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데뷔 앞둔 이정후, '최악의 FA 계약' 설문 2위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보는 MLB(미 프로야구) 관계자들 눈길이 곱지만은 않다.
미국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메이저리그 전현직 구단 임원, 감독, 코치, 스카우트 등 3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설문에 참여한 이들은 다양한 질문에 복수 응답했다.
2024시즌 빅리그 데뷔를 앞둔 이정후는 ‘최악의 FA 계약’ 부문 공동 2위(7표)였다. 선수의 기량보다 계약 내용, 즉 금액이 선정 기준이었다. 선수 30명이 1표 이상을 받았다.
작년까지 키움에서 뛰었던 이정후는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샌프란시스코와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약 1505억원)에 계약했다. 규모가 예상보다 컸을 뿐 아니라 4년을 뛰면 남은 계약을 해지하고 새 팀을 찾을 수 있는 옵트 아웃 조항까지 포함돼 선수에게 크게 유리한 조건이었다. 이 점 때문에 ‘너무 많은 돈을 들여 가성비가 나쁘다’는 평가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정후는 이미 2024 정규리그 개막전 1번 타자로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 선택을 받았다. 그는 스프링캠프 공식 훈련을 소화하면서 25일 열리는 시카고 컵스와 시범 경기를 준비 중이다.
이정후 동료인 우완 투수 조던 힉스(28)도 ‘최악의 FA 계약’ 항목에서 7표를 얻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옮겨온 힉스는 4년 4400만 달러(약 586억원)에 계약했다. 이 부문 1위는 8표를 받은 우완 투수 루커스 지올리토(30)다. 그는 보스턴 레드삭스와 2년 총액 3850만 달러(약 513억원)에 계약했다. 작년에 시카고 화이트삭스 등 3팀에서 뛰며 8승15패에 그친 선수에 대한 투자로는 과도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최고의 FA 계약’에선 올해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뛸 오타니 쇼헤이(30)가 25표로 1위, 야마모토 요시노부(26·투수)가 17표로 2위를 했다. 그런데 오타니도 ‘최악의 FA 계약’ 1표, 야마모토는 2표를 받았다. 이들의 계약 규모 역시 지나치게 부풀려졌다고 보는 응답자가 있었다는 뜻이다. 오타니는 10년 7억 달러(약 9322억원), 야마모토는 12년 3억2500만 달러(약 4328억원)에 사인했다.
이 밖에 ‘가장 전력이 좋아진 팀’ 항목에선 내셔널리그의 LA 다저스(31표)와 아메리칸 리그의 볼티모어 오리올스, 뉴욕 양키스(이상 24표)가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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