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2억' 후배와 격돌 "직구만 던질게"…초구 커브→위닝샷 150km 삼진, 이마나가 첫 피칭은 어땠나?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1억 달러' 이상의 대형 계약을 뿌리치고 시카고 컵스 입단을 택한 이마나가 쇼타가 첫 라이브 피칭에 나섰다. 그리고 '후배'이지만 자신보다 일찍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스즈키 세이야와 맞붙었다.
일본 '스포니치 아넥스'는 22일(이하 한국시각) "시카고 컵스의 이마나가 쇼타가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에서 진행되고 있는 스프링캠프에서 메이저리그 첫 라이브 피칭에 등판했다"며 "갑작스럽게 스즈키와 맞대결이 펼쳐졌다"고 전했다.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 시절 한차례 '노히트 노런'을 달성하는 등 통산 160경기에 등판해 64승 50패 평균자책점 3.18의 성적을 남기는 등 일본프로야구의 '좌완 에이스'로 불린 이마나가는 이번 겨울 아시아에서 메이저리그로 활동 무대를 옮길 선수들 중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와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좌완 에이스라고 불린 것에 비해 통산 성적이 화려하진 않았지만,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눈길을 끌기에는 충분했다. 이마나가는 야마모토가 먼저 행선지를 결정하고, 자신이 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움직였다. 덕분에 야마모토가 다저스와 12년 3억 2500만 달러(약 4331억원)의 계약을 체결하자, 이마나가는 야마모토의 영입전에서 패배한 팀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마나가는 컵스를 비롯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뉴욕 메츠, 보스턴 레드삭스 등으로부터 관심을 받았고, 지난 1월 12일 컵스와 계약이 공식화됐다. 이마나가의 계약 규모는 4년 5300만 달러(약 706억원). 2025시즌 또는 2026시즌이 종료된 후 구단의 선택에 따라 계약 기간이 1년이 연장되는 옵션이 포함돼 있다. 컵스가 옵션을 발동할 경우 계약 규모는 5년 최대 8000만 달러(약 1066억원)까지 상승된다.
이마나가의 계약은 야마모토, 이정후와 달리 당초 미국 현지 언론이 예상했던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그럴만한 이유는 있었다. '뉴욕 포스트'의 존 헤이먼에 따르면 이마나가는 다른 구단들으로부터 1억 달러 이상의 계약을 제시받았다. 하지만 이마나가의 선택은 컵스. 그에게 돈은 크게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이마나가는 자신이 조금 더 레벨업 할 수 있는 구단인 컵스와 계약을 하는 것을 택했다.
컵스와 계약을 맺으며 빅리그에 입성하게 된 이마나가는 22일 첫 라이브피칭에 나섰는데, 이 과정에서 재밌는 에피소드가 발생했다. 이마나가가 스즈키와 맞대결을 갖게 된 것. 일본 '스포니치 아넥스'에 따르면 이마나가는 스즈키에게 "직구만 던질게"라고 약속했는데, 라이브피칭이 시작된 후에는 초구에 커브를 던지고, 중간에 슬라이더도 섞어 던졌다. 그 결과 풀카운트 승부 속에서 최고 구속인 93마일(약 150km) 빠른 볼을 뿌려 스즈키에게 삼진을 솎아냈다.
'스포니치 아넥스'에 의하면 이마나가는 "직구만으로는 스즈키를 잡을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거짓말을 해서 변화구를 던졌다"고 활짝 웃었다. 이날 이마나가는 6명의 타자를 상대하면서 총 25구를 뿌리는 동안 1피안타(1피홈런) 1탈삼진을 기록했다. 최고 구속은 93마일. 이마나가는 "불펜에서는 도저히 나올 수 없는 구속이다. 실전에서 10km 정도가 올라서 다행"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이마나가가 피홈런을 허용한 것은 지난해 23홈런을 터뜨린 패트릭 위즈덤. 이마나가는 "변화구가 제대로 꺾이지 않고 높게 형성되면 단타가 아닌 홈런이 된다. 피홈런이 많은 것을 비롯해 내 과제를 잘 알고 있다. 홈런을 오늘 맞아서 다행"이라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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