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에 이어 이강인까지' 손흥민이 보여준 '리더'의 자세...해외 언론도 "쏘니의 품격 있는 메시지" 주목
[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한국 대표팀에서 불화를 겪었던 손흥민과 이강인이 화해했다. 해외에서도 이 사건을 주목했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비인 스포츠(Bein Sports)'는 22일(이하 한국시각) "손흥민과 이강인이 아시안컵에서 다툼을 벌인 뒤 SNS에 사과 글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강인은 2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지난 아시안컵 대회에서, 저의 짧은 생각과 경솔한 행동으로 인해 흥민이 형을 비롯한 팀 전체와 축구 팬 여러분께 큰 실망을 끼쳐드렸다"고 전했다.
한국은 2023 아시안컵 4강전에서 요르단에 0-2로 패해 탈락했다.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노렸던 한국은 요르단전 패배로 결승 진출에 실패하며 대회를 마감했다. 한국은 요르단을 상대로 유효 슈팅도 기록하지 못하는 고전을 펼친 끝에 완패를 당했다.
그러나 4강전을 앞두고 '원팀'으로 모여야 할 대표팀이 주장 손흥민에게 반기를 들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이강인을 비롯한 어린 선수들이 탁구를 치기 위해 일찍 저녁을 먹었고 이를 제지하려던 손흥민과 다툼을 벌였다. 손흥민은 손가락이 탈구되는 부상까지 입었다.
이강인은 이날 오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흥민이 형을 직접 찾아가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는게 중요하다 생각했고 긴 대화를 통해 팀의 주장으로서의 짊어진 무게를 이해하고 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어 "런던으로 찾아간 저를 흔쾌히 반겨주시고 응해주신 흥민이 형께 이 글을 통해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흥민이 형에게 얼마나 간절한 대회였는지 제가 머리로는 알았으나 마음으로 그리고 행동으로는 그 간절함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던 부분에서 모든 문제가 시작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강인은 "특히 흥민이형이 주장으로서 형으로서 또한 팀 동료로서 단합을 위해 저에게 한 충고들을 귀담아 듣지 않고 제 의견만 피력했다. 그날 식사자리에서 절대로 해서는 안될 행동을 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봐도 절대로 해서는 안될 행동이었다. 이런 점들에 대해서 깊이 뉘우치고 있다. 팀에 대한 존중과 헌신이 제일 중요한 것임에도 제가 부족함이 많았다"고 전했다.
비인 스포츠는 "이 사건은 한국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최근 몇 주 동안 아시안컵에서 부진한 성적 끝에 요르단과 준결승에서 패하는 등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이후 위르겐 클린스만은 해고됐지만, 손흥민과 이강인 사이에 다툼이 일어나는 등 팀 내부에 긴장감이 돌았다. 토트넘 홋스퍼 주장 손흥민은 이 사건으로 손을 다쳤다"고 밝혔다.
손흥민도 이강인을 용서했다. 그는 "오늘은 조금 무겁고 어려운 얘기를 하려고 한다. 강인이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저를 비롯한 대표팀 모든 선수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라며 "저도 어릴 때 실수도 많이 하고 안 좋은 모습을 보였던 적도 있었지만 그 때마다 좋은 선배님들의 따끔한 조언과 가르침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강인이가 이런 잘못된 행동을 다시는 하지 않도록 저희 모든 선수들이 대표팀 선배로서 또 주장으로서 강인이가 보다 좋은 사람,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옆에서 특별히 보살펴 주겠다. 내 행동도 충분히 질타 받을 수 있는 행동이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현명하고 지혜롭게 팀원들을 통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강인에 대한 걱정도 드러냈다. 그는 "그 일 이후 강인이가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 번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주시길 바란다. 대표팀 주장으로서 꼭! 부탁드린다"라고 요청했다. 대표팀 편 가르기 내용에 대해서는 "일각에서 나오는 이야기들 중에 대표팀 내 편 가르기에 대한 내용은 사실과 무관하며 우리는 늘 한 팀으로 한 곳만을 바라보려 노력해 왔다"고 주장했다.
비인 스포츠는 "이강인으로부터 사과를 받은 손흥민의 품격 있는 메시지다. 한국 대표팀에서 두 선수 사이의 긴장을 완화하기에 충분했다"고 전했다. 손흥민은 인스타그램을 언팔했던 김민재와 직접적인 충돌이 있었던 이강인까지 용서하는 '대인배'의 면모를 선보였다.
[손흥민, 이강인./손흥민 인스타그램,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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