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향락용 대마 금지’ 박차…“연말까지 금지법 통과”

김서영 기자 2024. 2. 22.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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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방콕의 한 대마 상점이 지난 12일(현지시간) 고객들에게 보여줄 대마꽃을 준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향락용(기호용) 대마를 다시 금지하려는 태국이 올 연말까지 관련 법안을 통과시킬 계획이다.

촌난 스리깨우 태국 보건부 장관은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의회가 휴회에 들어가기 전인 10월말까지 향락용 대마 사용을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새 법안을 통과시키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음달 내각이 금지 법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촌난 장관은 “이는 아주 중요한 관심 사항이다. 법적 공백이 대마를 자유롭게 사용하도록 했고 오용을 방지할 규제가 충분치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마 ‘오용’은 의료나 건강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대마 사용이라고 정의했다. 촌난 장관은 “이 법안은 대마, 특히 대마꽃을 마약에 준해 통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태국은 2022년 6월 아시아 최초로 대마를 비범죄화했다. 대마를 마약류에서 제외하고 가정 재배도 허용했다. 애초 비범죄화를 통해 의료·보건용 대마 사용이 장려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실상은 달랐다. 의료용 대마가 2018년 이미 허용된 상태에서 비범죄화까지 이뤄지자 향락용 대마 공급과 사용이 급증했다. 전국에 대마 재배 열풍이 일면서 수천개의 대마 매장이 생겨난 데 이어 길거리에서도 손쉽게 구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소위 ‘대마 관광’ 증가도 문제로 불거졌다. 이처럼 지적이 이어지자 지난해 총선에서 대마 규제가 여야 주요 공약으로 등장했다.

새 법안에 따르면, 대마를 피우거나 사용하는 사람은 최대 벌금 6만밧(약 222만원)에 처해질 수 있다. 오락 목적으로 대마나 그 추출물을 판매하는 사람은 최대 징역 1년 및 벌금 10만밧(약 370만원)에 해당한다. 대마 상점은 기존 영업 허가가 만료될 때까지 계속 운영할 수 있지만 새 법을 준수해야 하며 유예 기간은 없다. 촌난 장관은 “대마를 더이상 오락용이나 파티에서의 재미를 위해 판매할 수 없다. 그렇다면 불법이므로 체포할 것”이라고 밝혔다.

완전한 대마 합법화를 주장하는 쪽에서는 새 법이 대마 산업을 다시 음지화하며 일자리 수천개를 위협할 것이라 우려한다. 태국 정부에 따르면, 정부에 공식적으로 등록된 대마 관련 사업체는 약 1만5000개다. 이에 대해 촌난 장관은 “공중 보건에 위험을 가할 수 있는 어떠한 경제 활동도 승인하지 않는다. 대마 자체를 불법화하는 것에 비하면 이 법안 자체도 이미 타협안”이라고 밝혔다.

하노이 | 김서영 순회특파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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