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재 공백 메워야 하는 백승엽, “바닥에서 다시 시작”
동국대는 지난해 대학농구리그에서 6승 8패를 기록했다. 건국대, 경희대와 동률이었지만, 득실 편차에서 밀려 9위로 아쉽게 플레이오프에 오르지 못했다.
이호근 동국대 감독은 “지난해에는 슈터 부재였다”고 3점슛을 아쉬워했다. 동국대의 3점슛 성공률은 26%였다. 이를 해결해줄 선수는 3학년이 되는 백승엽(184cm, G)이다.
대학 입학 후 한 달 가량 이어진 동계훈련을 처음으로 소화한 백승엽은 “경주는 전지훈련을 하기에는 최적화된 장소다. 처음에는 정신이 나가기도 했는데 농구에 미쳐 지냈다”며 “1학년 때 다쳐서 한 달을 못 채웠다. 2학년 때는 10일만 했다. 올해는 한 달을 했는데 적응은 해도해도 안 된다(웃음)”고 했다.
4학년이 이대균 한 명이라고 하자 백승엽은 “이대균 형이 주장이고, 제가 부주장 역할을 한다. 4학년은 프로도 가야하고, 신경을 쓸 게 많다. 후배들을 통솔하는 건 제가 돕는다”며 “부담감도 있고, 연습경기나 동계훈련 기간 중 책임감도 생긴다. 후배들도 신경 써야 하고, 경기 때 제가 실수를 하면 더 미안해진다. 쓴소리를 할 때가 있어서 제가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 제가 못하면 미안하다. 그런 마음 덕분에 더 성장한다”고 했다.
백승엽은 “지난해 (대학리그 개막 전에) 어깨를 심하게 다쳤다. 사실 배웠다. 원래는 욕심을 부리지 않고 바로 재활에 들어갔어야 한다. 2학년이고 자리를 잡는 과정이어서 쉬면 밀리거나 경기를 못 뛸 거 같아서 재활을 아예 안 하고 리그에 들어갔더니 저에게도 독이고, 팀에게도 너무나 큰 독이어서 연패를 탔다”며 “그러면서 이야기가 많았다. 2년차 징크스라는 말도 있었다. 다쳤을 때 저를 믿어주는 사람이 없었다. 감독님께서 재활을 하라고 하셔서 그나마 만회했다. 작년에는 너무 아쉬웠다. 더 잘 할 수 있었는데 1학년 때 보여준 기대치를 바닥으로 떨어뜨렸다. 올해는 바닥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이다”고 했다.
올해는 뚝 떨어진 3점슛 성공률만 다시 끌어올려도 괜찮다.
백승엽은 “3점슛 성공률이 44%로 아는데 그 정도만 나와도 여한이 없다. 작년에 3점슛이 안 들어가서 3점슛이 안 들어갈 때 대처법을 배웠다”며 “농구가 안 될 때 멘탈을 잡고, 어떻게 일어나야 하는지 2학년 때 많이 느꼈다”고 했다.
3점슛이 안 들어갈 때를 대처하려면 다른 무기가 있어야 한다.
백승엽은 “다치지만 않으면 3점슛은 잘 들어갈 거 같다. 스피드가 좋아서 돌파에 이은 어시스트와 강약을 조절하며 여유있게 플레이를 중점적으로 한다”며 “3점슛은 1옵션으로 가져가는 것보다 언제든지 던질 수 있다는 느낌이고, 선수들의 기회를 만들어주거나 돌파해서 득점하는 플레이를 많이 한다”고 했다.
동국대의 올해 숙제 중 하나는 박승재의 졸업 공백을 메우는 것이다.
백승엽은 “박승재 형이 팀에 어마어마한 존재였다. 메워줄 후배들도 있지만, 제가 메워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제가 메울 수 있다고 생각하고, 제가 승재 형의 자리를 메우려고 저 혼자 노력 중이다(웃음). 한재혁이나 박귀환, 윤준식 등이 도와주고 있는데 후배들에게 부담을 안 주고 저 혼자 메우려고 한다”고 했다.
백승엽은 포인트가드보다 슈팅가드에 더 어울린다.
백승엽은 “1.5번으로 가려고 한다. 승재 형이 있어서 2번(슈팅가드)으로 뛴 것도 있었다”고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백승엽은 “1학년들이 처음에는 체력이 올라오지 않았는데 지금은 올라와서 다 괜찮다”며 “윤준식은 느린 것만 보완하면 좋은 선수가 될 거다. 유정원을 보는 느낌이 크다. 박귀환은 1학년 때 저와 비슷한 느낌이다. 돌파가 좋아서 그런 부분을 기대한다. 장찬은 체력이 약한데 감독님께서 특훈을 시킨다(웃음). 왼손을 쓰는 거나 훅슛은 우리 팀에서 1등이다. 체력만 보완하면 찬이는 큰 도움이 될 거다. 임정빈은 아직 부족하지만, 밥 먹고 바로 나와서 열심히 훈련한다. 신입생 모두 마음에 든다”고 부상 중이던 권민과 박대현을 제외한 신입생들의 장기를 설명했다.
지난해 동국대가 플레이오프에 탈락한 이유를 꼽는다면 높이를 살리지 못한 것이다. 물론 우성희의 부상 결장 영향도 컸다.
백승엽은 “2m 선수가 6명이다. 감독님께서 이 높이를 어떻게 살릴지 노력을 많이 하신다. 우성희에 대한 기대가 크다. 성희만 부상 당하지 않으면 하이로우 게임이 잘 될 거다. 작년에 김명진이 1학년이었는데 경험이 부족했다”며 “작년에 제가 느낀 우리 팀은 미생 같았다. 아직 어려서 미성숙했다. 성재 형 혼자 고생했는데 올해는 선수들이 경기를 뛰며 경험을 쌓았다. 작년보다는 우리 가드들이 잘 살려줄 수 있을 거다”고 했다.
고려대와 연세대를 꺾어야 1등이 가능하다고 하자 백승엽은 “그건 모른다. 상명대도 고려대를 잡았다”며 웃은 뒤 “농구는 모르는 거다. 이렇게 말하면 사람들이 비웃을 수 있겠지만, 접고 들어가는 것보다는 도전자의 마음으로 들어가는 게 좋아서 다 잡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하겠다”고 다시 한 번 더 자신감을 내보였다.
#사진_ 점프볼 DB(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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