닛사이 연구소의 모리시타 치즈루 연구원은 "기업 실적 호조가 자사주 매입 증가의 원인인 것은 물론"이라며 "기업들은 도쿄증권거래소가 요구하는 자본 비용과 주가에 대응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스위스운용사 UBP인베스트먼트의 즈헤르 칸은 닛케이에 "사업 포트폴리오나 투자 판단이 근본적으로 개선되고 증배나 자사주 매입도 진행돼 주주환원이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요약하면 디플레이션 탈출과 상장기업의 기업 지배 구조 개선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기업들의 개선 노력이 합쳐지며 해외 투자자의 자금 유입이 지속돼 역사적인 전환점을 맞게 된 것이다.

닛케이신문에 따르면 히라노 겐이치 케이에셋 대표는 올해 말까지는 4만2000까지 닛케이지수가 올라갈 것이며 강세장이 2025년 말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일본 증시 강세의 다른 이유로 해외 자본의 탈중국에 따른 반사 이익도 꼽았다. 중국의 내수 부진과 신용 압박으로 투자자들이 이탈해 일본과 인도 증시로 옮겨온 것, 자본 통제를 받는 중국 본토 투자자들이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일본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 것도 일본 증시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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