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사과 하나에 만 원? 고물가 시대를 살아가는 법

안혜민 기자 입력 2024. 2. 22.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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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부뉴스] 데이터로 보는 물가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번 주 내내 전국에 걸쳐서 눈과 비가 내린다고 합니다. 궂은 날씨 영향으로 체감온도가 뚝 떨어진 만큼 몸조리 잘하길 바랄게요. 이럴 때엔 비타민이 가득한 과일이나 채소 챙겨 먹어야 하는데, 혹시 독자 여러분 중에 최근에 과일 장 본 경험 있는 분 있나요? 아니 가격이 너무 많이 올랐더라고요. 마침 지난 레터 피드백으로 한 구독자가 이런 의견을 보내주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 물가는 왜 이렇게 비싸지는 거야? 물론 전 세계 물가가 오르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너무 가파른 것 같아. 왜 그러는 건지 궁금해. 마부가 알려줄 수 있을까?

설 연휴에도 사실 장바구니 물가가 심상치 않았는데, 설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물가가 내려가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마부뉴스에선 오랜만에 경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우리나라 물가 상황은 어떤지, 왜 비싼지 데이터를 통해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그래서 오늘 마부뉴스가 독자 여러분에게 던지는 질문은 바로 이겁니다.

사과 하나에 만 원이라고?

1. 사과 값 얼마나 올랐을까?


지난해부터 "사과 값이 금 값"이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어요. 독자 여러분도 봤을지 모르지만, 사과 한 알이 만 원에 판매되고 있는 짤이 회자될 정도로 값이 올랐죠. 일단 데이터로 사과 값이 도대체 얼마나 올랐는지 살펴보도록 할게요. 마부뉴스가 가져온 데이터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서 운영하고 있는 식품산업통계정보(FIS) 자료입니다. 이 자료를 보면 도매시장의 사과(후지, 10㎏) 평균 가격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어떻게 변했는지 확인할 수 있어요.

2024년 2월 19일의 사과 평균 가격은 무려 8만 6,920원. 평년의 사과 값이 4만 2,561원이니 평년 대비 104.2% 올랐습니다. 2023년 3월 27일에 평년 가격과 크로스를 한 이래로 계속 사과 값은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죠. 평년 대비 가장 가격이 많이 벌어진 때는 작년 11월 30일이었습니다. 당시 사과 가격은 8만 900원으로 평년(3만 9,334원) 대비 105.7% 더 비쌌어요. 한동안 격차가 2배까지는 넘지 않았던 사과 값이 2월 말에 들어서 다시금 2배 이상 벌어진 겁니다.

사과뿐 아니라 다른 과일, 야채 품목들도 평년 대비 가격이 크게 올랐습니다. 배 역시 19일 기준 평균가가 7만 8,840원으로 평년(5만 124원) 대비 3만 원 더 비싼 상황입니다. 9,606원을 기록하고 있는 쪽파 가격도 평년 5,305원 대비 거의 2배 차이 나고 있어요. 이렇게 과일 값이 치솟은 건 지난해 이상 기온으로 인해 공급량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사과 같은 과일은 병충해가 전파될 우려가 있어서 수입도 쉽지 않아서, 여름 과일이 나오기 전까지 한동안 가격 강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2. 현재 우리나라 물가 현재 상황은?

사과 값도 오르고 파 값도 오르고… 피부로 느껴지는 체감 물가가 심상치 않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나라 물가의 전체적인 상황은 어떨까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보면 물가 상황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통계청에서는 달마다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발표하고 있는데, 우리가 소비하는 상품과 서비스 중 458개를 골라 그 가격을 조사해서 지수를 산출하고 있죠. 2020년의 물가를 100으로 두고 현재의 가격 수준이 얼마나 되는지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2024년 1월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13.15. 그런데 그래프의 모습이 조금 다르죠? 변수의 단위가 %이기도 하고, 표시된 수치도 더 작아요. 사실 소비자물가지수는 지수 그 자체만으로는 의미가 많지 않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특정 시점과 비교해서 지수를 해석해야 더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거든요. 위 그래프는 작년의 같은 달의 소비자물가지수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를 나타낸 겁니다. 작년 1월의 소비자물가지수가 110.07이었으니 이때와 비교해서 물가가 2.8% 늘었다고 할 수 있는 거지. 이 수치를 전년동월비라고 말해. 일반적으로 소비자물가지수의 등락률, 물가상승률이라고 하면 이 전년동월비를 의미합니다.

전년동월비 2.8%라는 수치에는 통계청이 조사한 458개의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이 작년 1월과 비교해서 얼마나 오르고 낮아졌는지가 다 담겨 있습니다. 그렇다면 독자 여러분이 생각하기에 그중에서 가장 증가폭이 큰 품목은 뭐였을 것 같나요? 맞습니다. 우리가 피부로 느꼈던 농산품들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파, 사과, 토마토, 복숭아, 배 등… 과일과 채소들 가격이 가장 많이 올랐어요. 아래 히트맵엔 작년 1월 대비 가장 가격이 많이 오른 10개 품목의 가격 변화를 나타내봤습니다. 빨간색이 진하면 가격 상승, 파란색이 진하면 가격 하락을 의미합니다.


가장 전년동월비가 큰 항목은 파입니다. 파는 작년 1월과 비교해서 무려 60.8%나 오른 상황이죠. 60% 이상을 기록한 항목은 파가 유일해요. 사과(56.8%)는 작년 말에 가장 큰 가격 상승을 보였고, 그 여파가 여전히 이어지면서 50%가 넘는 전년동월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토마토도 작년 초부터 가격이 오르더니 1월 전년동월비 51.9%를 기록 중입니다. 배추는 2023년 김장철을 앞두고 가격이 크게 오른 게 보이는데, 당시 이상기후 영향으로 고랭지 배추의 수확량이 크게 줄은 영향으로 볼 수 있어요. 배추의 2024년 1월 전년동월비는 22.7%고요.

3. 농산물 가격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소비자물가지수 그래프를 보면 알겠지만, 일단 그 수치가 2.8%에다가 지난해 10월 3.8%를 기록한 이후 3개월째 둔화 흐름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체감하는 물가는 그렇지 않죠. 농산물, 외식 같이 먹거리 관련 물가는 여전히 높다고 피부로 느끼고 있거든요. 도대체 이런 차이는 왜 나타나는 걸까요?

사실 우리들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체감물가와 소비자물가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각자의 생활양식도 다르고, 소비하는 물품과 서비스가 다 다를 테니까요. 독자 여러분이 만약 1인 가구라면 여러 명이 함께 사는 가구보다 과일 소비가 적을 수 있고, 대신 배달 서비스 부문 지출이 클 수 있을 겁니다. 자녀가 있는 가구라면, 다른 가구와 비교해 교육 부문에 지출하는 비용이 클 수 있죠. 그래서 통계청에선 각각의 품목에 대해 서로 다른 가중치를 두어 계산을 하고 있습니다. 한 번 아래 그래프를 봐 볼까요?


위에서 본 히트맵과 똑같이 생긴 친구인데, 품목별로 가중치를 적용해 봤습니다. 가중치를 적용했더니 전년동월비 상위 10개 품목의 리스트가 싹 바뀌었죠? 현재 상위 10개 리스트에서도 살아남은 건 사과와 귤, 토마토뿐입니다. 대신 그 자리를 보험서비스 비용이라던지 주택관리비, 대중교통 요금, 가스비가 차지하고 있어요. 가중치가 적용된 전년동월비가 가장 높은 건 보험서비스료(0.16%)입니다. 뒤이어 사과(0.13%), 공동주택관리비(0.12%) 순이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가 느끼는 물가와 지표는 차이가 있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안혜민 기자 hyemina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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