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앤팩트] 지방 그린벨트 20년 만에 대폭 해제...난개발 우려는?

윤해리 2024. 2. 22.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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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20년 만에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수도권을 제외한 6개 광역시의 그린벨트를 대폭 해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한 정책이지만, 대상 면적만 여의도의 837배에 달해 무분별한 난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윤해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울산에서 민생 토론회를 열고 대대적으로 그린벨트 해제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어제 민생 토론회가 열린 울산은 전체 행정구역의 4분의 1이 그린벨트로 묶여 있는 지역인데요.

이 가운데 개발이 원천적으로 막혀 있는 환경평가 1·2등급 면적 비율이 전체 80%를 차지해 그린벨트 해제에 대한 요구가 높았습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수도권을 제외한 6개 광역시 주변의 그린벨트를 대폭 해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린벨트 규제 혁신을 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특화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윤석열 / 대통령(어제) : 그린벨트 해제의 결정적 장애였던 획일적인 해제 기준을 20년 만에 전면 개편할 것입니다. 고도가 높거나 경사가 급하기만 해도 무조건 개발할 수 없게 막았던 획일적 규제를 없애겠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번에 그린벨트 해제가 예상되는 지역은 어디인가요?

[기자]

현재 전국에 묶여 있는 그린벨트는 전체 국토의 3.8%인 3,793㎢에 달합니다.

이 가운데 비수도권 그린벨트가 2,428㎢로 전체 60% 이상을 차지하는데요.

이번에 포함된 그린벨트 해제 대상 지역은 부산과 대구, 광주, 대전, 울산, 창원 등 6개 권역으로, 여의도 면적의 837배에 달합니다.

본래 이런 지역의 그린벨트를 개발하려면 광역도시별로 해제할 수 있는 총량이 정해져 있어서 범위 안에서 단계적으로 해제하는 게 원칙입니다.

하지만 정부는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특화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지역마다 할당된 총량과 관계없이 지자체가 그린벨트를 폭넓게 풀 수 있도록 했습니다.

지역 전략 산업은 지역별 특성에 맞춰서 유연하게 그린벨트를 해제할 수 있도록 총량 규정에 예외를 인정한 겁니다.

[앵커]

또 그동안 개발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했던 환경평가 1·2등급 지역도 그린벨트를 해제할 수 있도록 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그린벨트로 묶인 토지는 환경적인 보전 가치를 6개 지표로 나눠 각각 1등급부터 5등급까지 평가를 매기는데요.

기존에는 이 지표 중 한 개라도 1·2등급을 받으면 그린벨트를 해제할 수 없었습니다.

전국 그린벨트 가운데 1·2등급 지역이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 79.6%로, 창원과 울산은 이 비율이 특히 높아 80%를 넘는데요.

정부는 국가나 지역 전략 사업을 추진할 경우 환경평가 1·2등급 지역도 그린벨트를 해제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대신, 그린벨트를 해제하는 만큼의 대체 부지를 신규 그린벨트로 지정해야 합니다.

[앵커]

정부는 그린벨트 규제 완화와 함께 농지 규제 개선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죠?

[기자]

우선, 수직 농장을 농지에 설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수직 농장은 인공적으로 환경을 제어해 외부 환경과 기후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고도 일정한 규격의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인데요.

인공 토양과 태양광을 활용한 차세대 신산업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비닐하우스나 유리 온실처럼 농산물을 기르기 위한 시설이지만, 농지에 설치하려면 지목 변경 등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했는데요.

오는 7월부터 수직농장을 농지에 설치할 때 별도 제한을 두지 않기로 했습니다.

또 산업단지나 도로를 개발하고 남은 소규모 자투리 농지도 지역 주민들을 위한 복지시설이나 체육시설이 들어설 수 있도록 허용할 계획입니다.

이런 자투리 농지는 전국에 2만 천 헥타르로 추정됩니다.

또 도시민들이 주말에 농촌에 살면서 농촌 생활을 경험할 수 있는 '체류형 쉼터'를 도입할 예정입니다.

[앵커]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조치들인데 대대적인 규모라 난개발 우려가 나오지 않겠습니까?

[기자]

그린벨트 규제 완화는 법 개정 없이도 추진할 수 있는 사항인데요.

총선을 앞두고 발표된 정책이다 보니, 지역 민심을 의식한 무분별한 규제 완화가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경실련 등 시민단체에서도 그린벨트가 투기 수단으로 전락해 엄청난 개발이득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며 정부를 향해 정책 재검토를 촉구했습니다.

이에 대해 정부는 그린벨트 규제가 완화되면 지역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도할 수 있고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농지 규제 완화가 투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일축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한 훈 /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 주변 지역의 용도라든지 이런 여러 가지 다른 요인들이 (공시지가가) 결정되기 때문에 농업진흥지역 해제가 땅 투기로 이어진다는 우려는 크지 않다고 보고 있고요.]

실질적인 그린벨트 해제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될 거로 예상됩니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늦어도 5월까지 정부 지침 개정을 마치고 지자체별로 그린벨트 완화 수요를 조사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이런 절차를 거쳐 이르면 올해 3분기 그린벨트를 해제할 수 있는 지역 전략 산업 대상과 지역이 확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경제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YTN 윤해리 (yunhr092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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