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맞대결? 정말 영광이죠!” 18년 대선배 류현진 컴백, 1R 특급 루키는 꼭 1군에서 뛰고 싶다 [오!쎈 기장]
[OSEN=기장, 이후광 기자] KT 위즈의 특급 신인 원상현(20)에게 류현진(37)은 초등학교 시절 TV로만 보던 메이저리그의 슈퍼스타였다. 세월이 흘러 류현진이 친정 한화 이글스 복귀를 결심했고, 원상현은 올 시즌 18년 대선배와 함께 선발 맞대결을 펼치는 영광스러운 장면을 상상할 수 있게 됐다.
메이저리그 잔류와 친정 복귀를 놓고 장고를 거듭하던 류현진은 22일 한화 컴백에 합의했다. KBO 역대 최대 규모인 8년 총액 170억 원(옵트아웃 포함·세부 옵트아웃 내용 양측 합의 하에 비공개)에 계약했다. KBO리그를 평정하고 2013년 메이저리그 LA 다저스로 향해 통산 78승을 거둔 그가 12년 만에 전격 국내 복귀를 택한 것.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FA 시장의 미계약선수로 남아있었다. 부상 이력과 나이를 이유로 선수의 요구를 충족하는 오퍼가 들어오지 않았다. 지난달부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볼티모어 오리올스, 보스턴 레드삭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 선발 보강이 필요한 복수 구단과 꾸준히 연결됐지만 소문만 무성할 뿐이었다. 최근 선발 2명이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볼티모어가 유력 행선지로 언급되기도 했으나 이 역시 ‘설’에 그쳤다.
그런 가운데 지난 19일 한 매체가 류현진이 캐나다 토론토 자택의 짐을 한국으로 보내기로 결정했다는 보도가 나오며 한화 복귀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곧이어 류현진이 한화 복귀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들려왔고, 양 측은 세부 조건 조율 작업에 돌입했다.
류현진은 2013시즌을 앞두고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에 입단했다. 포스팅을 거쳐 해외로 진출한 선수는 국내 복귀 시 반드시 원소속팀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류현진은 다시 한화 유니폼을 입는다.
한화와 류현진은 역대 최고 대우인 170억 원 규모의 계약에 합의했다. KBO리그 다년계약 종전 최고액은 2023년 NC 다이노스에서 두산 베어스로 컴백한 양의지의 4+2년 152억 원이었다.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뛰다 2022년 KBO리그로 돌아온 김광현은 4년 151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류현진 복귀는 데뷔를 앞둔 신인 선수들 사이에서도 큰 화제거리가 됐다. KT 1차 스프링캠프지인 부산 기장군 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만난 신인 원상현은 “류현진 선배님 복귀 기사를 보고 캠프에서 친구들끼리 이야기를 많이 했다”라며 “사실 한 번도 뵌 적이 없다. 내 나이도 그렇고 지역도 부산이다. 어릴 때 TV 또는 부모님과 함께 간 야구장에서 본 선배님과 같이 야구를 할 수 있어 신기한 마음이 크다”라고 말했다.
류현진이 2013년 메이저리그로 향할 당시 원상현은 초등학교 3학년이었다. 그는 “그 때부터 야구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지만 여기까지 올라온 게 신기하다”라며 “류현진 선배님은 TV 속 메이저리그 중계로만 볼 수 있는 사람이었다. 중계를 엄청 많이 봤다. 시간이 정말 빠르고, 올해 직접 볼 수 있게 돼 뿌듯하기도 하다”라고 놀라워했다.
데뷔 시즌 목표가 1군 입성이었던 원상현은 류현진의 복귀로 더 큰 동기부여가 생겼다. 1군에서 야구를 해야만 대선배 류현진을 직접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원상현은 “1군에 올라가야 류현진 선배님을 볼 수 있다. 추신수(SSG) 선배님도 마찬가지다. 신기한 마음이 크다”라고 전했다.
원상현은 2024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7순위로 KT 선택을 받았다. 당시 KT 구단은 “원상현은 탁월한 운동 능력을 바탕으로 최고 구속 150km의 강속구와 안정적인 변화구를 갖춘 우완 투수다. 마운드에서 공격적인 투구 등 경기운영 능력도 우수한 즉시 전력감 투수다”라며 원상현을 향한 기대를 한껏 드러냈다.
원상현은 고교야구 전국대회 영웅 출신이다. 2학년이었던 2022년 9월 13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50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강릉고와의 결승전에 선발 등판해 8⅓이닝 3피안타 3볼넷 5탈삼진 무실점 105구 역투 속 부산고 우승 주역으로 우뚝 섰다. 추신수(SSG), 정근우(은퇴) 등 1982년생이 활약했던 2000년 대통령배 우승 이후 22년 만에 전국 제패를 이끈 순간이었다. 최우수선수상, 우수투수상은 당연히 그의 차지였다.
원상현은 기장 스프링캠프에서도 기량을 인정받으며 5선발로 데뷔 시즌을 출발하게 됐다. 오는 6월 부상 복귀가 예정된 소형준이 돌아오기 전까지 공백을 메우는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 아울러 5선발 보직을 따내며 류현진과도 선발 맞대결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원상현은 “류현진 선배님은 내가 비빌 수 있는 선수가 절대 아니지만 선발 맞대결을 하게 된다면 정말 영광일 것 같다. 엄청 신기하다는 말밖에 안 나온다. 정말 신기하다”라고 설렘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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