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소음·노상방뇨 못참겠다… 관광세 걷는 발리·베네치아[Global Focus]

박상훈 기자 2024. 2. 22.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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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베네치아 등 유명 여행지들이 코로나19 이후 수용 가능한 범위를 넘어설 정도로 관광객이 몰려드는 '오버투어리즘'에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다.

이탈리아 북부의 관광 도시인 베네치아는 코로나19 이후 급증하는 관광객으로 인해 늘어나는 쓰레기, 야간 소음, 노상방뇨 등의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가 최근 관광세 징수 웹사이트를 개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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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lobal Focus
세계명소, 오버투어리즘에 빗장
일각선 “대책 너무 늦었다” 지적

이탈리아 베네치아 등 유명 여행지들이 코로나19 이후 수용 가능한 범위를 넘어설 정도로 관광객이 몰려드는 ‘오버투어리즘’에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다. 관광객 수를 제한하기 위한 관광세 등이 도입되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오버투어리즘을 막기에 대책이 너무 늦고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동남아 휴양지이자 ‘신들의 섬’이라고 불리는 발리는 지난 14일부터 외국인 관광객에게 1인당 15만 루피아(약 1만3000원)의 관광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과거 발리는 몰려드는 관광객으로 인해 매일 3800t가량의 쓰레기가 배출되는 등 환경오염과 문화재 훼손 문제를 겪은 바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급감했던 발리 관광객은 최근 다시 급증하기 시작했으며, 공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480만 명에 달하는 관광객이 발리를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관광객 증가에 다시 환경오염 문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발리 당국은 이번에 걷는 관광세를 섬의 풍광과 편의시설을 보호 확충하는 데 쓸 방침이다.

기후변화에 따른 산불과 관광객 급증으로 인한 자연 훼손 등에 시달리는 하와이는 해외에서 들어오는 관광객 1명당 25달러(약 3만4000원)의 관광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하와이주는 관광세에 따른 수입(연간 6800만 달러)을 소방서 설립과 방화벽 설치 등 재난 예방에 쓴다는 계획이다.

이탈리아 북부의 관광 도시인 베네치아는 코로나19 이후 급증하는 관광객으로 인해 늘어나는 쓰레기, 야간 소음, 노상방뇨 등의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가 최근 관광세 징수 웹사이트를 개설했다. 올해 4월 25일부터 지정된 기간 중 베네치아를 당일치기로 둘러볼 여행객들은 미리 해당 사이트에 접속해 관광세 5유로(약 7000원)를 내고 등록해야 한다. 관광세를 내지 않고 돌아다니다 적발된 여행객에게는 과태료 50∼300유로와 관광세 10유로가 각각 부과된다. 베네치아에서 이틀 이상 머물며 숙박을 하는 관광객의 경우 숙박 요금에 이미 관광세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5유로를 따로 내지 않아도 된다.

이러한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환경 운동가들은 관광세 도입이 너무 늦을 뿐 아니라 가격 역시 도시와 환경을 보호할 만큼 충분히 비싸지 않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특히 이들은 5유로에 불과한 베네치아 관광세가 산 마르코 광장에서 구입하는 카푸치노 한 잔의 가격보다도 싸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들은 관광세 도입이 지난해 베네치아를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에 등재하도록 권고한 유네스코와 관광객에게 의존하는 베네치아 관광 업계를 달래기 위한 정치적인 퍼포먼스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박상훈 기자 andrew@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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