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 8년 170억원 쾅!' 류현진, 한화행 공식발표…"한화 온다는 약속 지켜 기쁘다" [오피셜]

이종서 2024. 2. 22.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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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한화 이글스
한화 이글스 시절 류현진. 스포츠조선DB
류현진이 11일 오전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한화 선수단과 작별 인사를 나눴다. 투수조와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 대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괴물' 류현진(37)이 돌아왔다.

한화 이글스는 20일 류현진과의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8년 총액 170억원(옵트아웃 포함·세부 옵트아웃 내용 양측 합의 하에 비공개) 규모다.

한화와 류현진재단은 MOU를 체결, 유소년 야구 발전 등 사회공헌활동을 공동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 류현진은 23일 한화 2차 스프링캠프지인 일본 오키나와에 합류한다.

류현진은 계약 후 "KBO리그 최고 대우로 돌아올 수 있게 해준 구단에 감사드린다"라며 "한화이글스는 지금의 내가 있게 해준 고마운 구단이다. 메이저리그 진출 때부터 꼭 한화이글스로 돌아와 보답하겠다고 생각했고, 미국에서도 매년 한화를 지켜보며 언젠가 합류할 그 날을 꿈꿨다, 그리고 지금 그 약속을 지키게 돼 기쁘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력보강과 젊은 선수들의 성장으로 우리 팀도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전력을 갖췄다고 생각한다"며 "팬 여러분께 올 시즌에는 최대한 길게 야구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동료들과 함께 열심히 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12년 만에 다시 한화 유니폼을 입는다.

2006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류현진은 첫 해부터 '괴물'로 이름을 날렸다. 30경기에 나와 18승6패 평균자책점 2.23을 기록하며 평균자책점 1위, 다승 1위, 탈삼진 1위(204개)를 기록하며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신인왕과 정규시즌 MVP는 류현진의 몫이었다.

뛰어난 구위는 물론 정교한 제구까지 갖춘 류현진은 KBO리그에서 그야말로 '언터처블'이었다. 2012년까지 7년 동안 190경기에 나와 98승52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2.80을 기록했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등 국가대표로도 활약하며 KBO 최고 에이스로 이름을 날렸다.

2012년 시즌을 마친 뒤 류현진은 포스팅 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당시 포스팅 시스템은 가장 높은 포스팅비를 써낸 구단과 단독 협상으로 진행되는 구조. 다저스는 류현진의 이적료로 2573만7737달러33센트(약 343억원)을 제시해서 협상권을 따냈다.

LA 다저스 시절 류현진. AP연합뉴스

다저스로부터 6년 총액 3600만 달러(약 480억원)라는 화끈한 대우를 받은 류현진은 괴물 같은 활약을 이어갔다. 첫 해부터 30경기에서 14승8패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했다. 다저스는 류현진이 등판한 30경기에서 19승11패를 기록하는 등 좋은 호흡을 자랑했다. 류현진의 14승은 릭 서트클리프(17승)에 이어 LA 다저스 신인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승리다. 또한 승률 0.636은 다저스 신인으로는 5번째로 좋은 기록이다. 그해 류현진은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선발 등판을 하기도 했다.

2014년에도 14승을 거두며 메이저리그에 성공적으로 정착했지만, 어깨 부상 등으로 2015년 등판이 없었고, 2016년도 1경기 등판에 그쳤다.

2017년 5승, 2018년 7승을 올리면서 점차 페이스를 찾아간 류현진은 2019년 29경기에서 14승5패 평균자책점 2.32를 기록했다. 2019년 사이영상 투표 2위에 오르는 등 최고의 주가를 올린 류현진은 그해 12월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 총액 8000만 달러(약 1068억원)에 계약해 새출발을 했다.

코로나19로 시즌이 절반밖에 치러지지 않는 등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류현진은 2021시즌까지 확실한 에이스였다. 2020년에는 12경기에서 5승2패 평균자책점 2.69. 2021년에는 14승10패 평균자책점 4.37을 기록했다.

또다시 몸이 말썽이었다. 2022년 6월 팔꿈치 수술을 받은 그는 지난해 중순 복귀했다. 11경기에 등판한 그는 3승3패 평균자책점 3.46의 성적을 남겼다. 예전만큼 '에이스급'은 아니지만, 충분히 준수한 선발 자원으로 평가받을 기량이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시절 류현진. AP연합뉴스

토론토와 4년 계약이 끝난 그는 다시 FA 자격을 얻었다. 류현진이 시장에 나올 때까지만 해도 메이저리그 잔류가 유력했다. 류현진의 에이전스트는 '악마의 에이전트'라고 불리는 스콧 보라스. 그는 지난해 12월초 열린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에서 취재진을 만나 "내년에도 류현진은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 뛰고 있을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슈퍼 에이전트'도 얼어붙은 시장을 녹이기에는 역부족이었을까. 대부분의 구단이 스프링캠프에 돌입하고, 시범경기가 다가오는 시점에도 류현진의 계약 소식을 들리지 않았다.

여전히 현지 언론에서는 류현진의 가치를 높게 바라봤다. MLB닷컴은 'FA 시장에 남아 있는 우수한 선수가 많이 남아 있다'라며 '류현진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모든 팀의 선발 로테이션을 강화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조명했다.

김하성과 고우성이 뛰고 있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부터 '친정팀' LA 다저스, 볼티모어 오리올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등 선발 보강이 필요한 팀에 류현진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뉴욕 포스트 존 헤이먼 기자는 이날 '오리올스에는 마이클 로렌젠과 류현진이 너무 잘 어울린다. 마이크 클레빈저와 리치 힐, 에릭 라우어도 메이저리그 계약을 할 수 있는 후보들'이라며 '파드리스, 트윈스, 파이어리츠도 선발투수를 찾고 있다. 류현진은 여전히 샌디에이고가 찾는 후보'라고 조명하기도 했다.

1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와 LG의 한국시리즈 5차전 경기, 김성근, 김응용, 김인식 감독이 시구자로 박경완, 장채근, 홍성흔이 시포자로 나섰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

현지 언론에서는 단년 계약에 1000만 달러 안팎의 조건을 예상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선택지는 하나씩 지워졌다. 류현진의 행선지로 가장 적합하다고 평가를 받았던 샌디에이고 또한 후보에서 밀려나는 모습이었다. 디 애슬레틱은 '좌완 선발이 부족한 파드리스는 그동안 베테랑 류현진과 협상을 벌여왔지만, 생애 두 번째 토미존 수술을 받고 돌아온 류현진에 대해 스캇 보라스는 디스카운트된 조건을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고 전했다.

더디게 진행되는 FA 협상 속에서 한화는 꾸준하게 '러브콜'을 보내왔다. 올해 뿐 아니라 지난해에도 류현진을 향한 한화의 관심은 뜨거웠다.

어느정도 대우를 해줄 준비도 마쳤다. 메이저리그 규모는 아니지만, 역대 최고액을 일찌감치 설정했다. 샐러리캡 계산도 마쳤다. 이전까지 해외파 선수 복귀 최대 금액은 2022년 메이저리그 생활을 마치고 SSG 랜더스와 계약한 김광현으로 4년 총액 151억원.

1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와 LG의 한국시리즈 5차전 경기, 경기장을 찾은 류현진 배지현 부부와 이만수 전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DB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설 연휴를 기점으로 류현진과의 교감은 더욱 급물살을 탔다. 그동안 "기다리고 있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던 한화는 "공감대를 이루고 긍정적인 이야기가 오갔다"고 밝혔다. 류현진이 토론토 물류창고에 보관 중이던 가족의 이삿집을 한국으로 보내기로 했다는 말까지 나왔다. 메이저리그 오퍼는 분명히 있었지만, 한화행이 조금씩 가까워졌던 순간이었다.

20일 신분 조회를 한 뒤 약 이틀 동안 공식 발표가 나오지 않았지만, 22일 결국 계약을 완벽하게 마무리지으면서 류현진 영입을 끝냈다.

류현진과 계약을 하면서 한화는 확실한 에이스를 얻었다. 지난해 NC 소속으로 20승-200탈삼진을 기록한 에릭 페디 이상의 기량을 보여줄 수 있다는 시선도 이어졌다. 페디는 올 시즌을 앞두고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년 총액 1500만 달러에 계약하며 '메이저리그 유턴'에 성공했다.

펠릭스 페냐와 리카르도 산체스로 외인 '원투펀치'를 구성한 가운데 지난해 8승(8패)을 거두며 급성장을 한 문동주가 확실한 선발 자원으로 있다. 류현진까지 가세한다면 한화의 1~4선발은 리그 최고라는 평가다.

한화는 2018년 이후 6년 만에 포스트시즌을 꿈꾸고 있다. 가장 큰 조각 하나가 일단 맞춰졌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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