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3개월 만에 세계탁구선수권대회 해설자로 돌아온 정영식 “다시 선수로 뛰고 싶네요”

황민국 기자 2024. 2. 22. 13:0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영식 |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 제공



탁구채를 내려놓은지 불과 3개월이 흐른 간판스타는 이제 마이크를 잡았다. 정영식(32)이 자신이 이름을 날렸던 그 무대에 방송사 로고가 박힌 정장과 함께 해설자로 돌아왔다.

정영식은 22일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중계석에서 취재진과 만난 그는 “이렇게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해설할 것이라 생각을 못해 긴장도, 걱정도 했다”면서 “재밌게 하고 있다”고 활짝 웃었다.

정영식은 이번 대회에서 KBS 공식 해설자로 활동하고 있다.

은퇴한지 얼마 안 된 그는 마치 현역 선수와 같은 심정으로 선수들의 플레이와 심리 상태를 분석해 시청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탁구 기술을 손쉽게 설명하는 것도 그의 장점이다. 마침 이번 대회는 정영식이 빼어난 활약을 펼쳤던 대회라 팬들에게 전달할 내용도 풍부하기 짝이 없다.

정영식은 세계탁구선수권대회만 10회 연속(2010~2019년) 참가했을 뿐만 아니라 남자 단체전 동메달 4개(2010년·2012년·2016년·2018년), 남자복식 동메달 2개(2011년·2017년)를 목에 걸었다.

정영식은 “선수로 출전하는 게 아니라 긴장감이 확실히 덜하다”면서 “경기를 보고 있으면 이렇게 큰 대회에서 팬들과 함께하는 것에 대한 부러움이 있다. 선수들의 부담을 아니 안타까움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한국 선수들 가운데선 정영식보다 나이가 많은 이상수(34·삼성생명)가 있다. 현역 시절 자신과 경쟁했던 이상수의 활약상을 해설하고 있는 정영식은 “나도 아직 뛸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상수형이 후배들한테 밀릴 수 있는 나이인데 노력으로 자기 자기를 계속 지키고 있다는 게 정말 대단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설할 때 관중석에서 응원 소리가 들리면 다시 선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선수를 그만두니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고 덧붙였다.

정영식이 놓아버린 탁구채에 대한 갈망은 하루 일과에서도 잘 드러난다. 자신의 해설 일정이 없을 땐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고, 일정이 잡힐 때 공부를 시작한다. 선수 시절 입에 붙은 용어를 해설에 쓸 수 있도록 정확하게 표현하는 게 어렵다고 미소를 지었다. 대신 정영식은 선수들의 ‘감정’을 잡아내는데 강점을 보여주고 있다. 정영식은 “큰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의 상황을 많이 겪어봤으니 선수가 지금 얼마나 긴장했는지, 마음이 편한지 바로 알 수 있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정영식은 이번 대회를 마치 경기를 뛰는 것 같은 심정으로 해설하고 있지만 실력에 대해선 냉정한 평가를 잊지 않았다. 그는 “남·녀 모두 3위 실력”이라며 “여자는 아쉽게도 8강에서 중국을 만나지만 실망하지 말고, 열심히 뛰어주면 좋겠다. 언젠가 결승 진출도 가능한 날이 올 것이라 믿고 있다. 목표는 우승”이라고 말했다.

선수들이 기적을 쓰려면 힘찬 응원이 필요하다. 탁구 도시인 부산에서 이 대회가 열리기에 기대감이 크다.

정영식은 “내가 지금껏 참가했던 대회들과 비교하면 이번 대회는 정말 최고”라면서 “사실 선수들의 노력과 성적은 다른 결과로 나올 수도 있다. 팬들이 열심히 응원하면서 탁구를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부산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