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戰, ‘대전차 미사일’ 3종3색 누가 셀까···‘재블린’ vs ‘엔로’ vs ‘코넷’[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서방 vs 러시아, 대전차 미사일 대결
“누가 성능이 뛰어난 지 판단 어려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육군의 주력 무기체계인 전차의 무덤으로 회자되고 있다. 예상과 달리 최첨단 전차와 장갑차들이 대전차 미사일에 손쉽게 파괴되면서 무용론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미 CNN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침공 개시 이래 러시아가 전장에 투입한 전차 절반 이상이 파괴나 나포 등으로 손실됐다는 분석이 보도됐다. 러시아는 약 3000대의 전차를 투입해 전쟁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1500대 이상의 전차를 잃은 셈이다.
네덜란드 군사정보 사이트 오릭스(Oryx)의 자료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러시아 전차 1000대가 파괴되고, 544대는 우크라이나군에 나포됐다. 79대는 손상됐으며, 65대는 버려진 것으로 파악됐다.
오릭스에 기고하는 군사 분석가 야쿠브 야놉스키는 “러시아는 약 3000대의 전차를 투입해 전쟁을 시작했는데 실제 손실은 2000대에 가까울 것으로 추산된다”며 “러시아가 사용 가능한 전차의 절반 이상을 잃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우크라이나는 전장에서 459대의 전차를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나포된 러시아군의 전차 수보다 적은 규모다. 게다가 우크라이나는 미국, 영국, 독일 등의 국가들로부터 러시아를 무력화할 기술적으로 우수한 서방의 주력 전차 파괴 무기 체계를 지원 받은 덕분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전쟁은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서방 간 러시아의 최첨단 대전차 미사일 대결을 벌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등이 러시아가 전차와 장갑차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것에 대비해 대전차 미사일을 다량 우크라이나에 보내자 러시아도 대전차 미사일 발사가 가능한 장갑차를 우크라이나에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방의 대전차 미사일 ‘재블린·엔로’ vs 러시아의 대전차 미사일 ‘코넷’이 대결하는 형국이다.
미국이 직접 제공하고 라트비아 등이 미국의 승인을 받아 공급하는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FGM-148)도 병사 휴대용 대전차 미사일이다. M47 드래곤 대전차 미사일을 대체해 1996년부터 배치됐다. 유효 사거리가 2.5km에 이르는 데다 '발사 후 망각(Fire & Forget)' 방식을 채택해 병사가 쏘고 이동할 수 있는 만큼 병사의 생존성을 높인다. 또 발사 후 급상승해 비행하다 표적을 향해 내리 꽂히듯이 날아가 전차 등의 취약한 상부를 공격해 파괴하는 만큼 파괴 정확성도 높다. 탠덤 대전차 고폭탄(HEAT) 탄두를 채용해 선행탄두가 반응장갑을 무력화하면 주탄두가 장갑을 뚫고 들어가 전차를 파괴한다.
미국이 제공한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은 발사관을 포함해 총중량은 22.3kg에 달해 무겁다. 미사일 길이는 1.08m로, 미사일 가격이 대당 8만~10만 달러 수준으로 고가품이다. 하지만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전에서 5000여 회 교전을 통해 실전 경험을 축적하며 성능을 인정 받은 대전차 미사일이다.
재블린은 3세대급 보병용 대전차 유도무기로 CCD 소자나 열영상 감지 탐색기, 수동 또는 능동형 밀리미터파 탐색기 등을 복합해 적용한 ‘발사 후 망각’(Fire and Forget)이 가능하다.
미사일 스스로 적외선 이미지를 이용해 표적을 추적하기 때문에 발사 직후 사수가 현장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그만큼 사수가 공격당할 가능성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2018년부터 미국산 재블린 미사일을 도입했다. 미국은 지난 2017년 12월 재블린 미사일의 우크라이나 판매를 승인했고 우크라이나는 2018년 발사대 37기와 미사일 210발을 인수했다. 2020년에도 발사관 10기와 미사일 150발을 추가로 들여왔다. 전쟁 이후에는 미국은 6000만 달러 규모의 군사지원방안에 수량 미상의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도 추가로 보냈다.
물론 우크라이나도 자체 대전차 미사일도 있다. 러시아의 ‘레이저 유도’ 미사일을 모방한 ‘코르사르’(Corsar), ‘바리에르’(Barier), ‘스키프(Skif)’ 등으로, 탠덤 대전차 고폭탄(HEAT) 탄두를 채용해 운용하고 있다.
디펜스블로그와 디펜스업데이트 등 군사 매체에 따르면, 영국은 우크라이나에 엔로(NLAW) 경량 대전차 미사일을 제공하고 미국과 라트비아 등은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공급했다. 이에 러이사는 코넷 대전차 미사일로 맞서고 있다. 휴대용 대전차 미사일과 장갑차 기반 대전차 미사일의 대결이다.
벤 월러스 영국 국방장관은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엔로 2000발을 공급했다면서 공급 수량은 계속 증가할 것임을 시사했다. 영국은 엔로 발사훈련을 위해 영국군 30명도 급파했다.
‘MBT-LAW’ 또는 ‘RB-57’로도 통하는 엔로 휴대용 대전차 미사일은 스웨덴 방산업체 사브가 개발했다. 이를 사브와 탈레스, BAE, 미국 레이시언의 부품을 사용해 영국 탈레스가 생산했다. 영국과 스웨덴이 채택한 기종은 핀란드와 룩셈부르크,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사우디아라비아에도 수출됐다.
구경 115mm, 길이 약 1m, 무게 12.4kg으로 작고 가볍다. 콜드론치 방식을 적용해 실내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전차와 장갑차 상부를 공격하는 탑어택 능력이 장점으로 꼽힌다.
사거리가 짧다는 게 단점이다. 최소 사거리는 20m, 유효사거리는 600m지만, 이동표적 사거리는 400m에 불과하다.조준장치를 개선한 최신형도 최대사거리가 800m 수준이다.
따라서 2~2.5km인 적 전차 사거리 안에서 목숨을 걸고 쏴야 한다는 맹점이 있다. 또 포수는 2.5배율 조준경으로 발사 전 3~5초간 조준해야 하는 탓에 적 전차에게 발견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미사일 속도는 최대 초속 200m(마하 0.7) 정도다. 게다가 대당 가격도 비싸다. 2008년 당시 미사일 한 발 가격이 2만 파운드(미화 3만7000달러) 수준이었다.
이에 맞서는 러시아군의 대비책은 ‘코넷-T’ 대전차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보병전투차량 ‘BMP-3’를 우크라이나 전장지역에 급파했다. 또 재블린의 전차 상부 공격을 막기 위해 ‘철망’인 슬랫아머를 전차 상부에 설치한 ‘T-72B3M’ 전차까지 투입했다.
BMP-3 장갑차는 이동시 코넷-T 미사일 발사대 2기를 장갑차 안에 탑재했다고 필요시 전차 상부로 올려 사용한다. 두 개의 미사일은 1초 미만 간격으로 발사가 가능하다. 첫 번째 미사일은 적 전차의 능동방어장치가 작동하도록 하고 그 틈을 타 두 번째 미사일이 적의 전차를 파괴하는 방식이다.
발사대는 자동장전장치가 장착돼 있다. 자동장전장치에는 총 12발이 들어간다. 4발이 장갑차 탄약실에 수납된다. 특히 동시에 2개의 표적과 교전할 수 있는 장점도 갖췄다.
코넷-T 대전차 미사일은 2012년 실전배치 됐다. 제약을 살펴보면, 구경 152mm, 길이 1.2m에 유효사거리는 주간 100~5500m, 야간 3500m로 전해졌다. 탄두중량 7~10kg, 미사일 총중량은 27kg에 이른다. 우크라이나 대전차 미사일이 복제한 것에 알 수 있듯이 탠덤탄두를 채택했다. 미사일은 파이어앤포겟과 레이저 유도방식을 사용하며 관통력은 1200mm로 상당한 파괴력을 가졌다.
코넷-T 대전차 미사일을 지원하는 보병전투차량 BMP-3은 길이 7.2m, 너비 3.22m, 높이 2.85m에 달한다. 무게는 18t이다. 최고속도는 시속 72km, 수상에서도 시속 10km로 주행이 가능하다. 항속거리는 600~650km에 이른다.
군사 전문가들은 “서방과 러시아의 대전차 미사일 중 어느 것이 성능이 더 우월하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면서 “분명한 건 러시아 침공에 우크라이나는 서방이 제공한 대전차 미사일로 불을 뿜고 러시아는 자체 대전차 미사일로 반격하면서 우크라이나전쟁이 대전차 미사일 대결로 치열한 교전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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