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방에서 쿵 하는 소리가…" 中과 결승 격돌 바랐는데, 4강 대결 가능성…"아직 배가 고픕니다"
[마이데일리 = 부산 김건호 기자] "옆방에서 쿵 하는 소리가…"
한국 남자 탁구 대표팀(5위)은 21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16강 인도(15위)와의 맞대결에서 매치 스코어 3-0(3-0, 3-1, 3-0)으로 승리했다. 8강 진출에 성공한 한국은 2024 파리올림픽 탁구 단체전 출전권을 획득했다.
한국과 인도는 조별리그 3조에서 만난 사이다. 당시 인도에 3-0 완승을 거뒀다. 한국은 16강 직행, 인도는 24강에서 카자흐스탄과의 혈투 끝에 3-2로 승리하며 16강에서 다시 만나게 됐다.
하지만 이번에도 결과는 같았다. 첫 경기에 출전한 장우진(14위)이 하르밋 데사이(67위)를 다시 만나 3-0(12-10, 13-11, 11-7)으로 웃었다. 이어 임종훈(18위)이 샤라트 카말 아찬타(94위)를 3-1(11-9, 11-5, 8-11, 11-4)로 잡았고 이상수(27위)가 사티얀 그나나세카란(102위)을 3-0(11-5, 11-8, 11-2)으로 제압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을 만난 주세혁 감독은 "인도와 조별리그 끝나고 심리적으로 굉장히 위축됐었다. 오늘 1번으로 나간 장우진도 굉장히 어려운 경기를 했는데, 그것을 잘 풀어줬다. 이후 쉽게 잘 풀린 것 같다"며 "전반적으로 선수들 컨디션은 굉장히 좋은 것 같다"고 전했다.
1, 2세트를 듀스 승부 끝에 승리한 장우진은 "심리적으로 조금 더 부담이 됐던 것 같다. 그렇지만 팀원들과 팬분들을 믿고 경기에 임했던 것 같다"며 "기술적인 것은 크게 다를 건 없었다. 심리적인 부분 컨트롤을 많이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임종훈은 인도와의 조별예선 경기를 앞둔 전날 밤 악몽을 꿀 정도로 부담감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은 달랐다. 그는 "오늘(21일) 점심때까지 상대 선수가 정해지지 않아서 최대한 신경을 안 썼다. 잠도 잘 잤다"며 "예상한 대로 아찬타를 만났다. 왼손잡이와의 경기를 잘하는 선수라서 어려울 것 같았는데, 이번 경기 준비하면서 감독님과 단점 보완을 많이 했다. 그래서 승리한 것 같다. 기분이 좋다"고 밝혔다.
강력한 공격으로 빠르게 경기를 끝낸 이상수는 "앞에서 2경기를 잡아줬다 보니 저도 덩달아서 힘이 났던 것 같다"며 "예선보다는 집중이 잘 됐다. 어떻게 보면 저도 신기할 정도로 시원시원한 경기력이 나온 것 같다. 이 경기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한국은 8강에서 슬로베니아를 꺾고 올라온 덴마크를 상대한다. 23일 오전 10시 경기다. 만약, 덴마크를 잡는다면, 중국과 일본 맞대결 승자와 4강에서 붙는다. 중국과 만날 확률이 높다.
이상수는 "선수들 모두 준비 잘하고 있다. 감독님과 코치님들도 좋은 이야기 많이 해주신다. 준비도 철저하게 하고 있다. 지금 하던 대로 하다 보면 충분히 좋은 성과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결국 승리하러 온 것이다. 8강 경기도 승리하고 4강 경기도 승리할 수 있도록 준비 잘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장우진은 "우리가 올림픽 티켓을 땄지만, 목표했던 첫 번째 목표는 4강 진출이다. 안도하는 것은 절대 없다. 저희는 아직 배고프다. 소화를 못 시킬 정도로 많이 승리하고 싶다"고 밝혔다.
임종훈은 "이번 대회를 평소보다 조금 더 간절하게 준비했다. (장)우진이 형 말대로 배가 고프다. 그만큼 더 잘하고 싶다. 부산에서 열린 만큼 8강도 그렇고 4강에서도 상대가 누가 됐든 좋은 경기 보여드리며 재밌게 경기하고 싶다"고 했다.
장우진은 대회 전 중국과 결승에서 만나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낸 적이 있다. 하지만 추첨 결과 4강에서 만나게 된다. 그는 "사실 어제(20일) 추첨을 생방송으로 보면서 좀 아쉬웠다"고 말하자 임종훈이 "제가 옆방인데, 벽치는 소리가 들리더라. 주먹이 괜찮은가 싶었다. 저는 소리를 질렀는데, 우진이 형도 '소리 지른 거 너지?'라고 말했다"고 농담을 건넸다.
계속해서 임종훈은 "우진이 형에게 '큰 소리 나지 않았느냐? 형이 주먹으로 때린 줄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니까 우진이 형이 '난 네가 때린 줄 알고 있었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맏형 이상수는 "저는 말을 아끼겠다"고 웃으며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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