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녀 무전무자녀”…출생아 절반 이상이 ‘고소득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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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합계출산율이 0.78명으로 세계 최저 기록을 이어가는 가운데 가난한 집일수록 아이를 낳지 못하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태어나는 아이 중 절반 이상은 고소득층이며 저소득층 아이는 열 명 중 한 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 교수는 이 같은 데이터를 분석하면서 "결과적으로 모두가 아이를 낳지 않기 시작한 시대이지만 고소득층은 그래도 아이를 낳고 있고, 중산층은 아이 낳기를 주저하고 있으며, 저소득층은 아예 출산을 포기하기 시작했다고 추측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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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합계출산율이 0.78명으로 세계 최저 기록을 이어가는 가운데 가난한 집일수록 아이를 낳지 못하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태어나는 아이 중 절반 이상은 고소득층이며 저소득층 아이는 열 명 중 한 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6일 출간된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의 신간 ‘0.6의 공포, 사라지는 한국’에서 인용한 ‘소득 계층별 출산율 분석과 정책적 함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소득 수준별 출산율 차이가 벌어지는 추세로 나타났다.
출생아 100명 중 저소득층 가구가 9명이 채 안 된다는 의미다. 중산층 가구 비율도 같은 기간 42.5%에서 37.0%로 하락했다. 반면 고소득층 가구 비율은 46.5%에서 54.5%로 8%포인트 증가했다.
아이를 낳은 100가구 가운데 고소득층이 55가구로 절반이 넘는 것이다.
소득별 구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을 활용했다. 그에 따르면 중위소득의 75% 이하를 벌면 저소득층, 200% 이상을 벌면 고소득층이며 그 사이가 중산층이다.
이런 구분 기준에 따라 가계금융복지 조사 자료를 토대로 2021년 1인당 중위 소득(세후 기준)은 연 3174만원이다. 연간 2380만원 아래로 벌면 저소득층, 6348만원 이상 벌면 고소득층에 속한다.
정 교수는 이 같은 데이터를 분석하면서 “결과적으로 모두가 아이를 낳지 않기 시작한 시대이지만 고소득층은 그래도 아이를 낳고 있고, 중산층은 아이 낳기를 주저하고 있으며, 저소득층은 아예 출산을 포기하기 시작했다고 추측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이어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있지만, 이제는 ‘유전자녀, 무전무자녀’라는 말이 생길 수도 있겠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통해 2006년부터 지금까지 4차례에 걸쳐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내놨지만, 출산율은 뚜렷한 반등 없이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정 교수는 저출생·저출산 원인이 하나로 수렴하지 않으며 여기저기에서 모인 갖가지 사연과 이유가 장기간 얽혀 저출생 현상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돌봄 체제와 보편적 사회보장제도 등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대개조를 통해서만 저출생 위기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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