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식 오타니 계약?···한화, 38세 류현진과 ‘8년’을 약속한 이유[스경x이슈]

김은진 기자 2024. 2. 22.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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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22일 한화와 입단 계약해 한화 유니폼을 입고 박찬혁 이글스 대표이사와 기념촬영 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가 류현진(37)과 8년 계약을 했다. 1987년생으로 한국나이 38세인 류현진의 나이를 감안하면 매우 파격적인 계약이다.

한화는 21일 류현진과 8년 170억원에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계약에는 옵트아웃이 포함돼 있다. 류현진은 이로써 12년 만의 KBO리그 복귀를 공식화 했다.

한화는 “계약에 따라 류현진은 만 37세로 올 시즌을 시작해 만 44세(2031년)까지 한화이글스 선수로 출전하게 된다. 류현진이 계약기간을 모두 채우게 되면 한화이글스 송진우가 기록한 최고령 경기 출장 기록인 43세 7개월 7일을 넘어 한국 프로야구의 새로운 기록을 갖게 된다”며 계약에 한화의 상징성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실질적으로는 샐러리캡도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

미국 진출 전 마지막 시즌, 2012년의 한화 류현진. 연합뉴스



류현진은 2012년 시즌을 마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이 아닌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나갔다. 돌아오는 지금의 KBO리그에서 신분 역시 FA가 아니다. 이에 따라 계약금 없이 170억원은 모두 연봉으로 지급돼야 한다. 4년 계약을 할 경우 평균 40억원 이상이 류현진 한 명의 연봉으로 들어간다.

한화의 2023년 연봉 상위 40명 합계 금액은 85억3100만원이었다. 샐러리캡 기준 금액이 114억2638만원이라 28억9538만원의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한화는 류현진의 시즌별 연봉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다르게 배분을 했다. 그러나 일단 계약기간을 8년으로 설정하면서 평균 연봉은 21억2500만원이 된다.

메이저리그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계약을 연상해볼 수 있다. 오타니는 전세계 스포츠 사상 최대인 10년 7억 달러에 다저스와 계약했지만 그 중 98%인 6억8000만 달러를 10년 뒤 받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전례 없었던 지불유예 방식을 택했다. 구단의 부담을 덜어준 것이다.

KBO리그에서는 오타니 계약 같은 지불 유예 시스템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샐러리캡으로 인해 이미 일부 구단들이 시도하려 했으나 허용되지 않은 사항이다. 한화는 류현진과 8년 계약을 합의했다. 류현진 역시 오랫동안 이글스의 상징으로서 대기록에 도전해보겠다는 데 의미를 두고 계약기간 8년을 받아들였다. 샐러리캡을 고려해야 하는 구단의 현실도 고려한 결정이다. 한화는 이를 통해 평균 연봉 규모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었다.

한화 이글스 제공



최근 KBO리그 최고 연봉은 메이저리거의 한국 복귀 과정에서 연속으로 깨졌다. 추신수가 2021년 SSG에 입단하면서 연봉 27억원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썼다. 2022년에는 김광현이 역시 SSG로 복귀하면서 4년 151억원에 계약, 첫해 연봉 81억원을 기록했다. 구단의 샐러리캡을 고려한, 다시 깨지기 어려운 최고 연봉 ‘강제 기록’이었다. 류현진은 총액에서는 170억원으로 역대 리그 최고액 기록을 썼다. 그러나 연봉에서는 흔쾌히 구단 사정을 공유하고 사인했다.

손혁 한화 단장은 “첫째로는 류현진이 그만큼 충분히 던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구속형이 아니라 제구형, 수 읽기 스타일의 투수이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판단한다”며 “삼성의 오승환이 이번 시즌을 마치면 류현진의 계약 7년째랑 같다. 거기서 1년 더 하면 송진우 선배 기록 넘게 되는 것이다. 영원한 한화맨으로 인식되는 것도 매우 의미있다고 구단은 판단했다. 물론 샐러리캡도 충분히 고민은 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170억원은 모두 보장액이다. 한화는 일단 류현진이 8년 계약 기간을 다 채울 것으로 기대하고 계약했다. 류현진도 빅리거에서 KBO리거로 돌아와 이글스와 종신계약 한다는 뜻으로 사인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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