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재밌게 했다" 3주 만에 달라진 KIA 분위기, '초보 감독' 이범호는 어떻게 바꿔놓았나
호주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돌아온 최고참 최형우(41·KIA 타이거즈)가 출국 때와 달라진 팀 분위기를 전했다.
KIA는 호주 캔버라 나라분다 볼파크에서 진행된 1차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2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했다. 원정 때 묵는 숙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선수단은 22일 오전 일본 오키나와로 바로 출국해 3월 6일까지 2차 스프링캠프를 치른다.
공항에 들어선 선수단의 얼굴에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장거리 비행이었는데다 비행기가 1시간 가량 연착되는 바람에 피곤함이 더했다. 하지만 기다린 팬을 위해 정성껏 사인을 해주는 등 밝은 분위기로 공항을 나섰다. 지난달 30일 호주로 출국 때와 사뭇 달랐다. 당시 KIA 선수단은 최대한 말을 아끼며 가라앉은 분위기에서 출국길에 올랐다. 김종국 전 감독이 검찰로부터 배임수재 혐의로 조사를 받고 출국 하루 전인 29일 경질당한 탓이었다. 올 시즌 주장을 맡은 나성범으로부터 가라앉은 KIA 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나성범은 출국 전 인터뷰에서 "다들 웃고 좋은 분위기 속에서 시작하면 더 좋았을 것이다. 그렇다고 선수들이 너무 고개를 숙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선수들에게도 너무 동요되지 말고 준비하던 대로 하자고 했다"고 말했었다.
KIA 구단도 이러한 팀 분위기를 읽고 급격한 변화보단 현재 선수단을 잘 이해하고 안정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심재학(52) KIA 단장은 새 감독 후보의 기준을 두고 "지금 상황에서 빠르게 우리 팀을 재정비하고 성적을 낼 수 있는 감독이 필요하다"며 "최대한 우리 팀에 빠르게 녹아들면서 선수들이 자신의 능력을 펼칠 수 있게 하는 감독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그 결과 선임된 것이 이범호 1군 타격코치였다. 호주 스프링캠프에 있던 그와 10일 화상 면접을 봤고 13일 "이범호 타격코치를 제 11대 감독에 선임했다. 계약 기간은 2년이며, 계약금 3억 원, 연봉 3억 원 등 총 9억 원에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KIA는 이범호 감독 선임 배경에 "팀 내 퓨처스 감독 및 1군 타격코치를 경험하는 등 팀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가 높다"면서 "선수단을 아우를 수 있는 리더십과 탁월한 소통 능력으로 지금의 팀 분위기를 빠르게 추스를 수 있는 최적임자로 판단해 선임하게 됐다"고 전했다.
일단 분위기를 추스르는 데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스프링캠프 출국 후 약 3주가 지난 뒤 선수들의 표정과 인터뷰를 통해 느낄 수 있었다.
귀국 후 취재진과 만난 최형우는 "감독님이 되시기 전에 워낙 형, 동생처럼 친하게 지낸 분이어서 아직 호칭 정리가 쉽지 않다"고 웃으면서 "정말 재미있게 야구를 했다. 일단 너무 좋은 감독님이 오셨다. 이건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선수들이 너무 편하게 운동했다. 아마 시즌에 들어가도 이 분위기는 변하지 않을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올 시즌 분위기는 최고조로 재미있게 야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감독으로서는 초보인 이범호 감독이 어떻게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는지는 면접 당시 그의 대답으로부터 짐작할 수 있었다. 이 감독은 예전부터 꾸준히 차기 KIA 감독 후보로 언급된 인사다. 하지만 아직은 젊은 나이 그리고 적은 지도자 경력 탓에 쉽사리 차기 감독으로 짐작하기 어려웠다. 이 점을 KIA도 인지하고 있었다. 심 단장은 내부 인사 중에서도 이 감독이 최종 후보에 오른 이유로 "선수 때 보여준 리더십과 선수들과 보여준 케미스트리를 봤다. 지금 구성된 선수단과 케미스트리 부분에서 이 감독이 후보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또 지금이 어떤 위기인지 잘 파악하고 있었고 더 잘 헤쳐 나갈 수 있으리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감독과 인터뷰에서 인상적인 부분이 있었다. 선수들이 스스로 나를 찾아오게끔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했다. 면담을 많이 하면서 더그아웃 분위기를 즐겁게 만들고 싶다고 했다. 예를 들어 선수들이 타석이나 마운드에서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전혀 눈치를 주지 않고 선수들이 야구를 즐기고 놀이터처럼 뛰어놀 수 있게끔 하고 싶다는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말을 그대로 실천한 이 감독이다. 최형우는 "(외부 시선에) 신경 쓰지 말고 경기장에서 즐기자, 놀자고 하신 말씀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내가 감독이 됐다고 해서 바뀌는 건 하나도 없으니 편하게 놀자'고 말하셨다"고 떠올렸다. 김도영 역시 "감독님이 도중에 바뀌는 경우는 처음 겪는 일이었다. 솔직히 감독님이 되시면서 이제는 내가 다가가기 어려울 절 알았는데 감독님께서 스스럼 없이 먼저 말을 걸어주시고 다가와 주셨다. 타격코치셨을 때 궁금한 걸 많이 못 묻지 못해 아쉬웠는데 편하게 대해주셔서 앞으로는 많이 물어볼 것 같다"고 웃었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는 유독 이 감독을 많이 돕겠다는 선수들의 인터뷰가 많이 나왔다. 이에 이 감독은 "지금 그 마음들이 안 변했으면 좋겠다"고 웃으면서 "난 타격 코치할 때붵 외국인 선수, 젊은 선수, 고참 선수들 할 것 없이 장난칠 건 치면서 스스럼 없이 다가오고 다가갔다. 감독이 돼서도 변한 건 없다. 앞으로도 팀이 연패에 빠지고 분위기가 안 좋다고 해서 다운시킬 생각이 없다. 우리 선수들 자체가 가만히 놔두면 알아서 운동하는 성격을 가진 선수들이 굉장히 많다. '(훈련) 하지 마'라고 하면 더 할 것이다. 그런 부분을 내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선수들의 성격을 잘 파악해 시즌 준비를 잘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인천국제공항=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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