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간 "197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 리스크 여전하다"
지난 1월 인플레이션 지표가 예상을 웃돈 가운데 현재 상황이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골디락스가 아니라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에 가깝게 전개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골디락스는 경제가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상태로 인플레이션 리스크 없이 경제 성장이 지속되는 상황을 말한다. 반대로 스태그플레이션은 인플레이션이 고공행진을 계속하는 가운데 경제는 침체에 빠져 있는 상황을 뜻한다.
JP모간의 전략가인 마르코 콜라노빅이 이끄는 팀은 21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시장 거시 체제에 대한 질문으로 돌아가면 우리는 시장의 이야기가 골디락스에서 1970년대의 스태그플레이션 같은 상황으로 돌아갈 수 있는 리스크가 있다고 믿으며 이는 자산 배분에 시사하는 바가 상당히 크다"고 지적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인플레이션 하락세가 더뎠던 2022년에 시장을 지배했던 두려움이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빠른 속도로 하락하면서도 경제는 예상 이상으로 호조를 보였던 지난해에는 골디락스가 시장의 주제가 됐다.
JP모간에 따르면 1970년대의 가장 큰 특징은 높은 인플레이션이다. 당시 인플레이션 상승은 지정학적 이슈의 전개에 따라 세 차례에 걸쳐 발생했다.
1970년대의 지정학적 이슈는 베트남 전쟁과 중동전쟁으로 정부의 재정적자가 급증하는 원인이 됐다. 또 중동전쟁은 중동 산유국들이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국가에 대한 석유 수출을 금지하면서 유가 폭등을 초래했다.
이에 따라 1976년부터 1980년까지 S&P500지수는 거의 변동 없이 제자리걸음을 한 반면 채권과 신용 상품은 주식보다 훨씬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JP모간은 "1970년대와 지금은 유사점이 많다"며 "우리는 이미 인플레이션 상승의 1차 파동을 겪었으며 이제 질문은 정치와 지정학적 이슈가 통제된다면 2차 인플레이션 파동을 피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JP모간은 현재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된 지역이 동유럽과 중동, 남중국해로 1970년대와 일치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동유럽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진행 중이고 1970년대에는 러시아를 비롯한 동유럽 공산국가들과 서방 국가들의 냉전이 심각했다. 팔레스타인을 둘러싼 이스라엘과 아랍국가간 충돌은 1970년대나 지금이나 계속되고 있다. 또 현재 중국은 남중국해에 위치한 대만과 갈등을 빚고 있고 1970년대에는 남중국해에 위치한 베트남에서 막바지 전쟁이 진행되고 있었다.
지정학적 갈등과 관련해 투자자들은 이미 한 차례 에너지 위기를 겪으며 인플레이션 파동을 경험했다. 현재는 홍해에서 예멘 반군인 후티의 공격으로 선박 운항이 차질을 빚으며 공급망 혼란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을 목격하고 있다.
가장 큰 리스크는 미국과 중국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며 무역전쟁이 격화되는 것이다. JP모간은 이에 대해 세계 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며 2차 인플레이션 파동을 촉발시켜 대대적인 주식 매도세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JP모간은 현재의 이런 갈등 구조가 냉전 종식에 따라 경제가 수혜를 입었던 1980년대 말부터 2000년대까지의 상황과 반대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1980년대 말부터 2000년대까지는 세계 경제가 일종의 '평화 배당금'을 누렸다며 현재의 지정학적 리스크들은 일종의 '갈등 세금' 또는 '갈등 인플레이션'으로 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이런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인플레이션 상승 가능성은 자산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JP모간은 "1970년대와 같이 부정적인 순환 고리가 구축된다면 투자자들은 주식에서 채권으로 자산을 옮겨야 한다"며 "주식은 스태그플레이션 체제에서 성장하기 어려운 반면 채권은 정부와 기업들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려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하면서 수익률이 올라갈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1976년부터 1980년까지 주식은 보합권에 머무른 반면 채권은 연평균 7% 이상의 수익률을 보였다. JP모간은 이에 대해 회사채 등 채권의 수익률 상승이 장기 포트폴리오 성과에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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