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메이드 인 코리아'로 MLB서 독수리 둥지로 돌아온 류현진

장현구 2024. 2. 22.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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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최초로 신인상-MVP 동시 석권해 화려한 '괴물의 시대' 예고
2013년 포스팅 최대 계약으로 MLB 진출 후 2020년 한국인 투수 최대 FA 계약
18년 한미 프로 통산 176승·2천172탈삼진…200승·2천500탈삼진 대기록 앞둬
2006년 신인 때 위력적인 투구 뽐낸 류현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코리안 특급' 박찬호(은퇴)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한국인 빅리거 이정표를 세운 선구자라면 류현진은 한국프로야구 출신 선수로는 처음으로 빅리그에 직행해 '메이드 인 코리아'의 위상을 높인 개척자다.

'메이드 인 코리아'에는 한국 고교 야구가 낳고, 한국 프로야구가 길렀다는 뜻이 담겼다.

박찬호의 뒤를 이어 김병현, 서재응, 김선우, 최희섭 등 수많은 아마추어 야구 영재가 한국프로야구 KBO리그를 거치지 않고 곧장 미국으로 넘어가 코리안 메이저리거 전성시대를 열었다.

류현진은 고교 졸업 후 KBO리그에서 프로 데뷔해 한국 야구의 간판 투수로 이름을 날린 뒤 빅리그로 옮긴 뒤에도 성공 가도를 달려 한국 야구 선수 해외 도전사의 또 다른 페이지를 열었다.

다저 블루 시절 류현진의 역투 [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자료사진]

한국 프로 무대에서 검증을 마친 류현진이 빅리그에서도 호평받은 덕분에 강정호, 박병호·황재균(이상 kt wiz), 김광현(SSG 랜더스), 양현종(KIA 타이거즈)이 큰 걸림돌 없이 미국에 진출했다.

그 길을 따라 걸어간 김하성·고우석(이상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KBO리그 출신 빅리거로 맥을 이어간다.

어느덧 프로 19년 차인 류현진은 프로 입문 때 얻은 '괴물'이라는 애칭처럼 공을 던질 때마다, 팀을 옮길 때마다 몬스터다운 깊고도 넓은 발자국을 한국과 미국 야구사에 뚜렷하게 새겼다.

류현진은 인천 동산고 2학년 때 왼쪽 팔꿈치를 수술한 바람에 2006년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연고 구단인 SK 와이번스(현 SSG)의 1차 지명을 못 받고 2차 1라운드 2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신인상과 MVP를 동시에 거머쥔 류현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자질을 일찌감치 알아챈 김인식 전 감독의 배려로 2006년 입단과 동시에 선발 투수로 뛴 류현진은 그해 18승 6패, 평균자책점 2.23, 탈삼진 204개를 올려 다승, 탈삼진, 평균자책점 3대 타이틀을 석권하고 역대 신인으로는 최초로 리그 최우수선수(MVP)와 신인상을 동시에 받았다.

투수 부문 골든 글러브도 끼어 명실상부한 괴물의 시대를 열었다. 류현진의 등장은 곧 200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진출과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 WBC 준우승으로 이어지는 한국 야구 전성기로 이어졌다.

한화에서 뛴 7년간 연평균 181이닝을 던지며 통산 98승(52패), 탈삼진 1천238개, 평균자책점 2.80을 남긴 류현진은 탈삼진왕 5번, 평균자책점 1위 두 차례 등의 수상 실적을 남기고 구단의 허락을 얻어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거쳐 2013년 MLB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 진출했다.

류현진이 다저스와 계약할 때 연봉으로 받은 6년 3천600만달러와 다저스가 류현진과 독점 협상을 따내기 위해 투자한 포스팅 비용(한화에 줄 이적료) 2천573만7천737달러는 모두 한국인 포스팅 사상 최고 액수였다.

류현진은 지난해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천300만달러에 계약하기 전까지 10년간 한국인 포스팅 최대 계약 기록을 보유했다.

다저스에서 전성기 보낸 류현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류현진은 다저스 유니폼을 입자마자 그해 14승을 거두고 이듬해에도 14승을 추가하며 다저스 선발진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리매김했다.

왼쪽 어깨와 팔꿈치에 잇달아 메스를 대 통째로 쉰 2015년을 제외하고 2019년까지 류현진은 다저스에서 통산 54승(33패), 평균자책점 2.98의 준수한 성적으로 KBO리그 출신의 명예를 높였다.

한화에서 갈고 닦은 체인지업에 다저스에서 새로 배운 컷 패스트볼을 장착해 남다른 빅리그 적응력으로 승승장구한 류현진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고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 8천만달러에 계약해 서부에서 동부로 터전을 옮겼다.

위풍당당한 토론토 1선발 시절 류현진 [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자료사진]

8천만달러 역시 박찬호가 2002년 텍사스 레인저스와 5년간 계약할 때 받은 6천500만달러를 넘는 역대 MLB 한국인 투수 FA 최고 액수였다.

또 2014년 텍사스와 7년 1억3천만달러에 사인한 타자 추신수(현 SSG)에 이어 한국인으로는 두 번째로 거액을 받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단축 시즌과 같은 외부 요인, 내셔널리그 서부지구보다 치열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의 실력, 두 번째 팔꿈치 수술 등으로 류현진은 토론토에서 다저스 시절만큼 빛나진 않았다.

그래도 2021년 통산 네 번째로 시즌 최다인 14승을 수확하는 등 토론토에서 4년간 24승 15패, 평균자책점 3.97을 올려 빅리그 통산 승수를 78승(48패)으로 늘리고 평균자책점 3.27, 탈삼진 934개라는 우수한 성적으로 마무리했다.

류현진은 한미 프로 통산 176승, 탈삼진 2천172개를 남겨 한화와의 계약 기간 200승, 2천500탈삼진 대기록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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