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8년 170억 한화행…44살까지 ‘이글스 맨’
류현진(37)이 12년 만에 다시 ‘독수리’가 됐다. “힘이 있을 때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한화 이글스는 22일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류현진과 8년 170억원(옵트아웃 포함 · 세부 옵트아웃 내용 양측 합의로 비공개)에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계약에 따라 류현진은 만 37살로 올 시즌을 시작해 만 44살(2031년)까지 한화 선수로 뛰게 된다. 만약 류현진이 계약 기간을 모두 채우게 되면 역시 한화 출신의 송진우가 기록한 최고령 경기출장 기록인 만 43살7개월7일을 넘어 KBO리그 새로운 기록을 갖게 된다. 총액 170억원은 리그 역대 최고액 계약이다. 이전까지는 양의지(두산 베어스)가 2022년 말 엔씨(NC) 다이노스에서 두산으로 적을 옮길 때 받은 152억원(4+2년)이 최고액이었다.
류현진은 2006년 한화에서 프로 데뷔했으며 2012년 말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2573만7737달러)을 통해 메이저리그로 진출했다. 메이저리그 진출 전까지 그의 KBO리그 통산 기록은 7시즌 190경기 출전, 98승5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0이었다. 특히 데뷔해였던 2006년 투수 트리플 크라운(다승·탈삼진·평균자책점 1위)을 달성하며 리그 출범 최초로 신인왕과 최우수선수상(MVP)을 동시에 받았다. ‘괴물’이라는 칭호가 붙은 이유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엘에이(LA) 다저스에서 빅리그 데뷔 뒤 에프에이(FA) 자격을 얻어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이적했었다. 메이저리그 통산 기록은 78승48패 평균자책점 3.27. 다저스 소속이던 2019년에는 14승5패 163탈삼진 평균자책점 2.32의 성적으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 2위에 오르기도 했다.
한화는 류현진과 메이저리그 구단 간 계약이 지지부진하자 1월 중순부터 치밀하게 류현진 영입을 준비했다. 양측은 16일 저녁 직접 만나 얘기를 나누면서 협상에 급물살을 탔다. 류현진은 국내에서 2024시즌을 준비하고 있었다. 한화 스프링캠프지인 호주 멜버른에 있던 손혁 단장은 18일 급거 귀국하기도 했다.
한화 구단 측은 “박찬혁 대표이사를 필두로 손혁 단장, 손차훈 전력 강화 코디네이터, 최홍성 전략팀장 등 프런트의 전사적인 협업이 빛을 발하면서 이번 계약이 성사될 수 있었다. 특히 손혁 단장은 지난해부터 선수와 지속적인 만남을 가지며 국내 복귀를 설득해왔다”고 밝혔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오퍼를 받기는 했으나 보장액보다 옵션이 더 많았다. 팔꿈치, 어깨 수술 경력과 적지 않은 나이가 걸림돌이 됐다. 류현진은 2022년 6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뒤 지난 7월 빅리그에 복귀했었다. 복귀 뒤 성적은 3승3패 평균자책점 3.46.
류현진은 구단을 통해 “KBO리그 최고 대우로 돌아올 수 있게 해준 구단에 감사드린다”라며 “한화 이글스는 지금의 내가 있게 해준 고마운 구단이다. 메이저리그 진출 때부터 꼭 한화 이글스로 돌아와 보답하겠다고 생각했고, 미국에서도 매년 한화를 지켜보며 언젠가 합류할 그 날을 꿈꿨다, 그리고 지금 그 약속을 지키게 돼 기쁘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력보강과 젊은 선수들의 성장으로 우리 팀도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전력을 갖췄다고 생각한다. 팬 여러분께 올 시즌에는 최대한 길게 야구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동료들과 함께 열심히 뛰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한화는 류현진의 복귀가 문동주, 김서현, 황준서 등 잠재력 있는 어린 투수들에게 큰 자극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류현진은 23일 오전 일본 오키나와로 출국해 한화 2차 캠프에 합류하게 된다. 한화 선수단은 멜버른에서 1차 캠프를 마치고 귀국한 뒤 21일 오키나와로 출국한 상태다.
한편, 류현진은 지난 시즌 뒤 한화에 합류한 동갑내기 포수 이재원과 프로 처음으로 한솥밥을 먹게 됐다. 2006년 신인드래프트 당시 선택권이 있던 에스케이(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는 우선 지명으로 류현진을 거르고 이재원을 지명하면서 이들은 항상 비교 대상에 있었다. 류현진은 인천 동산고, 이재원은 인천고 출신이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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