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몰락' 지켜봤던 류현진, '강팀 한화' 구축 선봉장될까[초점]

[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괴물' 류현진(36)이 돌아왔다. 행선지는 친정팀 한화 이글스. 한화의 몰락을 두 눈으로 지켜봤던 류현진이 과연 한화의 강팀 도약을 이끌지 주목된다.

한화는 22일 "류현진과 8년 총액 170억원(옵트아웃 포함·세부 옵트아웃 내용 양측 합의 하에 비공개)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KBO리그 역대 최대 규모의 계약이다. 종전 기록은 양의지가 두산 베어스와 맺었던 4+2년 152억원이다.

더불어, 한화는 류현진재단과 MOU를 체결, 유소년 야구 발전 등 사회공헌활동을 공동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

류현진은 2006년 2차 1라운드 한화 이글스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데뷔 첫해 18승6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23을 기록하며 '괴물'의 등장을 알렸다. 그 해 류현진은 투수 트리플 크라운(탈삼진·평균자책점·다승 1위) 및 정규시즌 MVP를 차지했다.

류현진은 이후 2012년까지 한화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미국 진출 전 마지막 시즌인 2012시즌을 제외하고 6년간 10승 이상을 거두며 KBO 대표 좌완 선발투수로 자리매김했다. 류현진의 KBO리그 통산 성적은 190경기 출전 98승5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0이다. 류현진은 2012시즌이 끝난 후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로 진출했다.

이런 특급 선발투수가 있었지만 한화는 류현진이 있었던 2006년부터 2012년까지 단 두차례 밖에 가을야구에 진출하지 못했다. 2009년과 2010년에는 최하위에 머물렀다. 김태균과 이범호가 일본 리그로 떠나고 급격한 선수단 노쇠화와 세대 교체에 실패한 탓이었다.

류현진은 이후 2012년 말 한화를 떠났다. 하지만 한화는 이후에도 약팀 이미지를 벗지 못했다. 2018년 정규시즌 3위로 가을야구에 진출했지만 한낱 신기루에 불과했다. 한화는 다시 익숙한 위치로 돌아갔고 2020년부터 2022년 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무르는 등 힘든 시기를 보냈다.

그러나 조금씩 팀은 달라졌다. 차곡차곡 미래를 위한 초석을 다졌다. 앞선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착실하게 미래를 준비했다. 그리고 지난해 문동주와 노시환이 알을 깨면서 조금씩 한화의 미래도 희망적으로 변했다. 여기에 팀 내 부족했던 고참 선수들을 FA로 영입하면서 젊은 선수들의 정신적 지주를 확보했다.

여기에 화룡점정으로 류현진이 합류했다. 이미 문동주, 김서현, 황준서 등 초특급 유망주들이 많은 상황에서 '게임 체인져'이자 정신적 지주가 될 수 있는 선수가 왔다. 타선도 지난 5년중 가장 강력하다고 평가받는 상황. 류현진 합류로 이제 한화는 어엿한 '강팀'으로 평가받기 시작했다.

류현진은 한화 시절 소년 가장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었다. 빈약한 타선 지원과 처참한 팀 사정으로 인해 생긴 슬픈 별명이었다. 그러나 다시 돌아온 한화는 이제 미래가 창창한 강팀의 기틀을 갖췄다. 류현진의 합류로 약점도 사라졌다. 류현진이 강팀 한화의 서막을 알릴 수 있을까. 상황은 긍정적이다.

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simtong96@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