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에서 '코리안 몬스터'로…韓 야구의 힘 과시한 류현진의 11년
류현진(36·한화 이글스)이 KBO 리그에서 뛰었던 7시즌은 화려했다. 최초의 역사들이 이를 증명한다. 메이저리그 LA 다저스는 지난 2012년 11월 공개 입찰 방식으로 진행된 포스팅에서 류현진과 단독 교섭권을 얻기 위해 2573만7737달러 33센트를 투자했다. 한국 프로야구 출신 선수 가운데 역대 최고의 가치였다.
류현진은 연봉 협상 마감시한 직전에 다저스와 6년 총액 36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 특유의 밀고 당기기로 미 현지 언론의 예상을 뛰어넘는 규모의 계약서를 완성했다.
류현진은 2013시즌 데뷔 후 2년 연속 14승을 달성하며 메이저리그에 성공적으로 연착륙 했다.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모습이 잘 눈에 띄지는 않았지만 덕아웃에서 야시엘 푸이그, 후안 유리베 등 동료들과 익살스러운 모습을 여러 차례 연출하기도 했다. 그는 늘 친근한 동료라는 평가를 받았다.
류현진은 빅리그 3년 차 시즌을 앞두고 어깨 수술을 받으며 잠시 숨을 골랐다. 2016년에는 팔꿈치 괴사 조직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세 시즌 동안 총 41경기 등판에 그쳤다. 이때부터 '유리 몸'이 아니냐는 혹평이 나오기 시작했다.
류현진은 2019시즌 화려하게 부활했다. 14승 5패를 기록했고 평균자책점 2.32로 메이저리그 전체 1위를 차지했다.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제이콥 디그롬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만약 8월 말부터 시작된 부진이 없었다면 충분히 수상을 노려볼 수 있었다. 그만큼 화려하면서도 압도적인 시즌이었다.
류현진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시속 145km 전후였다. 메이저리그 선발 중 하위권에 해당하는 속도였다. 그러나 류현진은 정교한 제구력과 다양한 구종 구사 능력을 바탕으로 타자들을 압도했다. 당시 메이저리그는 '플라이볼 혁명'의 영향으로 홈런이 쏟아지던 시기였다. 류현진은 타자들의 타이밍을 흔드는 경기 운영 능력으로 이를 억제할 수 있었다.
2019시즌은 류현진에게 많은 것을 안겼다. 류현진은 2020시즌을 앞두고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 총액 8000만 달러에 계약했다. 당시 기준으로는 토론토가 외부 자유계약선수(FA) 투수와 체결한 역대 최대 규모의 계약이었다. 토론토가 리빌딩을 뒤로하고 '윈 나우(win now)' 체제로 전환한다는 선언과도 같았다.
류현진은 코로나19의 영향 때문에 단축 시즌으로 진행된 2020시즌 5승 2패 평균자책점 2.69(12경기 등판)를 기록하며 에이스의 몫을 톡톡히 해냈다. 4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기여했다. 다만 포스트시즌 무대에서는 부진했다.
2021시즌에는 후반기 부진이 있었지만 14승 10패 평균자책점 4.37의 성적으로 나름의 역할을 했다. 이때 토론토는 정규리그에서 91승을 거두고도 가을야구에 가지 못했다. 이후 류현진은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고 에이스의 지위도 내려놓았다.
류현진은 지난해 복귀해 11경기에서 3승 3패 평균자책점 3.46을 기록, 여전히 경쟁력이 있음을 증명했다. 대형 계약까지는 아니더라도 메이저리그에 잔류할 기회는 충분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는 더 늦기 전에 친정팀인 한화 이글스로의 복귀를 선택했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시기는 거포의 시대였고 강속구의 시대였다. 류현진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성공적인 경력을 쌓아나갔다.
타자가 류현진의 패턴에 익숙해지면 특유의 조정 능력을 발휘해 활로를 뚫었다. 초창기에는 슬라이더의 속도를 조절해 타자들을 현혹했고 작년에는 시속 100km의 커브를 선보여 현지 중계진의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다.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의 조합은 그의 대표적인 무기였지만 구종 간 위력의 편차는 크지 않아 타자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정교한 제구력은 기본 옵션이었다.
류현진의 건재한 능력, 그가 메이저리그에서 쌓은 경험은 올해부터 한화 이글스의 무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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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세운 기자 she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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