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어닥친 '물갈이 바람'…안갯속 민주당 광주 경선
(광주=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더불어민주당 1차 경선에서 광주 현역 의원 3명이 전원 탈락해 정치권은 물론 지역 사회에도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무난한 승리가 점쳐졌던 현역조차 결과가 뒤집히면서, 경선 결과에 나타난 민주당에 대한 텃밭 여론을 분석하느라 정치권이 분주해졌고 남은 경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22일 민주당에 따르면 1차 경선에서 광주 동남갑은 정진욱 당 대표 정무특보, 북구갑은 정준호 변호사, 북구을은 전진숙 전 청와대 행정관이 승리했다.
윤영덕·조오섭·이형석 의원은 모두 경선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예상을 뒤엎은 경선 결과에 대해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우선 물갈이를 요구하는 목소리와 현역에 대한 실망감과 반감이 가장 컸을 것이란 반응이다.
민주당 텃밭에서 전폭적 지지를 받고 당선된 국회의원들이 4년간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본 유권자들이 현 민주당 체제에 회초리를 들었다는 것이다.
현역의원들이 권리당원 확보에는 우세를 점했지만, 일반인 여론조사에서는 뒤진 것 등이 패인이 됐다는 점이 이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당 운영과 '사천' 공천으로 연일 잡음에 휩싸여 있는 민주당에 대한 지역민들의 부정적 시각이 현역 의원들에게 쏠렸다는 시각도 있다.
한 민주당 지방의원은 "의원 개개인의 의정 활동 성적표라기보다는 윤석열 정권에 맞서 제대로 싸우지 못했다는 민주당에 대한 불만이 현역 의원들에 대한 표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친명(친이재명)과 비명(비이재명계) 간 계파성, 지방선거 구도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경선에서 탈락한 현역 의원 3명 모두 '원조 친명'이라고 까지는 분류되지 않는 상황에, 상대 후보들은 '친명성'을 강하게 내보이며 지속해서 활동해 온 점도 이 지역 친명 지지자들에게 선택의 기준이 됐을 가능성도 있다.
또 컷오프된 이들이 1대1 구도의 경선 후보들을 지지하고 나서면서 이합집산이 이뤄진 점도 표 결과에 영향을 줬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동남갑에서는 여론조사에서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했던 오경훈 '이재명의 기본사회연구소' 소장이 정진욱 예비후보를 지지했고, 북구갑은 조오섭 의원의 오랜 라이벌인 문상필 전 광주시의원이 컷오프되자 정준호 예비후보에 힘을 실어줬다.
여기에 2년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의 역학 관계까지 맞물려 지역 단체장이나 정치권 인사 지지층 움직임도 있었을 것이라는 추정도 있다.
정준호 예비후보는 청년 가점 10%, 전진숙 예비후보는 여성 가점 25%를 적용받는 점도 원외 도전자들에게 유리한 변수로 작용했다.
광주 8개 지역구 중 3곳에서 일어난 '현역 물갈이'의 거센 바람이 남은 5개 선거구의 현역 의원들에게도 몰아닥칠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양향자 의원이 탈당한 서구을을 제외하고 이병훈(동남을)·이용빈(광산갑)·민형배(광산을)·송갑석(서구갑) 의원이 대기 중이다.
이병훈 의원은 오는 26∼28일 경선 투표에서 안도걸 전 기획재정부 차관과 맞붙는다.
민형배 의원도 같은 날 경선을 치른다. 김성진 전 산업통상자원부 대변인, 정재혁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과의 3인 경선이라 특정 후보가 50% 이상의 지지율을 얻지 못하면 오는 3월 결선 투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용빈 의원은 지난 21일 공천 심사 결과에서 박균택 전 광주고검장과의 2인 경선이 결정됐으며 경선 투표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송갑석 의원 지역구는 공천 심사 결과가 발표되지 않고 있는데, 대표적 비명계로 알려진 송 의원이 의정활동 평가 하위 20%에 포함되자 '비명계 찍어내기' 아니냐는 비판이 지역에서 일고 있다.
광주에 불어닥친 현역 물갈이 바람이 민주당 전체에 대한 실망으로 퍼져가면 남아있는 지역구 현역뿐만 아니라 본선에서도 현재의 예상과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광주는 37.7%의 역대 최저 투표율을 기록했다"며 "좋아서가 아니라 대안이 없어 민주당을 찍었던 지역 민심이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음을 이번 경선이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areu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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